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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건담의 부활 그리고 신작, 소맥 온라인사업 부장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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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게임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개발사가 소프트맥스다. 소프트맥스는 일본과 미국의 콘텐츠가 장악하고 있는 PC/콘솔 패키지시장에서 ‘창세기전’, ‘마그나카르타’ 등 한국산 게임으로 자리를 잡은 몇 안 되는 토종 개발사였다. 패키지 게임으로 시작했고, 여전히 패키지 게임을 개발하고 있지만, 소프트맥스 역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시도는 꾸준히 하고 있다. 말하자면 시대가 원했기 때문인데, 여타 온라인 게임 개발사와는 태생이 조금 달랐기 때문에 그 성과가 금방 드러나지는 않았다.  

소프트맥스의 온라인 게임 ‘SD건담 캡슐파이터(이하 SD건담)’가 데뷔 첫 돌을 막 지났다. ‘SD건담’ 이전에도 ‘테일즈위버(소프트맥스, 넥슨 공동개발)’ 등 몇 가지 온라인 게임이 소프트맥스의 이름을 달고 나왔지만 본격적으로 ‘소프트맥스의 온라인 게임’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 게임은 ‘SD건담’이 처음이다. 1년이 지나는 동안 ‘SD건담’의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김도형 팀장은 소프트맥스의 온라인사업부 부장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온라인사업부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SD건담’ 이후의 신작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야기들도 솔솔 새어 나오는 시점이다. ‘창세기전’이나 ‘마그나카르타’처럼 유명IP를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맥스이기 때문에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다.      

소프트맥스의 온라인 사업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가? 또 ‘SD건담’을 잇는 차기작으로는 어떤 것들이 준비되고 있을까? 김도형 부장에게 들어보았다.

순환구조 만들었던 1년,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게임메카: ‘SD건담’이 세상에 나온지도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소프트맥스는 어떤 성과를 얻었나요?

김도형: 소프트맥스로서는 많은 것을 배운 1년이었습니다. 온라인 게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시간이었죠. 아시다시피 ‘SD건담’은 반다이남코와 소프트맥스 그리고 CJ인터넷 3사가 얽혀있는 프로젝트입니다. 런칭 후 3사가 함께 모색했던 게임의 발전 방향이 유저가 원하는 것하고는 달랐죠. 건담 IP를 이용한 최초의 국내 온라인게임이라서 기대도 많았고,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개발팀만의 중심을 잡았다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내릴 수 있는 의미인 것 같아요.

게임메카: 3사가 제시한 발전 방향과 유저가 원하는 것이 달랐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김도형: 초기 ‘SD건담’은 오로지 대전을 통해 유닛을 성장시키는 그런 컨셉의 게임이었어요.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대전모드가 유닛 성장과 수집에 충분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심하더라고요.

쉽게 설명해볼게요. 대전모드에서 한두 번 질 수는 있거든요. 문제는 지는 것 자체에 있다기 보다는 이기지 못하면 보상이나 유닛 성장에 제한이 생긴다는데 있습니다.

때문에 지는 일이 수십 번씩 반복이 되면 게임자체에 대해 질리게 되죠.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니까요.

게임메카: 게임플레이에 대한 동기부여가 다양하지 못했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김도형: 예. 런칭하고 한두 달이 지나서 보니까 일병계급이 무더기로 이탈하더군요. 어느 정도 게임을 즐겨온 유저들, 특히 일병 정도면 이제 막 게임에 재미를 붙여야 할 유저들이거든요. 유저들이 플레이를 할 이유를 상실하는 것이 눈에 보였죠.

게임메카: 사실 그 시기에는 유닛 밸런스에 대한 불만도 많았습니다. 유닛 간의 격차가 워낙 커 콘트롤로 극복할 수 없을 정도였지요.      

김도형: 워낙 많은 유닛들이 등장 하다 보니 그런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대전모드에 대한 스트레스를 심화시킨 측면도 있었고요. 유저 개개인의 취향을 일일이 맞출 수는 없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납득할만한 밸런스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전처럼 업데이트 한 번하면 밸런스 이야기로 게시판이 도배되는 그런 일은 없습니다.

게임메카: 이야기를 하다 보니 SD건담의 초기버전은 부족한 부분이 많았네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김도형: 게임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봐요. 대전모드도 기술적으로 잘 구현된 편이었죠. 하지만 아까 말한 것처럼 오로지 대전만을 통해서 유닛을 수집하고 성장시키는 것은 유저들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줬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런칭 직후에 감지했지만 유닛 밸런스 문제 등 급하게 해결해야 될 부분이 많아 쉽게 손을 댈 수가 없었죠. 어디서부터 어떻게 보강을 해야 할 지라는 문제를 두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2007년 하반기부터 점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요. 일단 성장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였습니다. 오픈 당시에는 A등급의 유닛으로 3~4개월 정도 플레이 해야 에이스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면 지금은 3~4일이면 충분하죠. 또 미션모드를 강화해 대전모드가 아니더라도 유닛의 수집과 성장이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미션모드에서 유닛을 모으고 성장시키고, 대전모드에서는 게임을 좀더 윤택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동선을 꾸며주고 순환구조를 만든 것이죠. 실제로 PVE가 주가 되는 미션모드에서는 기존대비 유닛 성장포인트가 2배씩 주어집니다. 보상을 대폭 강화해 쉽게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어요. 또 대전 모드에서도 매치 메이킹 시스템을 강화해 속칭 ‘발리는’일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고요.  

SD건담 회복세. 소프트맥스로서는 수업료를 치룬 셈

게임메카: 그런 일련의 노력들이 성과를 보이고 있나요?

김도형: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한지 6개월 정도 지났는데요. 수치상으로 봤을 때는 동시접속자수가 회복되고 있습니다. 퍼센테이지로 보면 올 2월 캡슐머신 유닛이 업데이트됐을 때 전월 대비 20%정도 상승했고, 3월 우주전이 업데이트 됐을 때는 전월 대비 30%정도 유저들이 늘어났죠. 어떤 특정 콘텐츠가 유저를 끌어들였다기보다는 게임을 지속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일병 정도 키우면 지쳐나가던 유저들이 상병이나 병장까지 계속 플레이 할 수 있는 동력이 확보된 거죠. 초기에 비하면 확실히 스트레스가 없는 가볍고 즐거운 게임으로 바뀌었습니다.

게임메카: 어떻게 들으면 캐주얼에 대한 감을 잡았다는 이야기로도 들리는데요.

김도형: 소프트맥스 같이 패키지를 만들어온 회사는 콘텐츠에 대한 마인드는 강하지만, 서비스에 대한 개념은 비교적 약합니다. 게임은 잘 만들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강해요. 실제로 온라인게임은 잘 만든 콘텐츠가 반이라면 나머지는 서비스인데 말이죠. 여기서 서비스는 운영뿐만 아니라 게임을 지속하게 할만한 동기부여나 그런 것들을 뒷받침할 업데이트 같은 것도 포함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소프트맥스는 ‘SD건담’을 개발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 수업료를 치룬 셈입니다. 수업료가 비싼지 싼지는 잘 모르겠네요(웃음)                   

게임메카: 수업을 받았으니 앞으로는 시험치고 성적도 받아야겠네요. SD건담의 방향성에 대해 좀 말씀해 주시죠.

김도형: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다만 심리적으로는 전보다 여유가 생겨 좀 더 세밀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기본이 시스템이 어느 정도 정착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싶습니다. 특히 미션전 부분을 조금 더 강화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미션전에서만 얻을 수 있는 유닛 같은 것.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통합 퀘스트 시스템을 준비 중인데요. 지금 확보해 놓은 유닛이 많은데 이것들을 캡슐머신이 아닌 다른 통로를 통해 뿌릴 수 있게 시스템적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난이도 별로 말이죠. 아무래도 수집이라는 컨셉이 있는 게임이다 보니 보상에 혹하는 유저들이 많거든요. 결국 지금 공사해 놓은 동선과 순환구조를 좀더 효율적으로 가꾸는 작업이 주가 될 것 같습니다.

창세기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

게임메카: 소프트맥스의 온라인 차기작은 어떻게 준비가 되고 있나요? 밖에서는 이미 개발팀이 세팅이 됐다는 등 말이 많아요.

김도형: 언제 그렇게 소문이 났죠?(웃음) 일단은 소수의 인원들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접근해보고 있죠.

게임메카: 신작에 대한 좀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은데요.

김도형: 아직 자세한 내용을 말할 만큼 진행되지는 않았어요. 말 그대로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리저리 재고 있는 단계거든요. 프리 프로덕트들을 만들어보고는 있지만 그게 또 그대로 적용되리란 보장도 없고요.

게임메카: `창세기전` 같은 소프트맥스의 IP를 활용한 온라인 게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김도형: 그 부분은 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소프트맥스가 ‘창세기전 온라인’을 만들려면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그만큼 ‘창세기전’이나 ‘마그나카르타’ 같은 게임들은 좀 직접적으로 건드리기 힘든 주제들이에요. 특히나 온라인게임으로 만든다면 말이죠. 잘못 만들면 엄청난 데미지를 입게 되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이번엔 창세기전 온라인이다.’라는 식의 발상은 삼가 하고 있어요. 온라인 게임 개발이란 것이 짧게는 1년 반 길게는 3년 이후를 봐야 하는 프로젝트인데 소프트맥스가 가진 정수(精髓)를 그런 식으로 쉽게 가지고 놀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우리가 언젠가 ‘창세기전 온라인’을 개발한다면 온라인 게임에 대한 노하우가 충분히 쌓였을 때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창세기전 온라인`은 (소프트맥스가) 마지막으로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작의 경우에는 일단 게임의 뼈대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장르적인 부분에서 어떤 방식의 게임이 시장에 먹힐까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만약, 이건 단지 예일 뿐입니다.(웃음) 신작이 캐릭터가 강조되는 그런 게임이다 라고 하면 창세기전의 캐릭터들을 빌려 쓸 수는 있겠죠. 많이 알려져 있다는 장점을 가질 수 있으니까. 하여튼 그런 관점에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게임메카: 신작의 발표는 언제쯤 이루어질 계획인가요?

김도형: 구체적인 날짜를 말씀 드리기에는 이르지만, 올해 안으로는 ‘저희가 다음 프로젝트로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메카: 잘 알겠습니다. 2008년 한 해는 소프트맥스가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한 해였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온라인사업 부문이 이런 분위기를 주도했으면 더 좋겠네요                 

김도형: ‘SD건담’을 통해서 참 많이 배웠습니다. 욕도 많이 먹었고요.(웃음) 질책 당하고 가슴이 안 아픈 사람은 없습니다만 그런 지적들이 마이너스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아야지요. ‘SD건담’에서 떠났던 유저들이 돌아오는 것이 저희가 늦게나마 방향을 잘 잡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부족하게 많지만 2008년에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이런 시행착오들도 충분히 의미가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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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액션
제작사
소프트맥스
게임소개
'SD건담 캡슐파이터'는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을 소재로 삼은 온라인 액션 게임이다. 건담 세계관에 등장하는 다양한 유닛을 수집하고 자신만의 캐릭터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온라인 캡슐 머신에...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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