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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프로야구 H2'는 프야매 정신적 후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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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 고윤호 사업 PD(좌)와 엔트리브소프트 심재구 개발 PD (우)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프로야구 매니저’가 오는 3월 31일 문을 닫는다. 7년 동안 열려 있던 ‘온라인 야구장’이 닫히는 것이다. ‘프로야구 매니저’는 ‘팡야’로 스포츠게임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엔트리브소프트가 만든 첫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이다. 즉, 엔트리브소프트에는 물론 이 게임을 즐겨왔던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게임으로 손꼽힌다. 많은 게이머들이 ‘프로야구 매니저’ 서비스 종료를 아쉬워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그리고 엔트리브소프트는 ‘프로야구 매니저’ 종료 이후 새로운 도전을 알려왔다. 오는 3월 30일에 출시되는 ‘프로야구 H2’가 그 주인공이다. ‘프로야구 H2’는 ‘프로야구 매니저’ 개발진들이 일기투합해 만든 게임이다. 심지어 이 게임은 ‘프로야구 매니저’ 개발실장이었던 심재구 PD 다시 맡았다. 즉, ‘프로야구 H2’는 ‘프로야구 매니저’의 ‘정신적 후계작’과 같다.

엔씨소프트 고윤호 사업 PD는 “본래 ‘프로야구 H2’의 프로젝트 명은 ‘프로야구 H3’였다. ‘프로야구 매니저’의 프로젝트 명이 ‘H1’이고, 기존에 엔트리브가 만든 모바일게임 ‘프로야구630’이 ‘H2’, 이번 작품이 ‘H3’다”라며 “그러나 ‘프로야구630’은 ‘프로야구 매니저’와 개발진도, 게임성도 달라서 하나의 줄기로 잇기 어려웠다. 그래서 ‘H3’야말로 ‘H1’의 진정한 차기작이라는 생각에 ‘프로야구 H2’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7년 간 ‘프로야구 매니저’를 만들고 운영해온 제작진의 노하우가 ‘프로야구 H2’에 어떻게 녹아 있을까? 게임메카는 3월 23일,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정적이고 딱딱한 매니지먼트 게임은 가라

‘프로야구 매니저’를 가장 잘 드러내는 말은 ‘데이터 야구’다. 실제 프로야구 선수를 토대로 한 ‘데이터’로 선수를 평가하고, 그 중 좋은 수치를 가진 선수로 팀을 짜고, 이를 토대로 다른 팀과의 전력을 비교한다. 이 점은 ‘프로야구 매니저’를 ‘마우스 클릭만으로 즐길 수 있는 야구 게임’으로 만들어줬지만 ‘숫자’에 약한 게이머에게는 일종의 진입장벽으로 통했다. ‘데이터 야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플레이 화면을 보면 ‘이게 뭔가’ 싶다. 엄청나게 많은 숫자가 있는데 이것만 보고는 어떤 선수가 좋은지, 다른 팀하고 비교해보면 내 팀이 얼마나 센지 단박에 알기가 어렵다.


▲ 모르는 사람이 보면 게임인지, 엑셀인지 모를 정도였다
(사진출처: 프로야구 매니저 공식 홈페이지)

이에 ‘프로야구 H2’는 쉬운 게임을 목표로 삼았다. 딱딱한 숫자가 아니라 한눈에 보기 편한 그림과 기사로 풀어내어 ‘수치’에 약한 사람도 쉽게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심재구 PD는 “기존의 ‘데이터 방식’도 제공되지만 이러한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 잘하고 있다, 혹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는 ‘인포그래픽’이 주어진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내가 타선을 바꿨다면 그 전과 후의 팀 전력 차이가 각각 ‘그래프’로 나타나서 강하고 약한 부분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여기에 나와 상대의 전력 차이 역시 ‘그래프’로 그려지기 때문에 숫자에 약해도 분석이 편하다.

경기 결과를 ‘기사’로 보여주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고윤호 PD는 “물론 점수와 전체적인 경기 데이터를 볼 수 있는 ‘박스 스코어’도 있지만 이를 정리한 기사도 제공된다. 어떤 팀과 대결해서 몇 점을 거뒀고, 어떤 선수가 선발 투수로 올라갔으며 몇 이닝을 던졌고, 방어율과 타율은 각각 이러하며, 몇 회에서 얼마의 점수가 났으며 수훈 선수는 이 선수다라는 식이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내 경기의 승부를 예상해보는 ‘승부예측’은 게임에 생동감을 더한다. 앞서 말했듯이 매니지먼트 게임의 경우 내가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에서 뭔가를 한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그저 팀을 출전시키고 결과를 기다린다. 그리고 유저들의 관심은 ‘내가 이번 시즌에 몇 등 했지?’로 귀결된다. 즉, 매 경기가 아니라 리그 성적에만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 구조에서 ‘프로야구 H2’에 대한 ‘승부예측’은 각 경기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준다.


▲ 내 예상이 맞을까, 틀릴까를 지켜보는 재미를 주는 '승부예측'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심재구 개발 PD는 “단순히 순위나 점수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선수 기록 예측도 있다. ‘이대호가 안타를 칠까요?’나 ‘안타를 몇 개나 칠까요?’ 혹은 ‘데드볼을 맞을까요?’라는 예측이 계속 제공된다. 그리고 연속해서 예측이 적중할 경우 콤보에 따른 추가 보상이 주어진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프로야구 H2’에는 경기 중간중간에 간단히 즐기는 ‘미니게임’이 등장한다. ‘야구를 하지 않는 게임’이 기본이지만 공도 던지고, 치고는 미니게임을 넣어 ‘짬짬이 야구를 하는’ 재미를 넣은 것이다.

영입보다는 육성, 선수 키우는 재미에 집중했다

‘프로야구 매니저’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영입이었다. 쉽게 말해 좋은 선수 카드를 뽑아서 우리 팀을 최고의 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프로야구 H2’는 영입보다는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즉, 새 선수를 영입하는 것보다 꾸준히 게임을 하며 선수들을 키워나가는 것이 주가 된다.

심재구 PD는 “프로야구 H2의 경우 동일한 선수 카드를 모으면 외형도 변화하고, 새로운 버프도 생기는 ‘선수 앨범’이라는 시스템이 있다”라고 밝혔다. 고윤호 사업 PD 역시 “비율적으로 보면 육성과 영입은 7:3 정도다”고 덧붙였다. 작전에도 성장 요소가 들어간다. 고윤호 PD는 “프로야구 H2에는 ‘택티컬 엔트리’라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레벨에 따라 얻는 포인트를 투자해 스탯을 올리면 구단의 능력을 높여주는 버프를 받거나 플레이 중 활용할 수 있는 ‘작전 방침’ 개수도 늘리는 것이다. 즉, 스킬 트리를 타며 점점 ‘택티컬 엔트리’를 개방해나가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 선수 영입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팀 구성에서는 ‘자유도’가 높아졌다. 심재구 PD는 “기존에는 상위, 클린업, 하위 타선에 투입하는 선수 수가 고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프로야구 H2’에서는 ‘택티컬 엔트리’를 활용하면 유저 필요에 따라 상위, 클린업, 하위에 들어가는 선수 수를 조정할 수 있다”라며 “여기에 포지션 배치에도 약간의 자유가 있다. 3루가 주 포지션이지만 2루를 서브 포지션으로 가진 선수는 2루에 배치해도 디버프가 없는 식이다. 다만 타자를 투수에 넣는 극단적인 변경은 불가능하며 3루 포지션만 가진 선수를 2루에 배치하면 디버프가 있다”라고 말했다.


▲ 라인업 구성도 비교적 자유롭다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여기에 ‘프로야구 매니저’와 달리 ‘프로야구 H2’에는 ‘팀 코스트’ 제약이 없으며, ‘프로야구 매니저’의 특징이었던 ‘팀 컬러’도 범용성이 커졌다. 심재구 개발 PD는 “프로야구 H2에는 ‘팀 컬러’가 아닌 ‘팀 배지’가 들어간다. ‘프로야구 매니저’에서 ‘팀 컬러’를 발동시키기 위해서는 이 조건을 만족하는 선수들을 반드시 1군에 포함시켜야 했다. 그러나 ‘프로야구 H2’에는 특정 선수를 1군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선수를 통해 얻은 ‘배지’를 팀에 장착시키면 버프를 받을 수 있다”라며 “SK 선수들을 모아서 ‘SK 팀 배지’를 받고, 이를 팀에 장착시키면 1군에 있는 SK 소속 선수가 버프를 받는 식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프로야구 H2’는 야구 게임이기에 얼마나 많은 실제 선수가 등장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로 떠오른다. 심재구 개발 PD는 “출시 기준으로 08시즌부터 2016시즌까지의 선수들이 등장하며 ‘선수 카드’ 총 수는 4,000장 정도다. 이 중에는 은퇴 선수나 용병 선수, 외국으로 이적한 선수도 포함되어 있다. 해외에 나간 선수의 경우 라이선스가 없는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등장한다”라며 “또한 출시 이후에도 07부터 시작해 원년까지 가능한 모든 선수를 업데이트할 것이며 ‘클래식 선수’나 ‘레전드 선수’와 같은 새로운 카드도 추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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