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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상담사의 '뻔한 답변', 이런 문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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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차가 다소 까다로워 보일 수 있지만, 이유가 있다 (정보출처: 넥슨 고객 상담 센터)

게임 상담사는 게임에 대한 각종 문제를 처리해주는 고객응대 업무 최전선에서 일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담사들에게 게이머들이 보내는 시선은 냉소적이기만 하다. 혹자는 상담사가 늘 똑같은 답변만 반복하고 즉각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들며 "욕 안 나오게 운영을 제대로 하든가"라고 이야기하는가 하면, "게임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상담사로 쓰니 답답하다"는 반응도 있다. 상담사가 제대로 답변을 해주지 못한다는 불만족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상담사들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기다리라"거나 "말해줄 수 없다"는 답변도, 일단 듣고 나면 납득될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모르거나 불성실해서 처리가 늦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메카는 유저와 게임 상담사 사이 오해가 생기는 이유를 알아보고자 했으나, 업체별 정확한 업무지침은 업무상 기밀이므로 외부인이 직접 확인해볼 수가 없었다. 대신 게임메카는 차선책으로 익명의 현직 게임 상담사 5인을 만나, 일견 '뻔한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모든 상담사가 복구 권한을 지닌 건 아니다

인터뷰에 응해준 상담사는 모두들 4~10년 가량 게임업체 상담업무를 맡은 베테랑들이었다. 담당한 게임은 MMORPG부터 MORPG, FPS, CCG, 레이싱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그런데 이들의 담당업무를 보면 분명히 구분되는 특징이 하나 있었다. 한 쪽은 'GM, CS'라는 두 가지 업무를 쓴 반면, 다른 한 쪽은 'CS'라는 한 가지 업무만 쓴 것이다.

그 이야기인즉 이렇다. 일반적으로 운영자는 GM(게임 운영)과 CS(고객지원 혹은 고객만족) 업무를 동시에 수행한다. 사실상 GM을 CS의 일환이라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조금 쉬워진다. GM의 게임 데이터베이스 열람 권한을 이용해서 고객이 원하는 문제를 바로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모든 게임 운영자가 GM과 CS 업무를 도맡아 처리하지는 않는다. 게임업체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동시 접속자가 많을수록 GM과 CS 업무는 구분된다. 한 사람이 두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뷰에 응해준 상담사 중에는 상담 전화만 하루 약 400~500 건씩 전화를 받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 게임업체 넥슨레드 CS 채용 요강, 운영 업무 내용은 포함되어있지 않다 (정보출처: 넥슨레드 공식 홈페이지)

이처럼 GM과 CS 업무를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없을 시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두 업무를 구분하는 수밖에 없다. 운영자는 GM 업무에 집중하고, CS 업무는 따로 전담 팀을 꾸리거나 외주를 맡기는 식이다. 하지만 이렇게 업무가 구분될 시 CS 팀은 데이터베이스 접속 및 수정 권한이 주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쉽게 말해서 게임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것이다.

이 경우 CS 팀은 버그 수정, 해킹 당한 계정 복구, 게임 내 사기 및 욕설 신고 등을 직접 처리할 수 없다. 게임 내 로그를 면밀히 확인한 후 이를 토대로 처리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요청을 받을 시 CS 팀은 이를 GM 팀에 전달한다. 그러면 GM 팀에서는 CS 팀이 제보한 문제를 확인하고 수정하며, 그 다음에 CS 팀이 결과를 고객에게 고지하게 된다. 특히 모바일게임 환불은 마켓 측 승인도 받아야 하므로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업무규정상 CS 팀에 GM 권한이 함께 부여된 게임이 아니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 문제가 처리될 때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객 측에서 숙지해두는 것이 좋다.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

CS 팀에게 GM 권한이 없어서 '기다리라'는 말이 나온다는 건 이제 알겠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다. 상담 중 가장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말인 '답변을 드릴 수 없는 사항입니다'는 말은 왜 그렇게 자주 나오는 것이냔 말이다.

물론, 여기에도 이유는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미처 파악하기 힘들지만, 사실 요구하는 정보 중 상당수는 정보 보호법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한 상담사가 전해준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한 유저가 해킹으로 인한 계정복구를 요청하며 전화로 상담을 요청해왔다. 해당 상담사는 GM과 CS 업무를 모두 담당하는 운영자였고, 곧바로 게임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해 어떻게 된 것인지 상황을 확인해보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유저는 친구와 계정을 공유하고 있었고, 사라진 아이템은 친구가 판매한 것이었다.

그러나 상담사는 아이템이 사라진 이유를 유저에게 말해줄 수 없었다. 만약 이 이야기를 해주면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당사자 동의 없는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을 금지하는 법이다. 계정을 공유했을지언정 친구의 개인 활동 내역을 전해주면, 그 친구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누설하는 셈이 된다.

상담사들은 랜덤 박스에서 아이템이 나오는 원리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하는 유저도 상당히 많다고 입을 모았다. 어떤 아이템이 몇 %의 확률로 나올지 고시가 되어있다 해도, 개개인이 느끼는 체감 확률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에 고시된 확률을 믿지 못한 유저들이 직접 전화하여, "못 믿겠으니 시스템을 공개하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상담사와 게임업체 간 계약상 포함되는 비밀준수서약에 걸리는 문제이므로 답변해줄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자신이 요구하는 정보가 업체 외부로 노출될 시 어떤 문제가 생길지는 큰 관심이 없다. 직접 전화까지 해서 도움을 청하는 사람은 이미 많은 스트레스가 누적돼 극히 예민한 상태이고, 빨리 문제가 처리되기만 바라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대답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정 정보 공개 가능 여부는 대개 해당 게임 이용약관 및 운영정책에 명시되어있다. 상담사들은 상담에 앞서 이를 확인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을 해야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을지 조금 더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약관 위반은 스스로 피하자

'기다리라'는 말도, '말해줄 수 없다'는 말도 이해하겠다. 그렇지만 도저히 참기 힘든 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들어줄 수 없다'는 말이다. 내가 겪는 문제를 아예 처리해줄 수가 없다고 못을 박는 말이다. 많은 게이머가 가장 분노하는 상담사 반응이 아마 이 대답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답이 어떤 상황에서 주로 나올까? 5인의 상담사는 '계정복구'와 '제재해제'를 꼽았다. 유저 과실이나 실수로 잃어버린 아이템을 복구해달라거나, 유저가 약관을 위반해 제재를 당하고 이를 풀어달라는 것이다.

가장 흔한 문제는 게임 내 아이템 현금거래다. 대개의 게임은 약관상 계정 및 아이템 현금거래를 금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현금거래로 적발될 시 거래된 게임정보(캐릭터, 재화, 아이템, 업적 등)는 초기화된다. 그리고 만약 거래된 게임정보와 그 외 게임정보와 결합되어 구별할 수 없을 시에는 계정이 전체 초기화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정상적으로 구매한 재화와 비정상적으로 구매한 재화를 함께 투자해 확률형 아이템을 뽑을 경우, 이 아이템은 어떤 재화로 얻은 것인지 정확하지 않으므로 초기화 대상이 될 수 있다.


▲ 약관을 위반하고 계정과 아이템을 거래하는 유저는 굉장히 많다 (사진출처: '리니지M' 공식 카페)

그러나 실제로는 적지 않은 유저가 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거래하고 있으며, 이 중 적발돼 계정 초기화를 당하는 이들도 많다. 문제는 이들이 많은 돈을 쏟은 계정을 포기하지 못하고 상담사를 상대로 복구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술한대로 CS 전담 상담사는 계정을 복구할 권한이 자체적으로 없고, 권한이 있다고 해도 규정상 사사로이 복구해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정이 초기화된 유저들은 1차적으로 상담사에게 분노를 토해낸다. 물론 돈이 걸린 문제니 신경이 곤두설 수는 있다. 하지만 유저 본인이 잘못한 상황에서도 막무가내로 복구해달라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그러니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유저 본인도 약관을 잘 알아두고 제재대상이 될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답답할지는 몰라도, 원칙대로 하는 것은 중요하다

앞서 이야기한 것은 모두 상식적인 이야기다. GM과 CS 업무분담상 문제 처리에 시간이 걸린다, 정보 보호법이나 비밀준수 서약상 말해줄 수 없는 정보도 있다, 유저 과실 및 약관 위반은 복구해줄 수 없다 등... 모두 그냥 들으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주장이다.

문제는 상담을 요청할 정도의 유저는 이미 절박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게임에 너무나 큰 애착을 품었거나 거액의 돈을 들인 유저는 앞서 언급한 사정이나 원칙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만 유도리 있는 예외가 허용되길 기대한다. 하지만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아무리 딱해도 예외를 인정해줄 수 없다. 하나의 예외가 생기면 그 뒤를 이어 또 다른 예외들도 허용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원칙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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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벽
게임메카 취재팀 기자 이새벽입니다. 게임 배경에 깔린 스토리와 설정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습니다. 단지 잠깐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기사를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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