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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 대하여... 파리 시민에게 거리 설문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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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8일부터 11일까지 ‘2014 리그오브레전드 올스타전(이하 롤 올스타전)’이 프랑스 파리의 ‘르 제니스 아레나(Le zenith Arena)’에서 진행됐다. 3월 31일과 4월 28일, 2회에 걸쳐 판매된 유료 티켓은 하루 만에 매진됐고, 일일 평균 약 4,200명 이상의 관중들이 현장을 방문하는 등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유럽에서 게임 강국하면 독일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프랑스도 무섭게 성장하며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Internet World Stats와 NewZoo의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에는 약 3,000만 명 가량의 게이머들이 있고, 2,530만 명이 매주 게임을 즐긴다고 한다. 또한, 프랑스 국민들은 게임을 단순한 오락에서 벗어나 문화이자 스포츠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렇듯 게임을 문화 가치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프랑스 파리 시민들은 한국 게임 규제법인 ‘셧다운제’를 어떻게 생각할까? 답변을 들어보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 시민 한명 한명에게 직접 의견을 물었다.


"셧다운제, 북한의 법인줄 알았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몽마르트르 언덕과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파리 시내 등 사람들이 많이 운집한 곳에서 설문을 시행했다. 사전에 준비한 피켓으로 한국의 ‘셧다운제’를 설명하고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이 법안이 프랑스에 적용되면 어떨 것 같은지’ 두 가지를 질문했고, 예 또는 아니오로 선택하게 했으며 그 이유도 함께 물었다.


 몽마르트르 언덕, 이곳엔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아리따운 아가씨들에게 한 표


 석고상 분장을 한 예술가에게도 한 표

그 결과 파리의 시민들은 ‘셧다운제’에 대해 25%가 긍정했고 75%가 부정했다. 또한, ‘프랑스에 이 법안이 적용되면 어떻겠는가’라는 질문에는 85%가 반대했다.

부정적인 의견으론 “개인의 자유를 침범하는 법안이기 때문에 말도 안 된다. 프랑스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면서도 한편으론 “문화의 다양성이기 때문에 한국에선 그럴 수도 있겠다.”라며 동조했다. 루브르 박물관에 있던 프랑스 청소년들은 ‘셧다운제’가 대한민국 법인지 아니면 북한의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대한민국이라고 말을 하자 “북한인줄 알았다. 대한민국은 민주국가라고 들었는데 그럴 줄은 몰랐다”라고 답변했다.


 루브르 박물관 앞 광장으로 이동


 셧다운제에 많은 호기심을 가졌던 프랑스 청소년들

반면, 긍정적인 의견으론 “아이의 게임 사용 시간을 집에서 제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가가 개입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라며 취지는 이해하지만 법 적용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어떤 이는 자신의 조카도 하루 종일 게임만해서 매일 잔소리를 한다고 이야기하며 이 법안이 프랑스에도 적용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파리 시내의 한 식당


 인형 분장을 했던 한 예술가


어느 나라나 자녀를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똑같지만...

설문을 시행하기 전에 프랑스는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지 오래된 국가인 만큼 반대 의견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가 예상 밖이었다. 특히, 4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이 '셧다운제'에 동조하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그런 부모들도 프랑스에 이 법을 적용하는 데는 애매한 입장을 표출했다. 게임을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오래 플레이하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있는 것이고, 자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국가의 직접적인 개입이 아닌 부모와 가족이 해결해야 할 문제고 이를 장려하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셧다운제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프랑스 기성 세대들도, 아이들의 게임 과몰입을 방지하면서도 국가의 강제성을 띠지 않고 가족 모두에게 도움이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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