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온라인

‘안전핀은 제거됐다’ FPS 시장 연말부터 폭발 조짐

/ 4

‘서든어택’이 동접 20만을 돌파했다. 불과 7개월 전 일이다. PC방 점유율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로 5살 먹은 게임이 맞나 싶을 정도로 국내 FPS 시장에서 그 영향력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 만하다.

업계에서는 지난 07년 ‘포스트 서든어택’을 꿈꾸며 수많은 신작 FPS를 배출해냈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그 누구도 ‘서든어택’을 꺾지 못한 것. 80% 이상이 자취를 감췄고 몇몇은 자그마한 족적조차 남기지 못했다. 선점효과의 폐단이란 정설까지 나돌았다. 이러한 열풍은 장르 이용자 풀 확장에 기여했지만, 결국 ‘서든어택’의 배만 채워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로부터 3년. 침체기를 거친 FPS 시장은 신작들이 다시 출몰하면서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시금 시즌이 부활하려는 것. 더군다나 이번 신작들은 저마다의 특징을 갖추며 게임성을 강화했기 때문에 유저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흑역사를 뒤로 한 채 ‘서든어택’에 이은 새로운 `물건`이 탄생할 수 있을까?

▲ 5년 동안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넷마블의 `서든어택` (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보다 잔인하게’ 웹젠 배터리 VS 드래곤플라이 솔저오브포춘

‘배터리’와 ‘솔저오브포춘’은 닮은꼴이 많다. 해서 자연스레 대결 구도가 펼쳐진다.

일단 두 게임의 큰 공통점은 폭력성과 잔인함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총으로 상대를 쏘면 팔다리는 물론 머리까지 날아간다. 폭발로 사망하면 사지가 으깨진다. 심지어 시체를 난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타트는 ‘배터리’가 끊었다. 현대전의 리얼리티와 현장감을 준다는 목표로 개발된 ‘배터리’는 그에 걸맞게 언리얼 3.0 엔진으로 수려한 디테일의 그래픽을 완성했고, 조준 사격 기반의 플레이를 도입함으로써 기존 FPS보다 더 리얼리티한 전투를 지향한다. 사지가 절단되는 고어적 연출도 이러한 리얼리티를 뒷받침해주기 위함이다.

누군가 사망할 때 떨어지는 보급품과 곳곳에 비치된 특수 무기는 확장성이 뛰어나 클랜전 등의 협동 전투에서 다양한 전략전술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 리얼리티를 지향하는 웹젠의 `배터리`


‘솔저오브포춘’은 ‘배터리’보다 늦게 공개됐지만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배터리’의 고어적 연출이 리얼리티를 뒷받침해주기 위함이었다면 ‘솔저오브포춘’은 오로지 타격감을 위해 설계됐다. 그야말로 팍팍 터진다. 15세, 18세 이용가로 등급을 분류해 적당히 선을 그어둔 ‘배터리’와 달리 ‘솔저오브포춘’은 18세 이용가로 아예 못 박았다.

확실히 ‘솔저오브포춘’은 성인 남성의 가슴 깊이 내제된 전투 본능을 자극한다. 총을 쏘면 붉은 피가 터지고 피격 부위에 따라 팔다리가 떨어져 나간다. 나자빠진 상대의 시체를 비열하게 내려다보며 총이나 칼로 훼손할 수도 있다. 제대로 맞추면 캐릭터가 휘파람까지 부니 빠른 템포의 속도감이 감사할 정도다. 잔인함은 곧 ‘솔저오브포춘’의 색깔이다.

지난 7일 첫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솔저오브포춘’은 연내 OBT를 목표로 막바지 개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터리’는 오는 11월 11일 OBT를 진행한다.

▲ `솔저오브포춘`은 색감까지 강렬해 붉은 피가 더 강렬해 보인다


더 새롭게’ 초이락 게임즈 프로젝트 머큐리 VS 브리디아 르네상스

비록 국내에서 큰 활약을 펼치진 못했지만 지난 08년 MMOFPS ‘헉슬리’의 등장은 시장에 신선한 자극제로 작용했다. FPS의 확장성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다.

‘헉슬리’의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은 작품은 ‘프로젝트 머큐리’다.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초 공개한 ‘프로젝트 머큐리’는 전투와 성장을 기반으로 한 MOFPS다. PvP 전투 외에도 PvE와 스킬, 라이센스, 아이템 제작 등의 콘텐츠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고착화된 밀리터리를 넘어서 이른바 ‘미친 세상’을 구현한 것도 볼거리다. ‘레트로’ 비주얼을 앞세운 까닭에 게임 내에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특징들이 군데군데 묻어난다. 요요로 적의 정수리를 찍는 가하면, 물수건으로 상대의 뺨을 후려갈기기도 한다. 바이크의 엔진과 손잡이를 떼어다 붙인 듯한 괴기한 모양의 무기도 등장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렇듯 리얼리티를 지양하다 보니 게임 제작에 대한 자유도의 폭이 넓어졌다. 과장된 표현과 유머러스한 점을 더 강화해 경쟁력을 키우고 서서히 시장에 포지셔닝 한다는 계획이다.

▲ 초이락 게임즈의 `프로젝트 머큐리` 콘셉이 독특해 눈길을 끈다


브리디아의 ‘르네상스’는 ‘헉슬리’의 아버지인 강기종 부사장이 새로 개발 중인 작품이다. 산하 개발 팀원들도 ‘니트로 패밀리’ 시절부터 강기종 부사장와 함께 해온 FPS 전문군단이다. 몇 년 간 쌓여온 노하우와 기술력이 집약됐으니 10명 남짓한 인원으로 단 1년 만에 만들어졌다.

‘르네상스’는 말 그대로 르네상스 시대를 배경으로 한 하이퍼 FPS다. ‘프로젝트 머큐리’가 미친 콘셉을 내밀었다면 ‘르네상스’는 제법 그럴싸해 보이는 콘셉으로 유저들에게 신선함을 준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어떤 총기는 다빈치가 설계한 무기를 기본 골격으로 해 16세기에 있을 법한 재료를 가지고 디자인됐다.

기존 ‘헉슬리’가 복잡한 구조였다면 ‘르네상스’는 심플한 구조다. 하이퍼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강하게 부각시키고 PvE와 캐릭터 성장 요소는 부가적인 재미요소로 포함된다. 본능이 말초를 자극하는 장르 특성을 최대한 살려내 재미를 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프로젝트 머큐리’와 ‘르네상스’의 승부수는 새로운 니즈에 기반을 둔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서든어택’ 등 유저들은 5년 넘게 같은 패턴의 전투로만 FPS를 즐겨왔다. 지금 상황에서 유저들이 원하는 또 다른 니즈를 발굴하고 그에 맞는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 두 게임의 경쟁력이다.

‘르네상스’는 올해 말 최초 비공개 테스트를 거친 뒤 내년에 정식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프로젝트 머큐리’ 역시 올해 비공개 테스트를 거쳐 내년 초에 정식 서비스된다.

▲ 브리디아 강기종 개발 군단의 `르네상스`


포스트 서든어택을 노리는 또 다른 FPS

앞서 소개한 작품 외에도 여러 신작이 준비 태세를 갖추며 내년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우선 표절 논란으로 진통을 겪은 그라비티의 ‘해브 온라인’과 JCE의 ‘게이트’가 있다. ‘해브 온라인’은 작년 9월 프로모션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팀 포트리스’의 아류작이라며 유저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았다. 영상에서 뿜어지는 아우라가 너무 비슷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결국 ‘해브 온라인’은 국내 서비스를 잠시 미룬 채 해외 쪽에 먼저 론칭했다.

‘게이트’는 밸브의 ‘포탈’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 되는 것이 공간 돌파인데, 이 장치가 ‘포탈’의 차원문 디자인과 너무나 흡사했기 때문이다. 상하좌우를 막론하고 게이트를 뚫어 공간이동을 한다는 콘셉도 표절 시비의 소스로 작용했다.

▲ SK 아이미디어에서 개발하고 그라비티에서 서비스하는 `해브 온라인`


비록 두 게임이 표절논란에 휩싸이긴 했지만 모두 기존의 밀리터리 방식을 탈피해 보려는 시도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해브 온라인’의 경우 캐릭터성과 거리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면서 판타지 밀리터리를 꿈꿨다. ‘게이트’는 벽을 통과하고 맵을 자유자재로 극복하는 시스템을 적극 내세우며 전략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두 게임 모두 유저들에게 새로운 느낌의 전투를 제공해 즐거움을 주겠다는 전략이다.

어차피 출시되면 시시비비는 밝혀지게 돼 있다. 그라비티의 ‘해브 온라인’은 해외를 거쳐 국내 론칭 준비에 분주하며 내년 초에 정식 서비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8월 1차 비공개 테스트를 거친 ‘게이트’는 폴리싱 작업을 거쳐 곧 2차 테스트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 JCE에서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게이트(GATE)`


한게임에서 준비 중인 ‘메트로 컨플릭스’도 눈여겨볼 작품이다. ‘메트로 컨플릭스’는 근 미래를 배경으로 설계된 FPS로 실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증강현실을 게임 내에 접목시킨 것이 특징이다. 경쟁력으로 내세운 것은 역시 새로운 시도다. 현재와 미래, 익숙함과 신선함을 결합해 전혀 다른 방식의 게임을 만들고, 여기에 언리얼 엔진을 통한 리얼리티한 비주얼, 동시에 2개의 무기를 사용한 화끈한 화력전 등 다채로운 특징을 내세워 유저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심산이다.

‘메트로 컨플릭스’는 오는 지스타에서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는 클랜 초청전이 개최된다. 이 결과에 따라 향후 일정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2000년 11월호
2000년 10월호
2000년 9월호 부록
2000년 9월호
게임일정
2024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