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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전투와 약탈 더해진 부루마블, 쥬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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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만지' 공식 홍보 영상 (영상출처: NHN엔터테인먼트 공식 유튜브 채널)
※ [앱셔틀]은 새로 출시된 따끈따끈한 모바일게임을 바로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모노폴리'나 '부루마불' 같은 부동산 게임들은 특유의 무작위성과 권모술수로 흥미진진한 재미를 준다. 그러나 규칙상 간접적으로 상대를 파산시키는 것만 허용되다 보니 가끔 진행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특히 후반에 누군가 통행료 비싼 타일에 걸리기만 기다리며 무의미하게 턴을 넘기다 보면, 이러느니 그냥 시원하게 전투 한 번 해서 끝내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정말로 '부루마불'에 전투를 도입한 게임이 나왔다. 최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쥬만지: 새로운 세계'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 보드게임, '쥬만지: 더 모바일 게임'이다. NHN엔터테인먼트가 15일 글로벌 출시한 이 게임은 '부루마불'처럼 주사위를 굴리고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에, 전투와 스킬 요소를 도입해 전략의 묘미를 한층 배가시킨 모습이다.


▲ 첫 모습은 13칸 짜리 '부루마불' 같은 느낌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본적으로 '쥬만지'는 '모노폴리'나 '부루마불'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두 플레이어가 번갈아 주사위를 굴리고, 나온 주사위 눈 만큼 자기 말을 전진시키는 것이다. 말이 도착한 타일에는 돈을 지불하고 요새를 지을 수 있다. 상대 플레이어의 요새에 들어가면 통행료를 지불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부루마불'과 비슷한 부분이다. 보드는 13칸으로 다른 보드게임에 비해 크기가 작으므로 빠르고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다. 한 판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껏해야 2~3분 정도다.

특이한 점은 '부루마불'과 달리 상대 요새에 들어가도 강제로 통행료를 뺏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대방 요새에 들어가면 통행료를 지불하고 그냥 지나가거나, 지불을 거부하고 싸우는 선택지가 제시된다. 전투에 이기면 땅 주인을 약탈해 돈을 뜯어내는 것이 가능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아예 땅을 빼앗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투에서 지면 통행료보다 많은 돈을 빼앗기므로, 전투력 차이를 고려해서 순순히 통행료를 지불할 것인지, 혹은 약탈을 시도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 통행료를 내고 얌전히 지나갈지, 싸워서 약탈할지 선택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투 규칙은 간단하다. 게임에 앞서 플레이어는 아이템을 최대 5개까지 착용할 수 있다. 각각의 아이템은 공격과 방어 수치를 지니며, 이를 더한 것이 플레이어 공격력과 방어력이 된다. 전투가 발생하면 두 플레이어는 각자 6면체 주사위를 굴린다. 공격자는 공격력에, 방어자는 방어력에 이 값을 더하며, 결과값이 높은 쪽이 전투에서 승리한다. '탈리스만'이나 '주사위의 잔영'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게임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총 세 가지가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상대를 파산시키는 '파산 승리'다. 상대가 가진 돈을 0으로 만들면 '파산 승리' 조건이 충족되며 즉시 게임에서 승리한다. 두 번째는 '독점 승리'다. '쥬만지' 게임 보드는 3~4개 타일로 구성된 구획들로 이루어지는데, 한 구획을 모두 자기 요새로 채우면 '독점 승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12턴 제한시간이 지날 때까지 어느 한 쪽이 이기지 못하면 강제로 게임이 끝나며, 끝난 시점에서 보유자산이 더 많은 쪽이 승리한다.

승리 조건이 이렇다 보니 '쥬만지'의 핵심은 결국 전투가 된다. 상대를 파산시킬 때도, 급히 돈을 벌 때도 가장 손쉬운 수단이 전투다. 게다가 '독점 승리'를 노릴 때도 상대 요새를 빼앗는 동시에 자기 요새를 방어해야 하므로 전투가 중요하다. 일견 '모노폴리'와 비슷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쥬만지'에서는 어떻게 하든 전투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 아이템 '올가미'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게임을 전략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요소인 스킬이 있다. 스킬은 플레이어가 장착한 아이템에 따라서 정해진다. 스킬은 크게 일반 스킬과 이동 스킬로 나뉘며, 일반 스킬은 한 턴에 하나만 사용 가능하다. 대부분의 스킬은 1회용이거나 긴 재사용 대기시간이 있으므로, 언제 어떤 스킬을 사용할 것인지를 잘 판단해야 게임을 유리하게 끌어나갈 수 있다. 아이템 세팅과 활용의 재미까지 갖춘 셈이다.

예를 들어 '고릴라' 아이템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3씩 올려준다. 또한 스킬 사용시 자신의 보유자산이 1이 되는 대신 6턴 동안 상대 플레이어의 방어력이 1로 고정된다. 이 스킬을 쓰면 6턴 동안 상대 방어를 완전히 해제시킬 수 있으므로, 상대가 요새를 많이 세워둔 후반부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보유자산 500을 뺏는 '시장도둑' 카드에 당하면 그 즉시 '파산 패배'를 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사용할 타이밍을 신중히 고르는 것이 좋다.


▲ 아이템 세팅에 따라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날씨, 낮밤, 특수 타일도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시장 스테이지에서는 무작위적으로 모래 폭풍이 몰아치는데, 이때는 요새를 건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런가 하면 밤이 되면 모든 플레이어의 방어력이 1 상승하여 공격자가 불리해지며, 보드 상에 원하는 곳으로 즉시 이동시켜주는 '지도 제작자' 타일이 존재한다.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스테이지 특수 요소를 잘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이처럼 '쥬만지'는 부동산을 매입하고 통행세를 걷어 상대를 파산시키는 '부루마불'에서 기본 틀을 따왔다. 그러나 전투와 스킬 사용을 통해 땅과 돈을 뺏고 빼앗길 수 있다는 점으로 크게 차별화하여 전략적 다양성과 흥미진진함을 더했다. '모노폴리'나 '부루마불' 같은 보드게임을 좋아하지만 직접 전투 요소가 없어 아쉬웠던 이들이 크게 환영할 만한 작품이다.


▲ '헬리콥터' 같은 이동 스킬로 능동적 공세를 피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는다. 가장 아쉬운 점은 게임 모드가 1:1 PvP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캐주얼한 게임이다 보니 많은 게임 모드를 담기는 힘들었을 수 있지만, 초보자 입장에서는 한 번의 튜토리얼 이후 곧바로 기존 유저들과 대전해야 하다 보니 진입장벽이 다소 높다. 실제로 몇 판 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자신보다 공격력이 두 배 가까이 높은 플레이어들과 매칭될 때도 있었는데, 초보자가 운과 전략만으로 상대하기는 다소 버거웠다. AI대전처럼 혼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게임을 익힐 모드나, 팀전, 다인전 등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하면, '쥬만지'는 캐주얼 하면서도 전략적 재미가 있는 준수한 모바일 보드게임이다. 솔직히 말해 처음에는 단순 영화 홍보용 게임을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직접 해보니 의외로 간단하면서도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콘텐츠 볼륨이 부족하여 오래 즐기기에는 다소의 아쉬움이 남는다.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게임 모드와 수집 요소 등이 추가되기를 기대해본다.


▲ 우측 구역 세 칸에 모두 야영지를 지어 '독점 승리'를 성취한 모습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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