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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워렌 스펙터, 게임은 '미디어를 초월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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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C 1일차 서밋인 기획자를 위한 게임 내러티브 강연에 참가한 워렌 스펙터


게임은 이제 TV, 영화, 만화, 라디오 등 모든 미디어를 총망라한  '트랜스 미디어'로 성장했다. 게임은 그들의 장점, 특징을 담아 놓기만 하는 그릇에서 벗어나 보다 진일보한 존재로 발돋움하는 일만 남겨 두고 있다.


'시스템쇼크', '데이어스 엑스(Deus Ex)', '에픽 미키' 시리즈 개발자로 유명한 워렌 스펙터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 2013 게임 시나리오 서밋에 패널로 참여하여, 미디어로서 게임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기획자 후배들에게 발전적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워렌 스펙터는 이날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하는 각종 미디어(영화, 만화, 라디오, 구연 동화)의 특징을 설명하고, 이를 모두 담으면 '게임'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비유에 따르면 게임은 각종 미디어의 특징을 빌려 거기에 '상호작용성'을 더한 복합체이며, 이를 '미디어를 초월한 미디어'라는 뜻의 '어뷰즈드 트랜스 미디어(Abused Transmedia)'라고 불렀다.


그가 제시한 미디어 중에서 게임과 가장 비슷한 것은 영화인데, 둘다 움직이는 영상을 사용하고, 스크린을 통해 출력되고, 사운드, 컬러감, 삶을 투영하는 환각(illusion), 캐릭터성을 공유하는 등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만일 영화에 보는 이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특성이 가미된다면 게임과 구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워렌 스펙터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학자로 유명한 자넷 머레이의 말을 인용하며

게임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그 때문에 영화적 기법을 게임 시나리오에 그대로 적용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워렌 스펙터는 최근 "영화같은 내러티브로 만들어진 시네마틱 게임이 인기지만, 영화와 게임은 다르다"며, "영화의 특징을 게임에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게임과 영화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속도'부터 '러닝 타임', '장소', 궁극적으로 '편집 기술'까지 판이하게 다르다. 예를 들어, 영화 편집 기법 중 하나인 병렬 편집은 줄거리를 이어가는 가장 기본적인 편집 테크닉이다. 카메라가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2명의 캐릭터를 보여주어도 사람들은 줄거리를 쉽게 이해한다. 하지만 같은 내러티브를 가지고 게임에서 병렬로 게임이 제작된다면 어떨까. 게임의 강점인 몰입감, 현실성 등이 산산조각날 뿐더러, 절대 게이머에게 자신의 일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반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게임에서는 액션이 계속 이어지는 선형 구조지만, 영화는 아니다. 따라서 영화가 게임을 따라할 수도, 게임이 영화를 따라할 수도 없다. 예로 알프레드 히치콕이나, 로버트 몽고메리의 작품 '로프'나 '호수의 연인'은 게임과 같은 선형 구조로 전개되지만, 복잡하고 어지럽기까지 해 마치 '재앙'처럼 느껴진다. 워렌 스펙터는 "이를 교훈으로 영화 제작자들은 게임 기법을 영화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헐리우드 영화의 백미를 장식하는 '클라이막스'도 게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게임의 기본 시스템은 '반복'으로 이루어지는데, 제 아무리 멋지고 역사적인 장면이라도 게임에서 계속 반복되면 바보같아 진다. 마치 언제나 같은 말을 반복하는 바람에 매력이 떨어지는 NPC처럼 전락하고 만다.


또, 게임은 반복 행동에 상을 주는 미디어이다. 스토리 구조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워렌 스펙터는 "게임에 얼마나 많은 복선을 숨겨놔도 선택지는 뛸까, 말까, 죽일까, 살릴까 정도로 축소된다"면서도 "하지만 게임은 실시간 선택지와 결말이 있고 플레이어가 직접 이야기를 만들기에 독창적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게임은 사용자가 다시 내러티브를 재반복 하더라도(retold) 지루해지거나 하면 안된다.


특히 워렌 스펙터는 "한때는 '게임에 이야기는 필요없어. 게임은 포르노나 마찬가지야' 라고 말하던 사람들도 있었다. 많은 기자들이 '게임에서 누굴 죽이기는 쉬워도 진짜 그들과 대화를 나누긴 어렵다'고 평가한 시절도 있었다. 오늘날 게임은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역사상 유일한 미디어다. 이제는 빌려 오는 것에 멈추지 말고 게임만이 가진 독창성을 연구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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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롤플레잉
제작사
게임소개
단순해 보이는 배경이지만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스토리가 치밀하고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드러나는 음모와 반전 등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 게임의 기본 장르는...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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