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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에도 블랙스미스, 디스가이아 니폰이치가 만든 미소녀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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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오에도 블랙스미스' 시작 화면

니폰이치 소프트웨어의 미소녀와의 연애를 다룬 게임(이하 미소녀게임) ‘오오에도 블랙스미스’가 한글로 3월 31일 출시된다. ‘오오에도 블랙스미스’는 속칭 폐인 양성 RPG로 불리는 ‘디스가이아’ 시리즈를 개발한 니폰이츠 소프트웨어가 선보이는 PS비타용 미소녀게임이다. 

이 게임은 수명이 1년 남은 주인공과 돈을 받고 몸과 웃음을 파는 유녀 간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슬픈 사랑 이야기’를 테마로 한 만큼 진한 여운을 남기는 감동적인 스토리가 기대되기 마련이다. 이런 스토리는 등장인물들의 배경 설정이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에 따라 감동의 크기도 달라지기 마련인데, 니폰이치 소프트웨어가 ‘오오에도 블랙스미스’를 통해 국내 플레이어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지 직접 알아봤다.


▲ 히로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비용은 만난 횟수에 따라 점점 증가된다


▲  히로인과 사랑을 키워나가다 보면...이런 서비스도...


감동적인 스토리를 기대하게 만드는 벼랑 끝까지 몰린 등장인물들

미소녀게임 중에서는 ‘최루계(일본에서는 泣きゲ(나키게))‘라고 불리는 작품들이 있다. 이는 최루탄처럼 눈물을 짜낼 정도로 감동적인 스토리를 갖춘 작품을 뜻하는 말로, 국내에 잘 알려진 ‘최루계’ 미소녀게임으로는 KEY의 ‘카논’이나 ‘에어’ 클라나드’ 등이 있다.

‘오오에도 블랙스미스’도 설정상 ‘최루계’ 미소녀게임에 해당된다. 먼저 주인공은 수명이 1년 남은 ‘시한부’ 인생이며, 히로인들은 돈을 받고 몸을 파는 ‘유녀’다. 즉, 삶의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 불치병에 걸린 ‘키요하나’ ▲ 자유를 위해 돈에 집착하는 ‘아사카’ ▲ 모종의 사건으로 비관적인 성격으로 변한 ‘유우기리’ 등 히로인마다 각기 다른 상처를 부여해 절박함을 더했다. 즉, 죽기 전 마지막 사랑을 통해 게이머에게 감동을 선사하고자 하는 것이 이게임의 목적이다. 


▲ 3인의 메인 히로인 5월 1일에 한 명을 선택하면 루트가 고정된다

게임의 설정만을 살펴보면 ‘최루계’ 작품으로 나쁘지 않다.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불치병’이라는 소재에 여기에 사회 밑바닥 직업인 ‘유녀’라는 설정을 가미해 등장인물들의 처절함을 더했다. 특히, 유녀가 유곽을 벗어나는 방법은 자신을 자주 지명한 돈 많은 단골 고객의 도움을 받는 것뿐인 만큼, 히로인들은 자유조차 억압당한 상황이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도 히로인을 만나기 위한 방법은 유곽에 방문하는 것뿐이다. 이런 다양한 설정들이 더해져 등장인물들의 상황이 더욱 처절하게 느껴진다. 


▲ 유곽에 갇혀 생활하는 히로인에게 자유를 찾아줘야 한다


영화 감상의 맥을 끊는 TV광고처럼 찝찝한 스토리 전개

‘오오에도 블랙스미스’는 절망이 느껴질 정도로 암울한 설정으로 감동적인 스토리를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 후 이런 기대는 실망감으로 변했다. 플레이어의 감동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등장인물들의 상처와 아픔이 공감되어야 한다. 아무리 슬픈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플레이어가 제대로 몰입하지 못한다면 감동을 느낄 수 없다.

이 게임에서 아쉬운 부분은 스토리 전개가 허술해 등장인물의 상황에 몰입감하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유우기리’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주인공이 각 히로인의 숨겨진 상처를 눈치채는 장면이 있다. 다만, 이 부분을 주인공 독백으로 간단하게 처리하다 보니 주인공의 슬픔이나 감정이 잘 와닿지 않는다. 주인공의 진실을 알게 된 ‘유우기리’의 절규 부분도 감동을 느끼기도 전에 다른 장면으로 전환된다. 즉, 주인공과 히로인의 갈등을 세밀하게 표현하지 못해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는 느낌이었다.


▲ 절규하다가 갑자기...


▲ 이런 장면으로 전환 후 유곽 이용 시간 다되서 쫒겨난다...

여기에 스토리가 단절되는 구간이 너무 길다는 점도 문제다. ‘오오에도 블랙스미스’는 유곽을 통해서만 히로인을 만날 수 있는데, 플레이를 이어가며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횟수가 최대 21번으로 정해져 있다. 수명이 약 170일이 남은 상황이 되면 최종 퀘스트를 해결하기 전까지 히로인의 얼굴을 볼 수 없다. 영화 감상 도중 TV광고에 방해 받는 것처럼 맥이 끊기는 느낌이다. 

스토리 전개가 아쉬운 것은 엔딩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시련을 이겨내고 게임 시간으로 약 100일만에 재회한 셈이지만,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끝난다. 두 인물에 대한 감정 표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때문에 감동보다는 허탈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 이 부분을 좀 더 세밀하게 표현해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감동적인 재회지만 기다림이 길었던 탓에 너무 짧게 느껴졌다


육성부터 파티 조합, 숨겨진 스토리를 보는 재미까지

‘오오에도 블랙스미스’에서는 돈이 중요하다. 히로인이 유녀인 만큼 돈이 없다면 만날 수 조차 없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주인공의 대장장이로서 능력을 활용해 무기나 장신구 등을 만들어 돈을 벌어야 한다. 이런 시뮬레이션 파트는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이 게임의 시뮬레이션 파트는 크게 마을과 던전, 공방의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대장간에서는 아이템 판매와 제조, 강화를 할 수 있고, 던전에서는 재료를 수집할 수 있다. 마을에서는 제작 의뢰나 숨겨진 스토리를 알 수 있는 이벤트 등이 진행된다. 이런 콘텐츠는 단순히 여러 개를 나열해 놓은 것이 아니라 역할이 분명하고 유기적으로 어우러진다. 

이 게임은 주인공이 불치병에 걸린 환자인 만큼 던전 내 전투를 동료가 담당한다. 이런 동료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 공방의 아이템 제작과 마을 내 이벤트다. 마을 내 이벤트를 진행하면 동료의 친밀도를 올릴 수 있고, 친밀도 수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달라진다. 후반부로 갈수록 몬스터가 강해지기 때문에 동료의 육성이 중요한데, 이런 육성을 마을과 대장간에서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동료의 특징이 뚜렷하기 때문에 공략하려는 던전의 난이도에 맞춰 파티를 조합하는 재미도 있다. 예를 들어 공격 속도가 빠른 동료 위주로 파티를 꾸려 적이 공격하기 전에 처치하거나, 한 명의 대미지 딜러를 두고 공격력 강화와 회복을 담당하는 동료로 구성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투를 펼칠 수 있다.


▲ 던전에 따라 효율적인 동료 구성을 찾는 재미도...


▲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채굴을 통해 재료를 얻을 수 있다


▲ 보스를 잡으면 동료를 강화 시킬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더불어 대장장이가 두들겨 만드는 단조 방식을 그대로 재현한 게임 내 아이템 강화 콘텐츠와 숨겨진 스토리를 엿볼 수 있는 마을 이벤트 등 시뮬레이션 파트의 즐길 거리는 정말 다양하다. 특히, 마을 이벤트는 동료와의 친밀도 외에도 진 엔딩을 위한 단서 수집, 마을 주민들의 고민 해결, 아이템 제작 의뢰 등 다양해 숨겨진 내용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 이벤트 중에는 다른 유녀의 사랑을 이어주는 내용도 있다


▲ 가열과 냉각을 반복하며 무기를 두드리면


▲ 무기의 능력치가 높아진다

다만, 이런 시뮬레이션 파트가 메인 스토리와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오오에도 블랙스미스’처럼 시뮬레이션 요소를 삽입한 PC 미소녀게임 ‘그린스발의 숲 속’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명확하게 느껴진다. ‘그린스발의 숲 속’은 시뮬레이션 파트를 진행하던 도중 지속적으로 히로인과 대화를 진행할 수 있다. 대화 이벤트 횟수도 각 히로인별로 80개 이상이기 때문에 메인 스토리와 시뮬레이션 파트가 하나의 게임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반면 ‘오오에도 블랙스미스’는 ‘그린스발의 숲 속’의 반도 안 되는 21회에 불과하다. 즉, 짧은 스토리 안에 기승전결을 다 담으려다 보니 등장인물의 감정 표현을 세밀하게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수량이 작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파트와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미소녀게임이라기보다는 경영 시뮬레이션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 신사들을 위한 CG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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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비디오
장르
시뮬레이션
제작사
니폰이치소프트웨어
게임소개
'오오에도 블랙스미스'는 1년 밖에 살지 못하는 불치병에 걸린 주인공 '소우지'가 우연한 계기로 유곽에 가게 되면서 만난 운명의 여성들과 인연을 만들어간다는 스토리를 다루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게임에서 돈이 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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