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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부터 다시 만든 MMORPG, 생존게임 ‘듀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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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의 땅: 듀랑고' 오프닝 영상 (영상제공: 넥슨)

MMORPG의 묘미 중 하나는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며 현실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후 퀘스트를 중심으로 한 진행과 육성에 집중된 MMORPG가 늘어나며 게임이 바뀌어도 퀘스트 동선을 쭉 따라가는 방식에 유저들은 매너리즘에 빠지게 됐다. 게임 안에서 할 일을 능동적으로 찾는 것이 아니라 퀘스트를 받고, 목표를 달성해 보상을 받는 수동적인 진행으로 '탐험'이 주는 즐거움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마비노기 영웅전’의 이은석 디렉터가 이끌고 있는 넥슨 사내 개발팀 '왓 스튜디오'의 신작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는 기존 MMORPG의 틀을 완전히 뒤집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은석 디렉터는 "바닥부터 다시 만든 새 문법의 MMORPG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마치 숙제하는 기분으로 닥사만 하거나 물품을 배달하는 수준의 퀘스트 진행이 주를 이뤘다"라며 "유저는 물론 업계에서도 '당연하다’고 간주된 이 관행을 뒤집을 새로운 답을 만들어왔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듀랑고'를 지스타 2015 현장에서 처음으로 만날 수 있다. 체험할 수 있는 부분은 지하철에서 공룡의 습격을 받는 '프롤로그'에 그쳤으나, 이은석 디렉터의 추가 소개를 통해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원초적인 개척 로망이 넘치는 생동감 있는 오픈월드

이은석 디렉터는 게임 핵심을 '개척'이라 밝혔다. 게임 속 세계를 탐험하고, 유저 스스로가 마을을 만들어 황무지를 개척하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문명에 길들여진 현대인이 불의의 사고로 공룡이 사는 야생세계 '듀랑고'에 던져지고, 이후 삶을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다"라며 "진짜 MMO 환경에 진짜 필드를 보여주겠다는 것이 목표다. 게임 속에서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면 그 자리에 나무가 없어지고 다른 식물이 자라나는 등의 변화가 생긴다. 유저 활동에 따라 게임 속 생태계 역시 무한히 변화한다"라고 전했다. 1~2년 하고 마는 모바일게임이 아니라 10년 넘게 살아 숨쉬는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개발진의 목표다. 






▲ 프롤로그에서 수상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화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듀랑고'의 자급자족은 얼마나 광범위할까? 이은석 디렉터는 "총기의 경우 만들어 쓰는 것도 있지만 현대에서 넘어온 것도 있다. 애초에 '총기'라는 물건은 자연에서 얻는 재료에 문명의 기술이 혼합된 것이다. 여기에 ‘듀랑고’라는 세계 자체는 야생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재료를 모아 만드는 총은 사실 조악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라며 “다른 예로 아이폰도 전기나 와이파이 등 인프라 없이는 쇳덩이에 불과하다. 그래서 아이폰을 막대에 연결해 돌도끼를 만들거나 아이패드를 판자로 사용하는 일이 생기더라”라고 설명했다.






▲ 필드 곳곳에서 현대에서 날아온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사진제공: 넥슨)






▲ 사용하는 물품 중에도 '만든 것'과 '수집한 것'이 혼재되어 있다 (사진제공: 넥슨)

정리하자면 ‘듀랑고’의 물품 확보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야생에서 재료를 모아 물건을 만드는 것, 또 하나는 현대에서 넘어온 물품을 수집하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총의 경우도, 현대식으로 만든 물건을 사용하고 싶다면 총은 물론 총알도 돌아다니면서 모아야 한다. 

이은석 디렉터는 “듀랑고는 여러 개 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람이 살기 좋아 주거지가 많은 ‘안정섬’과 환경이 척박한 ‘불안정섬’이 있다. ‘불안정섬’의 경우 머무는 시간에 따라 ‘피로도’ 개념으로 특정 패널티가 누적된다. 이 패널티는 게임에 접속하지 않거나, 마을에 가서 쉬면 천천히 회복된다”라며 “주거지에서는 오래 머물며 물품을 만들고, 불안정섬은 짧은 시간 안에 필요한 것을 찾아 가지고 나오는 플레이가 주가 되리라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 다양한 환경이 공존한다 (사진제공: 넥슨)

세계를 탐험하며 자급자족으로 살아남는다, 콘셉은 독특하지만 생존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의 경우 시작부터 무엇부터 해야 할 지 감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 이를 위해 게임 내에는 새로운 물품을 수집하면 기본적인 사용법이나 조합법을 알려주는 일종의 ‘추천 시스템’이 있다. 가이드를 따라 물품을 직접 사용하며 조금씩 게임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다. 실제로 지하철에서 공룡의 습격을 받는 장면까지 이어지는 프롤로그에서도 랩터를 상대하며 ‘회피’와 ‘공격’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튜토리얼이 있다.


▲ 프롤로그에도 여러 음식 중 하나를 고르는 선택지가 있다


▲ '듀랑고' 지스타 2015 플레이 영상 (영상제공: 넥슨)


▲ 이대로 끝인가?

지스타 현장에서 공개된 시연 버전에서는 캐릭터 직업을 고르는 과정이 있다. 주부, 승무원, 기술자 등 현실에 있는 직업 중 하나를 골라 미션을 진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직업은 야생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이은석 디렉터는 “직업에 따라 주어지는 특징은 조금씩 다르지만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다. 괜찮은 식칼이나 요리 스킬 하나 정도를 가지고 시작하는 수준이다”라고 전했다.






▲ 마음에 저마다 다른 사연을 품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여럿이 함께 하면 더 재미있다, 유저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마을’

변화무쌍한 세계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유저들의 이야기가 '듀랑고'의 중심을 이룬다. 이 디렉터는 "듀랑고 안에는 미리 지어진 마을이나 자판기처럼 퀘스트를 반복적으로 주는 NPC, 상점도 없다"라며 "게임 속 모든 마을은 유저가 맨주먹으로 황무지에서 만들어낸 것이다. 처음에는 물가처럼 살기 유리한 곳에 간단한 쉼터를 지어놓는 수준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거대한 마을을 이룰 수 있다"라고 말했다.




▲ 힘든 야생 생활도 친구와 함께라면 좀 낫다 (사진제공: 넥슨)

이러한 '마을'은 커뮤니티 중심이 된다. 마을을 크게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 유저가 합심해 재료를 같이 모아주거나, 가지고 있는 시설을 서로 빌려주는 등의 협동이 필요하다. 이 디렉터는 "마을은 커뮤니티와 경제 중심지로 작동한다. 마을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부지'를 만들거나 설비를 서로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라며 "실제로 FGT에서도 '음식'이나 '광물' 등 채집품을 모아 놓고 표지판에 품목을 써놓아 필요한 사람은 꺼내 쓰도록 하는 플레이를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척박한 야생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협동'이 필수다. 실제로 프롤로그가 끝난 후 섬에 당도하면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뗏목을 만들어 탈출해야 된다. 이 외에도 여러 섬으로 이동하는 선착장을 만들어 공유하거나, 대형 공룡을 물가로 몰아서 사냥해 고기를 튀겨 나눠먹는 등 다양한 협동 플레이가 FGT에서 일어났다. 커뮤니티가 중요한 만큼 '듀랑고'는 타이핑을 활용한 채팅 외에도 간단하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이모티콘이나, 화면에 그림을 그려 뜻을 전하는 법, 음성 채팅 지원 등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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