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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무대로 모험을 떠나보자! 대항해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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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5일, ‘CJ인터넷’은 자사의 게임포털 ‘넷마블’을 통해 서비스 중인 ‘대항해시대 온라인’의 ‘전면 무료화 서비스’를 선언했습니다. 기존 요금제에 불만을 갖고 있던 게이머들은 그 소식을 듣자마자 ‘대항해시대 온라인’에 접속하기 시작했고, ‘무료화 선언’ 이후 ‘대항해시대 온라인’은 오픈베타테스트 때의 접속 인원을 회복하며 다시 인기 게임의 반열에 들어섰습니다.

과거 PC버전부터 온라인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대항해시대’가 이번 ‘게임! 명예의 전당’이 소개하는 두 번째 게임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과거 유럽에서 펼쳐졌던 ‘대항해시대’를 게임으로 옮겨와서 90년대 소년들을 컴퓨터 앞에 붙잡아놨던 ‘대항해시대’ 시리즈를 지금부터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 현재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대항해시대 온라인'

대항해시대 (1990) : 게임으로 등장한 유럽인들의 꿈

과거 유럽인들은 신비의 국가 ‘인도’에 가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오스만투르크’의 육로 봉쇄로 인해서 더 이상 동쪽으로 갈 수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유럽인들은 인접한 대서양을 통해 배로 항해하여 ‘인도’로 가는 시도를 시작하였고 그 결과 ‘대항해시대’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유럽인들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땅을 개척하고 보물을 탐색하던 그 시대를 일본의 ‘코에이’는 게임으로 옮겨왔으니 그것이 바로 ‘대항해시대’입니다.

‘대항해시대’는 실제 ‘대항해시대’가 시작된 15세기를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주인공 ‘레온 페레로’는 아버지가 인도 항해 중 사망하자 뒤를 이어 세계 최고의 항해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항해를 시작합니다. 이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함대를 키우고, 포르투갈의 공주와 결혼하는 것입니다. 한국에는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아서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실제 역사를 반영한 모습으로 게이머들에게 존재감을 어필한 게임이었습니다.

▲ 대항해시대의 토대를 만든 작품이다

▲ 이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

대항해시대2 (1993) : 90년대 소년들을 컴퓨터 앞에 붙잡아 놓은 그 게임

1993년에 등장한 ‘대항해시대2’는 그야말로 ‘태풍’이었습니다. 시스템과 그래픽은 훨씬 나아졌고 전작에서는 ‘레온 페레로’만 선택해서 플레이할 수 있지만, 2편에서는 6명의 주인공 캐릭터를 고를 수 있습니다. 6명의 주인공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안 페레로 : 1편의 주인공 ‘레온 페레로’의 아들입니다. ‘프레스터 존 왕국’이라는 유럽 국가들이 꿈꿨던 가상 국가를 찾는 것이 목적인 캐릭터입니다. 가장 많은 분들이 선택한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카탈리나 에란쵸 : 스페인 해군 여장교 출신 해적으로 유일한 여성 주인공입니다. 오빠의 원수를 갚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알 베자스 : 고아 출신으로 열심히 일해서 자수성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세력인 터키 지역(오스만투르크) 출신 캐릭터입니다.

에르네스트 로페스 : 네덜란드 출신으로 지도제작가 ‘메르카토르’의 부탁을 받아 세계지도 완성에 힘을 보태는 캐릭터입니다. 전 세계를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엔딩 보기까지 오래 걸리는 캐릭터입니다.

옷토 스피노라 : 영국의 지원을 받는 사략선대의 지휘자입니다. 스페인의 무적함대와 싸워야 하기 때문에 전투 위주로 키워야 하는 캐릭터입니다.

피에트로 콘티 : 엄청난 빚을 지고 있는 이탈리아의 모험가입니다. 모험 위주로 게임을 하게 되며 그의 항해 목적 중 하나는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를 찾는 것입니다.

위의 캐릭터 소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같은 스토리에 그저 외모만 다른 6명의 주인공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 아닌 각 주인공마다 전혀 다른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또한 주인공마다 중시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게임 방식 또한 달라집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다양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했고 그 결과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모험가, 군인, 상인 등 다양한 직종이 2편에서 등장하면서 현재 서비스 중인 ‘대항해시대 온라인’의 근간을 마련하였습니다.

▲ 이 화면을 보면서 추억에 잠기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한국에는 2편부터 한글화되어 발매되었는데, 486컴퓨터와 400MB HDD가 최고의 컴퓨터였던 그 시기, ‘삼국지3’, ‘프린세스 메이커2’와 함께 수많은 사람들을 컴퓨터 앞에 잡아놓은 게임이기도 합니다. 특히 역사와 사실을 게임에 반영한 탓에 학생들이 사회과부도 등 교과서와 백과사전을 찾아보면서 공부에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대항해시대3 (1996) : 시뮬레이션으로 탈바꿈한 새로운 대항해시대

‘대항해시대3’은 전편의 인기를 등에 엎고 게이머들의 큰 기대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편의 영향이 매우 컸기 때문에 3편은 여러모로 게이머들의 반응이 갈린 작품이기도 합니다.

2편까지는 캐릭터를 통한 이야기였다면, 3편은 완전히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탈바꿈하여 게이머들을 찾아왔습니다. 2편까지는 ‘교역’ 위주의 게임이었지만 3편은 ‘탐험’이 중심이 되었으며, 철저하게 ‘자유도’를 중시했습니다. 2편보다 배 이상 넓어진 세계와 다양한 발견물, 역사를 철저하게 반영한 세계, 바다 뿐만 아니라 육상도 탐험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은 여러모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 대항해시대3의 전투 장면

또한 실제 역사를 플레이어가 바꿔버릴 수 있다는 재미있는 경험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및 육성 시스템, 후계자 시스템 등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였습니다.

다만 처음 게임을 접한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든 어려운 난이도와 몇몇 버그, 한글화 과정에서 보이는 오역 등은 게임의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대항해시대 외전 (1997) : 다시 2편으로 돌아가다

전작 3편이 게이머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게 되자 ‘코에이’는 2편을 그대로 반영한 ‘대항해시대 외전’을 출시합니다. 전작의 시뮬레이션 중심에서 다시 돌아왔으며 2명의 주인공을 선택하여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밀란다 베르테 : 이탈리아 제노바 출신의 소녀입니다. 2편의 주인공 중 한 명인 ‘피에르토 콘티’를 찾아 항해에 나섭니다.

살바도르 레이스 : 유명한 해적 ‘하이레딘’ 휘하의 해적입니다. 전투 위주로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난이도가 밀란다에 비해 높습니다.

2편의 주인공들은 NPC로 등장해서 2편을 지지한 유저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다만 윈도우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나 시대에 뒤떨어지는 그래픽으로 게이머들의 입맛을 씁쓸하게 만들었습니다.


▲ 돌아가도 너무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대항해시대4 (1999) : 패키지로 출시된 마지막 대항해시대

4편 역시 2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수채화 풍의 미려한 그래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작과는 전혀 다른 그림체는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주인공 뿐만 아니라 항해사들도 개성만점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면서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4편의 주인공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라파엘 카스톨 : 포르투갈 출신의 주인공으로 2편의 ‘조안 페레로’를 연상하게 하는 캐릭터입니다. 기본 항해사 수가 4편 주인공 중에 가장 많고 난이도도 상대적으로 낮아서 처음 접하는 분에게 좋은 캐릭터입니다.

릴 아고트 : 네덜란드 출신 소녀로 소꿉친구 ‘카밀’과 함께 항해에 뛰어듭니다. 교역을 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게임 목적이 ‘패자의 증표’를 찾는 것인지라 교역관련 이벤트는 많지 않습니다. 민폐 캐릭터라서 싫어하는 분들도 많은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호드람 요아킴 베르그스트론 : 스웨덴의 해군이며 상당한 재능으로 두 번째 항해 때 제독까지 승진한 캐릭터입니다. 스웨덴의 특성상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 차지한 각 지역을 빼앗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에 비해 난이도가 높습니다.

마리아 호아메이 이 : 앞에 3명의 캐릭터 중 한 명의 엔딩을 본 뒤 선택할 수 있는 숨겨진 주인공 캐릭터입니다. 중국인이며 또 한 명의 여자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릴과는 다르게 따뜻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추가된 것은 많았지만 너무 쉬운 난이도, 2편과는 달리 모든 캐릭터의 목표가 ‘패자의 증표’가 되어 스토리가 획일화된 점은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제작사 ‘코에이’는 4편을 개선한 ‘파워업키트’를 내놓았습니다. ‘파워업키트’는 4편의 2년 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난이도를 개선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하여 4편에 실망한 팬들을 만족시켜 주었습니다. 다음은 ‘파워업키트’에 등장한 주인공 캐릭터입니다. 참고로 4편의 숨겨진 주인공 캐릭터 ‘마리아 호아메이 이’는 ‘파워업키트’에서는 바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 이븐 웃딘 : 아랍 대부호의 후계자로 ‘라파엘 카스톨’보다 더 난이도가 낮은 캐릭터입니다. 취미인 ‘골동품 수집’을 이유로 자신의 출생 비밀을 찾고자 항해를 시작합니다.

티알 와만 챠스카 : 금발의 ‘메스티조(혼혈아)’로 잉카 제국의 후예인 여성 캐릭터입니다. 열강들에게 참략받아 나라를 이른 원주민들만의 국가를 세우고 열강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패자의 증표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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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키 쿄타로 : 일본 큐슈 호족 집안의 자제이나 습격을 받아서 바다로 나가게 되는 캐릭터입니다. 가장 난이도가 높은 캐릭터이며, 호드람과 마찬가지로 전투형 캐릭터입니다. 가장 난이도가 높은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 대항해시대4 파워업키트

대항해시대 온라인 (2005) : 다른 유저와 함께 전 세계를 누빈다

‘대항해시대4 파워업키트’ 이후로 ‘대항해시대’의 후속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항해시대’ 팬들은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2005년 ‘코에이’는 ‘대항해시대’를 온라인 게임으로 출시하였습니다.

‘대항해시대 온라인’은 기존 PC로 발매된 ‘대항해시대’와 크게 다른 점이 없었습니다. 캐릭터의 직업군과 국가를 선택하는 것 외에는 바뀐 것이 없기 때문에 ‘대항해시대’ 팬들은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2006년 ‘CJ인터넷’이 ‘코에이’와 계약하고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였으나, 비싼 요금정책과 엄청나게 오래 걸리는 항해시간(그냥 놔두면 제대로 항해하지도 못해서 계속 지켜봐야 함) 등으로 오픈베타테스트 때 몰렸던 유저들이 대거 빠져나가며 게임의 명성을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지난 1월 ‘무료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였고 현재 서버를 6개까지 증설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 유저들이 경쟁을 벌이는 진정한 '대항해시대'가 다시 부활했다

PC 게임시장의 황금기에 등장한 ‘대항해시대’는 ‘삼국지’와 더불어 ‘코에이’를 최고의 개발사 자리에 올려놓은 작품입니다(일본에서는 ‘신장의 야망’도 포함됩니다). 전 세계를 항해한다는 원대한 꿈을 담은 ‘대항해시대’는 아직도 수많은 게이머들의 마음 속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대항해시대 온라인’ 또한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과거 ‘대항해시대’를 즐기면서 느꼈던 그 추억을 팬들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도록 서비스 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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