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이 ‘핫’ 했다! 게임 전문지가 말하는 '지스타 2014'
  • 지스타 특별취재팀 입력 2014-11-22 22:51:15
  •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지스타 2014’가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20일(목)부터 23일(일)까지 총 4일간 진행되지만 이 시간은 기자들에게는 정말 길게 느껴지기에, 토요일이 되니 홀가분한 마음이 먼저 드네요.

    지스타는 기자들에게 복잡미묘한 감정을 안겨주는 행사입니다. 평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취재 스케쥴이 많아서 에너지음료를 항시 들이키며 기사를 써야 하는 힘든 기간이지만, 국내 게임산업의 동향을 피부로 느끼게 되는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죠. 그래서 이른 아침부터 다들 행사장에 모여 해가 저물 때까지 행사장을 지켜본답니다.

    행사를 하루 남겨놓고 지난 3일을 돌아보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요. 그중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게임과 사건이 저마다 하나씩 있겠죠? 누구나 가슴에 삼천 원쯤은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지스타 현장을 종횡무진 누볐던 관계자들을 만나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번 행사는 어땠는지 들어봤습니다.



    게임동아 김남규 팀장

    서병수 시장의 방문이 기억에 남는다. 규제법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던 그가 게임 규제를 지양하고, 게임산업 진흥에 예산을 쓰겠다고 ‘태세변환’을 했으니 말이다. 말뿐인 공약만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스타 2014는 기대보다는 괜찮았던 것 같다. 모바일게임 일색도 아니었고, 나름 규모있는 온라인게임들이 부스를 많이 채웠으니까. 그런데 특별한 전환점 없이 이대로 행사가 흘러간다면 향후 지스타가 부산에서 계속 개최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최근 성남시에서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보여주고 있는데, 굳이 부산에서 해야 하는 명분을 찾지 못하면 개최지역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B2B 규모가 작년에 비해 많이 늘어났고, 한국 외 다른 국가의 공동관도 생긴 것이 눈에 띄었다. 국제 게임쇼로서 발돋움을 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공동관에 입주한 대부분 국가들이 한국 개발사를 자국으로 끌어오는 것을 목표로 삼아서 씁쓸한 기분이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한국에 남아서 이득을 얻을 게 없는데, 많은 지원을 해주는 외국을 더 선호하지 않겠나.


    이번 지스타에 대한 느낌 역시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다. 작년보다 방문객은 늘었지만, 지스타가 이미 국내 최대 게임쇼로서 자리 잡은 상태라는 걸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정작 지스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시연 버전이나 차별화된 행사가 없어서 결과적으로는 내실이 부족했던 것 같다. 지스타만의 경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좀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게임샷 김성태 편집장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보통 그 정도의 대형 블록버스터급 MMORPG는 엔씨소프트나 넥슨이 아니면 다룰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로스트아크’로 그 고정관념이 깨졌다. 이 외에 스마일게이트가 개발사로서의 면모를 보이려 노력한 부분이 많아 놀라웠다.


    그리고 지스타 2014는… 본 행사의 중심이 B2C에서 B2B로 옮겨지는 과정을 상징하는 쇼였다. 실제로 B2C는 몇몇 대형 부스만 눈에 띄었는데, B2B에 오히려 볼거리가 많았던 기억이다.



    게임어바웃 이덕규 편집장

    ‘문명 온라인’이 기억에 남는다. 송재경 대표의 신작인 탓도 있지만, ‘리니지’로 한국형 MMORPG의 틀을 잡았던 그가 새로운 형식의 MMORPG에 도전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기에 더욱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온라인 RPG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문명 온라인’의 송재경 대표 외에도 ‘광개토태왕’을 발표한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 ‘페리아연대기’의 넥슨 정상원 부사장 등 소위 1세대 개발자였던 사람들이 새롭게 경합을 벌여 흥미진진했다. 더군다나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플랫폼도 등장해 이번 지스타를 기점으로 국내 게임산업의 세대교체가 기대된다.



    게임조선 이관우 편집장

    올해 지스타는 모바일게임의 폭발적인 성장 이후 상대적으로 침체됐다고 평하는 PC온라인게임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이터널'과 ‘프로젝트 혼'을 비롯해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2'와 '공각기동대 온라인',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엑스엘게임즈의 ‘문명온라인', 액토즈소프트의 ‘파이널 판타지 14' 등은 '재미'라는 게임의 본질에 충실해 온라인게임 시장의 미래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흥행을 떠나 타 플랫폼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고유의 재미를 내세웠다는 점에 올해 지스타는 화려한 게임축제로, 또 즐거움의 장으로도 활약했던 것 같다.



    인벤 강민우 팀장

    이번 지스타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건, 일단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다. 완전히 베일에 감춰졌다가 깜짝 공개됐는데, 영상 하나만으로도 다른게임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좋은 퀄리티를 보여줬다. 영상 속에 게임 기획 내용과 개발 방향을 담아낸 덕분에 유저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던 것 같다. 여담이지만 넥슨의 새로운 시도도 눈에 띄었다. 시연부스를 다 없애고 영상 위주로 전시한 것 말이다.


    그런데 기자 입장에서 이번 지스타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연 버전이 없다 보니 체험기를 쓸 수 없었고, 영상이 나오면 그냥 바로 처리하는게 끝이었다. 그건 관람객들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한번 쭉 둘러볼수는 있었는데, 뭔가 지스타에서까지 뭔가 할 수 있는게 없어서 아쉬웠다. 오히려 작년보다 김이 빠진다. 그리고 블리자드랑 워게이밍이 빠진 탓에 시연이나 야외 부스 이벤트가 허전한 감도 있었다.
허새롬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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