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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와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를 혼동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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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이 좋은 게임을 말할 때 흔히 ‘갓겜’이라고 한다. 이런 '갓겜'으로 등극하기 위해서는 그래픽과 스토리, 그리고 핵심 재미,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 국내 게임은 이 가운데에서 유독 스토리가 부실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흔히 사용되는 ‘천족과 마족의 대결’ 구도가 나오면 아예 보지도 않고 ‘스킵’한다고 말한다. 단적으로 말해 국내 게임에서 플레이어를 확 사로잡는 몰입감 있는 스토리가 많이 없고, 그만큼 개발에서도 중요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시장에서 게임의 세계관과 설정, 이야기를 만드는 시나리오 기획자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읽고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자아낼 수 있을까? 게임메카는 ‘아키에이지’, ‘데빌리언’ 등 다양한 게임에서 10년 넘게 시나리오 담당으로 활약한 블루홀 강경원 시나리오 기획자에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팁을 들어 보았다.

블루홀 강경원 시나리오 기획자
▲ 블루홀 강경원 시나리오 기획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시나리오 기획자란?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시나리오 기획자’는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보자. 시나리오라고 하면 흔히 소설이나 영화처럼 글을 쓰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강경원 기획자는 시나리오 기획자를 “글을 쓰는 직업이 아닌, 글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만드는 직업’이라고 정의했다. 작가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일을 한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실제로 강경원 기획자는 글을 쓰는 워드 프로그램보다는 엑셀, 파워포인트, 스프레드시트 등을 더욱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캐릭터의 이름이나 세력, 직책, 성격, 위치나 특징 등 시나리오 기획자가 만들어낸 ‘가상 세계’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야 할 때, 설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표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이유다.

시나리오 기획
▲ 캐릭터 종족과 이름, 성격을 정리하기에 워드는 불편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한, 개발 후반부에는 게임 속에 시나리오를 녹여내기 위해 개발 툴만 들여다 보기도 한다. 강경원 기획자는 “후반에는 하루 근무시간 10시간 중 8시간은 툴만 보고 있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즉, 시나리오 기획자는 작가처럼 글을 주된 도구로 사용하지만, 세계관이나 캐릭터 설정부터 홈페이지나 컷신에 필요한 것까지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글을 쓰기 보다는, 글을 이용해 무언가를 기획한다고 보는 것이 더욱 가깝다는 것.

따라서 시나리오 기획자는 다양한 도구로 시나리오를 유저에게 전달한다. 게임 속에서 볼 수 있는 지문이나 대사는 시나리오 기획자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일부에 불과하다. 던전을 하나 만든다고 해도 적대 세력 배경의 이야기를 짓고, 등장하는 몬스터 콘셉트를 정한다. 드랍되는 아이템 이름으로도 스토리 텔링이 가능하다. 이러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면 유저가 굳이 대사나 글을 읽지 않아도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나리오 기획
▲ 아이템 이름으로도 시나리오를 전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강경원 기획자는 시나리오 기획자를 3가지로 정의했다. 바로 디렉터 지시를 받아 스토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 시나리오와 스토리, 퀘스트를 총괄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읽지 않아도 기억에 남는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이다.

시나리오 기획자로서 10년 살아남기

그렇다면 시나리오 기획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 강 기획자는 프로그래머나 아트 등, 전문 지식을 요구하지 않아 시나리오 기획자가 일견 쉬워 보일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판타지 소설 등에 흥미를 가지고 게임 시나리오에 도전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게임업계 문을 두드리면 금세 포기하게 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시나리오 기획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 소설 잘 쓰면 할 수 있는 거 아냐?
▲ 떠나는 시나리오 기획자가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먼저 강경원 기획자는 소설가와 시나리오 기획자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설 쓰듯이 시나리오를 작성하면 자연히 게임과 맞지 않는다. 글이 너무 많아 개발 툴에 들어가지 않을 수 있고, 캐릭터 대사를 다른 팀원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강경원 기획자는 “소설만 쓰고 피드백을 받아보지 않았다면 ‘전지적 본인 시점’으로 글을 쓰게 된다”고 강조했다.

시나리오 기획
▲ 소설과 게임 시나리오는 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한, 게임 개발은 ‘팀 플레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유연하게 사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아트 팀이나 시스템 팀에서 먼저 추가한 콘텐츠에 시나리오 작업을 한다거나, 시나리오를 먼저 만들고 나머지가 따라올 때도 있다. 또한, 회의 등을 통해 만들어둔 콘텐츠가 변경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소설과 게임 시나리오를 혼동하면, 이러한 변동사항을 ‘내 작품에 대한 공격’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강경원 기획자는 “게임 시나리오는 피드백을 바탕으로 보다 탄탄하게 만들어진다”며, “러프 단계에서부터 보고를 자주하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 기획
▲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글 공부 이외의 지식도 필요하다. 강경원 기획자는 “인터넷에서 보면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는 전설이나 역사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한다. 사실 그건 기본이다. 그것 외에도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몬스터를 설정할 때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을 시청하며 갖가지 동물의 특징을 보고, 지형을 설정하기 위해 뒤늦게나마 협곡과 피요르드의 차이를 공부하기도 한다. 게임의 세계를 만드는 만큼, 다방면의 지식이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경원 기획자는 시나리오 기획자로서 성취감을 느꼈을 때를 소개했다. 강경원 기획자는 “성과는 게임으로 나온다. 사실 그래픽이나 시스템에 비해 시나리오 측면은 유저들의 의견이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유저들이 ‘이야기가 좋았다’ 같은 이야기를 할 때 시나리오 기획자로서 기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 업계에 시나리오 기획자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스토리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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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상
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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