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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의 은근슬쩍 하렘화 프로젝트 `이스`를 파헤쳐보자

얼마 전 2009년 9월 발매 예정인 것이 밝혀진 ‘이스 SEVEN’. 수많은 이스 팬들은 이스 차기작에 대한 기대와 갈망이 이제서야 해소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이스 SEVEN’에서 ‘아돌의 3대 모험’ 중에 마지막 남은 ‘알타고의 오대룡’이 다뤄질지 하는 여부다. 이스 팬들의 열렬한 반응에 아직 이스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대체 이스가 뭐길래 이러는가?’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게임메카는 ‘이스’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이스 SEVEN’에서 이루어질 아돌의 행보에 대해 추측해봤다.

▲ 이 게임의 주인공이자 남자와 악의 적 '아돌 크리스틴'

‘이스’란 무엇인가?

‘이스’는 1987년 발매되서 수많은 게임 기종으로 발매된 ‘팔콤’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빨간머리 아돌’이 주인공인 이 게임은 강렬한 액션, 재밌는 스토리, 감미로운 음악으로 수많은 팬을 양성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의 최대 매력 포인트는 다름아닌 주인공 ‘아돌 크리스틴’이다. 수많은 모험을 경험하면서 100여권의 ‘모험일지’를 남긴 베테랑 모험가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후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자.

▲ 그의 옆에는 언제나 아리따운 여성이 꼭 한 명씩 붙는다.

이스의 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비슷하다. 주무대인 유럽 대륙과 비슷한 ‘에우로파’ 대륙. 에우로파 대륙의 지배자인 ‘로문’제국은 유럽을 호령했던 ‘로마’와 이름이 비슷하다. 이처럼 이스의 세계는 과거 서양 세계관에 이름만 살짝 바꾼 세계라고 할 수 있다.

▲ 지도를 보면 현재 또는 과거 불렀던 지명을 살짝 바꾼 이름들이다.

이스의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유익인(有翼人, 날개가 있는 사람)’이다. 유익인은 ‘아틀라스’ 대륙에서 ‘엘딘’왕국을 건국하고 ‘에메라스’라고 하는 신비로운 물질을 정제하여 사용하였다. 유익인은 ‘백 에메라스’를 이용하여 완전한 육체를 만들었고, 이 육체로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 유익인은 화려한 문화를 꽃피우며 번성했으나, 해수면 상승과 이를 막기 위해 만들었던 기상제어장치의 폭주로 인해 아틀라스 대륙이 잠기면서 대부분의 유익인은 소멸해버렸다. 몇몇 남은 유익인들이 대륙에 도착하여 새로운 문명을 꽃피웠는데 몇 백년이 지나면서 이러한 문명마저 사라져버렸다. 유익인 문명은 현대의 ‘아틀란티스’ 문명과 닮은 점이 많다. 아돌의 모험은 이렇게 번성했던 유익인의 유산과 연관된 모험이 대부분이다.

▲ 이스 1, 2편에 나오는 여신 피나와 레아도 유익인이다.

‘아돌 크리스틴’. 그는 왜 그럴까?

‘아돌 크리스틴’하면 이스 팬들은 그의 대표적인 닉네임인 ‘빨간머리 아돌’보다 다른 닉네임을 말할 것이다. 카사노바, 바람둥이, ‘여자를 노리는 매의 눈’ 등. 각 시리즈마다 1명 이상의 여자 캐릭터들과 가까워지기 때문에 팬들은 그를 주저없이 남자의 적으로 취급한다. 그의 여성 편력은 나이와 종족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이종족과 ‘여신’까지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었던 아돌은 ‘페로몬의 마술사’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여신도 그에게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 이종족 자매도 마찬가지.

무엇보다 대사 하나 없이 여자들을 꼬시기 때문에 더 대단하다(대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돌의 대사는 대부분 설명으로 나와서 ‘벙어리 아돌’이라고까지 불린다). 그리고 모험이 끝나면 가차없이 히로인을 버려두고 (다음 사냥감을 노리기 위해) 떠나버린다. 진정한 카사노바는 이런 것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돌의 진정한 사랑은 1, 2편의 히로인 ‘피나’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하지만, 일반 팬이 보기에는 ‘007 제임스 본드’같은 녀석일 뿐이다.

▲ 이 분이랑 별 차이 없다.

아돌의 최대 미스터리는 바로 아돌의 ‘레벨’과 ‘장비’다. 전편에서 올렸던 레벨은 왜 다시 ‘1’로 돌아가 있는 것일까? 미소녀게임계의 ‘아돌’이라고 불리는 ‘란스’의 경우 지속적으로 훈련하지 않고 놀기만 하면 레벨이 낮아진다는 설정이 있기 때문에 설명할 수 있지만 아돌은 그런 설정도 없다. 새로운 시리즈만 들어가면 아무 이유 없이 레벨 1이 되어있다. 그리고 전편에서 얻은 최강의 장비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 죽어라고 이렇게 모아도 다음 편 가면 싹 사라져있다.

일각에서는 아돌이 모험자금을 벌기 위해서 장비를 다 팔았다는데, 대부분 이스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시리즈 마지막쯤 가면 돈이 남아돈다. 그렇기 때문에 아돌이 도박으로 다 날렸다는 설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도박으로 날려서 빚 독촉에 시달리다 못한 아돌이 히로인을 버려두고 도망가는 것이다. 다른 설로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자신의 연인들에게 돈을 붙이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있다. 이에 대한 판단은 독자 여러분에게 맡기겠다.

▲ 도박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 아돌 주위에 여자들을 보라.

피나, 리리아, 에레나, 니나, 테라, 오르하, 이샤. 이스4 빼고 모든 히로인이 음식주려고 난리다.

‘엄마친구아들’ 아돌 크리스틴

‘에우로파’ 대륙 북동쪽에 이름없는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모험가였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모험의 꿈을 키우다가 16세에 고향을 떠났다. 자기를 지킬 정도의 검 실력을 갖고 있었다는 아돌은 모험을 떠난지 1년 반이 지난 17세 때 ‘폭풍의 결계’로 인해 들어갈 수 없었던 ‘에스테리아’에 단신으로 도착해서 음모를 꾀하던 ‘다르크 팩트’를 격파했고, 700년간 상공에 떠 있던 고대왕국 ‘이스’에 도착하여 마(魔)의 원인 ‘흑진주(흑 에메라스)’를 봉인했다(이스 1, 2편, 모험일지 ‘사라진 고대 왕국’).

▲ 뛰어난 마도사 '다르크 팩트'. 그러나 먼치킨 아돌 앞에서는 고양이 앞에 생쥐였다.

▲ 참고로 이 때가 제대로 체험한 첫번째 모험이다.

그리고 18세 때에는 ‘셀세타’에서 마지막 유익인 ‘엘딜’을 격파하고 유익인의 산물 ‘태양의 가면(금 에메라스)’을 파괴하여 셀세타 왕조의 고대도시 부활을 저지했으며(이스 4편, 모험일지 ‘셀세타의 수해’), 19세 때는 친구 ‘도기’의 고향 ‘페르가나’에서 부활한 마왕 ‘갈바란’을 격파했다(이스 3편, 모험일지 ‘페르가나 모험기’).

▲ 어둠의 일족 3인조도 아돌의 앞을 막지 못했다.

▲ 페르가나에서도 또 한 명의 여인을 낚은 아돌.

20세에는 ‘아프로카’ 대륙으로 건너가서 ‘산드리아’의 사막화를 일으킨 원흉 ‘쟈빌’을 격파하고 현자의 돌을 파괴하여 모래의 도시 ‘케핀’을 소멸시켰으며(이스 5편, 모험일지 ‘모래의 도시 케핀’), 23세에 아틀라스 해를 건너 ‘카난 제도’에 도착한 아돌은 유익인의 유산이자 기상제어장치 ‘나피쉬팀의 상자’를 파괴하여 세계를 구했다(이스 6편, 모험일지 ‘날개의 민족을 찾아서’). 현재까지 밝혀진 아돌의 업적은 여기까지다.

▲ 연금술에 박학다식했던 쟈빌도 아돌에게는 상대가 안됐다. 역사상 가장 쉬웠다는 이스 5편.

아돌의 업적도 놀랍지만 그의 투지와 끈기는 더욱 놀랍다. ‘사라진 고대왕국’ 모험일지에서 17세의 아돌은 ‘다므의 탑’을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전투를 치뤘으며, 25층까지 올라가서 ‘다르크 팩트’를 격파했고, 3일 동안 ‘살몬 신전’에서 밤낮으로 전투를 펼쳤다. 또한 강력하고 다양한 공격을 자랑하는 수많은 적들과 상대하면서 죽지 않고 대부분 단번에 격파했다. 그의 엄청난 체력과 전투 능력은 놀랍기 그지없다. 수많은 전투를 통해서 일취월장한 그의 대응 능력을 볼 수 있다. 물론 게임 처음 레벨은 언제나 ‘1’로 시작하지만 말이다.

▲ 언제나 처음은 레벨 '1'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아돌은 63세로 사망할 때까지 모험을 계속 했으며, 그의 ‘모험일지’는 100여권이라는 것이다. 모험 하나가 모험일지 몇 권에 쓰여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제작사 ‘팔콤’이 망하는 날까지 이스 시리즈는 계속 되리라 본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아돌에게 빠지는 여성들의 숫자도 늘어날 것이다.

▲ 이스 1, 2 완전판. 영어는 아돌의 생애에 대해 간략하게 써있는 글이다.

▲ 보면 63세에 죽었다고 써 있다.

‘알타고의 오대룡’이 7편 소재가 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스 SEVEN’이 ‘아돌의 3대 모험’인 ‘사라진 고대 왕국’, ‘셀세타의 수해’, ‘알타고의 오대룡’중 유일하게 게임으로 나오지 않은 ‘알타고의 오대룡’을 다뤄주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알타고의 오대룡’이 나올 확률은 낮다.

첫째. 제작사 팔콤에게 있어서 ‘알타고의 오대룡’은 ‘이스’팬을 계속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라고 볼 수 있다. 아직 3대 모험 중 하나가 남았기 때문에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여 팬을 붙잡아 놓을 수 있고, 개발하는 데도 상당히 부담이 된다. ‘아돌의 3대 모험’이니 만큼 정성껏 제작해야 하는데 5편 ‘잊혀진 모래의 도시 케핀’처럼 흥행에 실패하게 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 아돌이 나오지 않는 '이스 오리진'.  그래도 시리즈 주인공 아돌은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둘째, 아돌의 위치가 ‘알타고’와 많이 떨어져있다. ‘알타고’는 과거 ‘카르타고’가 통치하던 지역으로 5편 ‘잊혀진 모래의 도시 케핀’의 무대 ‘산드리아’ 근처다. 산드리아였다면 바로 이동이 가능했겠지만, 아돌이 현재 있는 위치는 현재 ‘쿠바’ 근처인 ‘카난 제도’다.

▲ 이스 6의 무대 '카난 제도'는 대서양 건너편. 현재 쿠바 근처다.

마지막으로 6편 ‘나피쉬팀의 방주’에서 아돌이 ‘카난 제도’로 오게 된 이유는 ‘라독 선장’의 ‘세상의 끝을 보자’는 말에 동참하여 ‘아틀라스해’를 건너던 도중, ‘로문 함대’의 공격을 받고 바다에 빠지면서 ‘우연히’ 도착한 것이다(이 부분은 이스6 정품 매뉴얼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문 함대가 ‘나피쉬팀의 방주’의 공격에 전부 침몰당했기 때문에 ‘이스 SEVEN’은 아돌이 원래 하고자 했던 ‘세상의 끝’을 보기 위한 모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진행경로상 과거 유럽 사람들이 세상의 끝이라고 여겼던 ‘아메리카’ 대륙의 유적을 탐사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그러나 이 모든 추측은 팔콤의 선택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확신은 하지 말자.

▲ 모험이라면 여자들도 놔두고 가는 아돌이 저 떡밥을 놔둘리가 없다. 여자가 울던말던 신경 안쓴다.

그래도 그 남자가 가는 길은 기대된다

이스는 게임 스케일이 매우 협소하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펼쳐지는 다른 RPG들과 다르게 작은 지역 안에서만 스토리가 진행된다. 그러나 협소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아돌의 모험에는 기대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고대 유적과 음모를 꾸미는 세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재앙. 그리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정의의 히어로. 이와 같은 전형적인 영웅 스토리가 ‘아돌’이라는 캐릭터에 잘 녹아들어갔기 때문이다. 계속 발전하는 이스의 전투 시스템도 매력적이다. 다양한 액션을 가미한 피튀기는 전투. 다양한 패턴으로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막강한 보스 등 이스는 게임에 빠져들만한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 최고급 오프닝을 보여줬던 이스 1, 2 완전판의 오프닝

2003년 ‘나피쉬팀의 방주’가 나온 뒤 6년 만에 공개되는 아돌의 새로운 모험. 그 모험이 어떻게 진행될 지는 제작사인 ‘팔콤’만이 알고 있겠지만 수많은 팬들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참고 사이트 : http://homepage1.nifty.com/sugimo/falcom/ys/ys_time.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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