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산업

게임 영상 제작, 유니티와 언리얼 엔진 차이는?

/ 4
최근 게임계에서 영상 비중은 상당히 커졌다. 가장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스트리밍이다. 트위치나 유튜브 등에서 진행되는 스트리밍 방송이 게이머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자연스레 홍보가 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블루홀 ‘배틀그라운드’가 출시 후 트위치 스트리밍에서 인기를 얻으며 인지도를 높인 바 있다. 게임사 안에서도 영상의 중요성은 높아졌다. 시각적으로 뛰어난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만들면 단 시간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게임을 홍보하는 데에는 게이머들의 눈을 확 잡아 끄는 영상이 필수불가결이다. 바야흐로 ‘게임 영상의 시대’인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게임을 개발할 때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엔진에서도 영상 제작 기능을 차례차례 추가하고 있다. 강점은 영상 제작을 따로 공부하거나,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아도 엔진에서 멋진 시네마틱 영상까지 제작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게임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은 개발자에게 유용한 엔진은 무엇일까? 게임메카는 에픽게임즈 코리아 디벨로퍼 릴레이션 리드 신광섭 차장, 테크니컬 아티스트 최용훈 과장, 유니티 코리아 오지현 에반젤리스트를 만나 언리얼과 유니티 엔진 특징과 차이점에 대해 확인했다.

영화에도 쓰인다, 리얼타임 렌더링 강조하는 언리얼 엔진

에픽게임즈 언리얼 엔진 4는 강력한 그래픽 성능을 지닌 게임 엔진으로 꼽힌다. PC, 콘솔은 물론 모바일에서도 언리얼 엔진 4로 개발한 게임은 고품질 그래픽을 선보인다는 신뢰를 얻는다. 이러한 점은 언리얼 엔진 4로 만든 영상도 마찬가지다. 실제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사용될 정도로 뛰어난 영상을 제작하도록 돕는데, 더욱 놀라운 점은 영상 제작에 언리얼 엔진을 쓸 때는 로열티를 일체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에픽게임즈
▲ 에픽게임즈 코리아 테크니컬 아티스트 최용훈 과장(좌)와 디벨로퍼 릴레이션 리드 신광섭 차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언리얼 엔진이 지닌 가장 큰 강점은 바로 ‘렌더링(Renderering)’에 있다. 렌더링이란 3D모델 데이터처럼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리소스를 눈에 보이는 것처럼 그려주는 것을 말한다. 사물을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빛이나 반사광, 질감 등 재질에 대한 빛의 반응을 세밀하게 계산해서 1프레임씩 그리는 것. 실제 풍경을 찍은 것 같은 CG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품질 렌더링이 필수다.

문제는 렌더링이 막대한 자원을 소모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시간짜리 영상을 만든다면 렌더링에 걸리는 시간은 약 7년이다. 이에 지금까지는 여러 대의 컴퓨터를 합친 ‘렌더팜’을 구축해 작업량을 분산하는 ‘오프라인 렌더링’을 사용했는데, 이런 방법을 취해도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만약 렌더링을 거친 결과물에서 카메라 구도나 오브젝트 배치 등을 바꾸고 싶다면, 또다시 장면을 수정하고 처음부터 렌더링을 거쳐, 엄청난 시간을 소비해야 했다. 영상 작업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면 이러한 작업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렌더링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리얼타임 렌더링’ 기능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에픽게임즈가 언리얼 엔진으로 자체 제작한 ‘포트나이트’ 시네마틱 영상의 경우, 영상 재생 중 검의 재질을 금속에서 광선으로 바꾸며 무엇이 가장 어울리는지 바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 방식처럼 매번 시간을 들여 렌더링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씬 확인과 수정이 빠르게 이뤄진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서, 동시에 최적의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


▲ 언리얼 엔진 4로 제작된 '포트나이트' 트레일러 (영상제공: 에픽게임즈)

영상 편집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리얼타임 렌더링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영상 편집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리얼타임 렌더링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특히 언리얼 엔진이 구사하는 리얼타임 렌더링 품질은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오프라인 렌더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에픽게임즈 코리아 테크니컬 아티스트를 맡고 있는 최용훈 과장은 “예전에 V레이 같은 오프라인 렌더링을 사용한 이유는 리얼타임 렌더링 완성도가 지나치게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즉, 언리얼 엔진으로 실시간 렌더링한 영상을 바로 출시해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 언리얼 엔진 4로 제작된 '더 휴먼 레이스' 영상 (영상제공: 에픽게임즈)

언리얼
▲ 뼈대만 있는 차량모델(좌측 하단)에 외관을 실시간으로 렌더링해서 제작했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언리얼 엔진이 사실적인 것은 비단 결과물뿐만이 아니다. 엔진에 내장된 시네마틱 툴 ‘시퀀서’를 통해 지금까지 영상 작업을 했던 것처럼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크레인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다양한 각도로 촬영할 수 있는 ‘지미집’, 자유롭게 카메라 이동 경로를 설정할 수 있는 ‘달리 트랙’처럼 실제 영화 촬영 현장에서 사용되는 소품을 씬 안에 배치할 수 있는 것. 이 밖에 카메라 렌즈 옵션도 다양하게 제공된다. 실제로 영상 촬영 작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언리얼 엔진에서도 큰 차이 없이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씬 안에 지미집을 설치할 수 있다 (영상출처: 에픽게임즈 공식 유튜브)

여기에 언리얼 엔진 매력은 한 가지 더 있다.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영상을 만드는데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광섭 차장은 “게임이 아닌 영상과 같은 콘텐츠는 얼마나 수익을 올리건 에픽게임즈에 로열티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 즉, 영상 제작에 관한 모든 기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상을 제작하면서 언리얼 엔진을 써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외부 툴과 함께한다, 범용성의 유니티 엔진

언리얼 엔진과 쌍벽을 이루는 상용 게임 엔진 유니티 역시 새로운 버전, 유니티 2017 들어 ‘종합 콘텐츠 툴’을 표방하고 있다.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게임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서 현재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며, 유니티 엔진 범용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유니티 오지현 에반젤리스트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유니티 코리아 오지현 에반젤리스트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가장 큰 강점은 앞서 말한 범용성이다. 외부 소프트웨어에서 제작한 게임 리소스를 그대로 엔진에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작업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유니티는 지난 12일, 오토데스크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오토데스크 ‘3DS 맥스’, ‘마야’는 3D 모델 제작에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 툴에서 제작한 결과물을 엔진에 반영할 수 있다면 유니티 엔진 작업 효율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오지현 에반젤리스트는 “오토데스크는 이미 ‘스팅레이’라는 자체 엔진을 가지고 있다. 외부 엔진과 협업을 맺은 것은 이번이 최초인데, 유니티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유니티 엔진과 오토데스크 툴 간 상호작용이 빨라진다! (영상출처: 유니티 공식 유튜브)

즉, 유니티는 엔진에서 쓸 수 있는 외부 툴을 늘리면서 영상 콘텐츠 제작 편의를 높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그래픽 리소스를 엔진에 바로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은 어떤 장점을 불러올까? 기존에는 3DS 맥스나 마야에서 3D 모델 데이터를 제작하고, 이를 다른 툴에 삽입해서 게임이나 영상을 제작했다. 특히 모델 데이터에 애니메이션을 입히는 등, 다양한 추가 작업도 필요했다. 문제는 모델 데이터를 변경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다. 이 경우, 3DS 맥스나 마야에서 수정한 뒤, 모델 데이터에 추가한 변경사항을 다시 적용시켜야 했다.

하지만 오토데스크와의 협업을 통해 유니티에서 이러한 추가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3DS 맥스, 마야, 유니티 엔진 사이에서 3D 모델 데이터를 자유롭게 옮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유니티 엔진에서 다양한 추가작업이 진행된 모델 데이터를 다시 3DS 맥스나 마야로 옮길 수 있다는 것. 궁극적으로는 3DS 맥스, 마야에서 수정한 모델 데이터가 유니티 엔진에 실시간으로 반영되게끔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목표다.

유니티
▲ 유니티로도 얼마든지 고품질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오지현 에반젤리스트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고품질 렌더링을 위한 ‘옥테인 렌더러’까지 유니티 엔진에 통합되어 있다. 유니티 엔진에서 작업한 콘텐츠가 오프라인 렌더링을 거치면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간편하게 씬을 편집할 수 있는 유니티 엔진의 리얼타임 렌더링,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고품질 CG를 만들 수 있는 오프라인 렌더링 장점을 취합한 것이다. 다만, ‘옥테인 렌더러’는 전문 작업용으로 만들어진 워크스테이션급 고성능 PC에서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툴이다. 따라서 일반 PC에서 ‘옥테인 렌더러’를 활용할 경우, 다소 끊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옥테인 렌더러
▲ 강력한 성능을 지닌 '옥테인 렌더러' 미리보기가 가능 (사진제공: 유니티)

기존에 유니티 엔진 강점이던 ‘배우기 쉽다’는 것도 여전하다. UI나 사용법이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는 아티스트를 위해 타임라인이나 시네머신 같은 기능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스트릭트 9’로 유명세를 얻은 닐 블롬캠프 감독이 이끄는 오츠스튜디오는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아담: 더 미러’ 영상을 제작했다. 특히 닐 블롬캠프 감독은 “처음에는 유니티 엔진을 다룰 수 있는 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6개월 정도 공부한 결과 누구나 사용할 수 있었다. 막 영상 제작 등에 입문하려는 학생에겐 유니티 엔진을 추천하고 싶다. 나는 유니티 엔진을 가지고 집에서 ‘아바타’ 한 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 애니메이션도 척척,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된 '유니티쨩 뉴챕터: 더 팬텀 놀리지' (영상제공: 유니티)

유니티
▲ 타임라인과 시네머신만 있다면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도 만들 수 있다 (사진제공: 유니티)


▲ 닐 블롬캠프 감독의 '아담: 더 미러' 역시 유니티로 제작됐다 (영상제공: 유니티)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김헌상 기자 기사 제보
게임잡지
2005년 3월호
2005년 2월호
2004년 12월호
2004년 11월호
2004년 10월호
게임일정
2024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