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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테스크탑으로 몰래 게임하자, 차세대 OS '윈도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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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도우 10 바탕화면 모습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OS(운영체제) 윈도우 10 테크니컬 프리뷰 버전이 한국시간으로 10월 2일에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윈도우 10은 이전 세대인 윈도우 8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PC, 태블릿 등 모든 기기를 지원하는 통합 OS이다. 모든 기기를 아우르겠다는 기존 기조를 유지하면서 불편했던 사용자 경험을 대폭 개선해 윈도우 8의 실패를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웹 분석 업체인 스탯카운터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9월 기준, 지난 1년 간 글로벌 점유율은 윈도우 8이 7.76%이며, 윈도우 8.1은 4.22%다. 이는 윈도우 7만이 아니라 지원이 종료된 윈도우 XP보다 낮은 수치다. 점유율은 윈도우 7이 55%, 윈도우 XP가 18.15%다. 

국내 시장 OS 점유율로 보면 윈도우 8과 8.1의 약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73.15% 점유율을 보이는 윈도우 7에 비해 윈도우 8은 4.49%, 윈도우 8.1은 1.62%에 불과하다. 이는 윈도우 XP 사용자가 윈도우 8과 8.1 대신 윈도우 7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 스탯카운터 국내 PC 시장 OS 점유율. 윈도우 XP가 줄면서 윈도우 7이 급격히 상승했다

이런 윈도우 8과 8.1의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고자 선보인 것이 차세대 OS 윈도우 10이다. 윈도우 10은 윈도우 7의 시작 메뉴와 메트로 UI 시작 화면 중 하나를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사용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면서 가볍고 빠른 속도, 가상 데스크탑 등 기능으로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기존 윈도우 8과 8.1에서 제공됐던 마이크로소프트 계정 동기화 기능도 제공된다. 마이크소프트 계정으로 윈도우 8과 윈도우 8.1을 사용했던 사용자라면 자신이 사용하던 환경 그대로 윈도우 10으로 가져와 사용할 수 있다. 동일한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바탕화면부터 시작화면 UI, 윈도어 스토어에서 설치한 앱 등 서버에 저장된 사용자 정보가 새롭게 설치한 윈도우 10에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OS 설치 전 서버에 남길 사용자 정보를 미리 설정해 놓은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게임메카는 윈도우 10 테크니컬 프리뷰 버전을 통해, 윈도우 8.1에서 크게 달라진 점을 짚어보고 게임을 직접 설치해 현재 버전에서의 호환성 또한 알아봤다. 프리뷰 버전은 미국 영어, 영국 영어, 중국어 간체, 브라질 포르투갈어만 지원하는 만큼 한글 입력을 위해서는 제어판 국가별 언어 설정에서 한국어를 설정해줘야 한다.


▲ 설정을 하지 않으면 한/영 키를 눌러도 한글이 안 써진다


윈도우 7과 8의 장점을 하나로 모았다, 윈도우 10의 변화

윈도우 XP 사용자들이 윈도우 7에 쉽게 적응하고 갈아탈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익숙한 UX(사용자 경험) 때문이다. 물론 초기에는 보안 강화로 인해 실행 가능한 SW나 게임이 많지 않았지만 이 부분이 차츰 해결되면서 현재는 거의 불편함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편리하다.

하지만 윈도우 8은 PC와 모바일을 모두 아우르는 OS를 선보이겠다는 취지로 윈도우 95 시절부터 가져왔던 ‘시작 버튼’ 대신 터치 환경에 최적화된 메트로 UI의 ‘시작 화면’을 적용했다. 이로 인해 기존 사용자들이 변경된 윈도우 UX에 적응하기 힘들었고, OS 업그레이드를 포기하는 사용자도 많았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8.1을 선보이며 ‘시작 버튼’를 추가하기는 했지만 이 역시 기존에 사용하던 방식과 달라 PC환경에서 사용하기 불편했다.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에 ‘시작 버튼’와 ‘시작 화면’의 두 가지 방식을 모두 탑재했다. 윈도우 10을 설치하면 기본적으로 윈도우 7과 같은 시작 메뉴가 지원돼 기존 사용자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윈도우 8 ‘시작 버튼’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작업표시줄 속성에서 ‘시작 메뉴 사용’의 체크를 해제하면 된다. 이로 인해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 OS를 설치한 디바이스에 따라 사용자가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윈도우 10의 시작 버튼은 단순히 기존 디자인으로 되돌린 것이 아니다. 기존 장점을 유지하면서 메뉴 우측에 메트로 UI를 적용해 편의성이 더욱 강화됐다. 메트로 UI의 장점은 큼지막한 타일형 디자인으로 여러 아이콘이 한눈에 들어온다는 점이다. 윈도우 10 시작 메뉴는 우측 메트로 UI에 주로 사용하는 아이콘을 지정해 놓을 수 있어 보다 빠르게 아이콘을 찾고 SW를 실행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 시작 버튼을 누르면 메뉴가 출력되는 기존 방식을 윈도우 10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 메트로 UI로 제공되는 시작 화면 모드로도 사용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눈에 띄는 기능은 가상 데스크탑이다. 이는 스마트폰처럼 PC 한대에서 여러 개의 바탕화면을 사용하는 기능이다. 윈도우와 탭 키를 동시에 누르면 화면 하단에 바탕화면이 작게 표시되며, 이 상황에서 데스크탑 추가 버튼을 클릭하면 여러 개의 바탕화면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게임용과 작업용 등 용도에 따라 바탕화면을 설정할 수 있다.

기자가 약 5개월 동안 윈도우 8.1을 사용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가볍고 빠른 속도다. 사양이 낮아질수록 부팅 속도도 기하급수적으로 길어지는 윈도우 7과 달리 윈도우 8.1은 가볍고 빨라 팬티엄 2에서도 무리 없이 사용 가능하다. 특히 윈도우 8.1 검색 기능은 체감 시간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이런 점은 윈도우 10도 마찬가지다. 테스트 PC의 사양이 그리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팅 속도가 느리다는 느낌을 거의 받지 못했으며, 시작 메뉴 우측에 위치한 검색 기능은 원하는 결과값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 바탕화면을 여러 개로 나눠 사용할 수 있어, 회사에서 몰래 게임을 즐길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데스크탑 환경에서 앱을 일반 SW처럼 사용한다

윈도우 10은 스토어에서 설치한 앱을 데스크탑 환경에서 창 모드로 사용 가능하다. 윈도우 8에서는 데스크탑 환경에서 설치한 SW를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앱 기반으로 실행됐다. 앱 기반으로 메트로 UI 화면에서 창이 실행되기 때문에 바탕화면 아이콘과 작업표시줄을 보며 작업하던 기존 윈도우 7 사용자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진다. 또 게임과 같은 일부 앱은 전체화면 모드만 지원하기도 했다.

윈도우 10은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은 앱이 일반 SW처럼 데스크탑 환경에서 구동된다. 사용자는 전체화면과 창 모드 중 취향에 맞게 선택해 앱을 사용할 수 있으며, 마우스 드래그를 통한 크기 조절도 가능하다. 기자의 경우 게임부터 워드프로세서 등 모든 SW를 창 모드로만 사용한다. 작업표시줄과 바탕화면이 보이지 않으면 답답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윈도우 8에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윈도우 10부터는 윈도우 7에서 SW를 설치해 사용하는 것과 완전히 동일한 환경으로 스토어 앱을 사용할 수 있어, 별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 없을 정도로 편리하게 사용 가능했다.


▲ '아스팔트 8'도 PC 게임처럼 바탕화면을 보며 즐길 수 있다

윈도우 스토어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Xbox 등 여러 플랫폼에 앱이 제공된다. 플랫폼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애플 앱 스토어에 비해 지원하는 앱이 적다는 점이 단점이다. 이는 윈도우 OS의 전 세계 모바일 시장 점유율이 1.7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개발자들도 윈도우 스토어보다는 유저풀이 넓은 iOS나 안드로이드 OS를 선호한다.

하지만 윈도우 10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자들을 위해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든 디바이스에 해당하는 통합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으로서 단일한 앱 스토어를 제공할 예정인 만큼 PC 시장에서 확보한 윈도우 유저풀을 모바일 시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윈도우 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하면 모바일과 PC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만큼 윈도우 10의 성공 여부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시장의 미래가 달라지게 될 전망이다.


▲ 설치할 앱이 정말 많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달리 윈도우 스토어는 정말 없다


윈도우 10, 게임 호환성은 만점

게이머들이 차세대 OS인 윈도우 10에 대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현재 플레이 중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가?’일 것이다. 과거 윈도우 7 출시 당시에는 강화된 보안으로 인해 실행이 안 되는 게임이 많았고, 이로 인해 다시 XP로 다운그레이드 하는 사례도 종종 확인됐던 만큼 게이머들의 우려는 더욱 클 것이다.

이런 게이머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기자가 직접 PC 패키지게임과 온라인게임 중 10개 타이틀을 무작위로 선정해 설치 및 플레이를 진행했다. 구작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도 있는 만큼 패키지게임은 출시일과 무관하게 선정했다. 

온라인게임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드레노어의 전쟁 군주’, 에이스톰의 ‘최강의 군단’,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윈도우 10에서 설치 후 플레이했다. 그 결과 ‘최강의 군단’을 제외한 모든 게임이 정상적으로 구동 가능됐으며 불편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최강의 군단’은 클라이언트 런처까지 실행 후 게임이 종료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 게임 런처는 실행되지만 정작 플레이는 안되는 '최강의 군단' 

PC 패키지게임은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2’, EA의 ‘니드 포 스피드: 라이벌’와 ‘앨리스: 매드니스 리턴즈’, ‘피파 14’, ‘심즈 4’, 에이도스의 ‘씨프’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또 PC게임 유통 플랫폼인 EA의 오리진과 밸브의 스팀에서 게임을 구매하는 게이머들이 느는 추세인 만큼 테스트도 CD가 아닌 다운로드 후 구동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PC 패키지게임은 출시일에 상관없이 모든 타이틀이 정상적으로 구동됐다. 설치만이 아니라 실제 플레이 시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으며, 신규 OS 출시 시 발생하는 호환성 문제도 없었다.


▲ 윈도우 10에서 즐기는 스팀 온라인

기자가 테스트를 진행한 윈도우 10은 테크니컬 프리뷰 버전이다. 정식 버전이 아닌 테스트 용도로 제공된 미개발 버전인 만큼 미디어 센터 등 기능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없고 버그도 많다. 마이크로소프트도 FAQ를 통해 갑작스럽 PC 멈춤 현상으로 파일이 삭제될 수 있다고 공지한 바 있는 만큼 실제 게이머가 활용하기는 아직 이르다. 다만 프리뷰 버전에서 대부분의 게임이 구동 가능할 정도로 호환성이 좋았던 만큼 정식 출시 후에는 안심하고 OS를 업그레이드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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