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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쳐가는 사회, 엔씨소프트 스푼즈로 '행복'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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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푼즈
▲ '스푼즈' 콜라보 카페에 전시된 '비티'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엔씨소프트에게는 명확한 이미지가 있다. 바로 성인 남성을 주요 타겟으로 삼은 중후한 MMORPG 전문 개발사라는 것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 대표작은 ‘리니지’나 ‘리니지 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인데,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른다기 보다는 특정 계층에 집중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엔씨소프트를 ‘아재 게임 전문 개발사’라고 부르는 목소리도 있다.

그래서 엔씨소프트가 새로운 캐릭터 ‘스푼즈’를 공개했을 때는 놀라운 마음이 컸다. 지금까지 엔씨소프트가 귀여운 캐릭터를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것은 ‘스푼즈’가 그간 엔씨소프트 주 고객층이 아닌 사람들에게 큰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엔씨소프트가 ‘스푼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또, 지향점은 어디에 있을까? 게임메카는 ‘스푼즈’를 담당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이기동 UX 디자인실 사업팀장을 만났다.

엔씨소프트 스푼즈
▲ 엔씨소프트 이기동 UX 디자인실 사업팀장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MMORPG 전문 개발사의 파스텔 톤 브랜드, ‘스푼즈’

엔씨소프트 ‘스푼즈’는 지난 4월 처음 공개된 캐릭터 브랜드다. 발트해 중심에 있는 가상의 섬 ‘스푼 아일랜드’를 무대로, 느긋한 양 ‘비티’, 민트초코 요정 ‘신디’, 수줍은 전직 악마 ‘디아볼’, 기묘한 아기용 ‘핑’, 말랑말랑 부드러운 ‘슬라임’ 5종 캐릭터 이야기를 그린다.

특별한 점은 엔씨소프트가 지금까지 만들었던 게임과는 정반대의 인상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 대표작인 ‘리니지’나 ‘블레이드앤소울’이 피에 젖은 복수담이나 권력을 향한 투쟁 같은 이야기를 그린다면, ‘스푼즈’는 따뜻한 세계관, 그리고 아기자기한 캐릭터 디자인 등을 통해 마치 동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스푼즈' 소개 영상 (영상출처: 스푼즈 공식 유튜브)

‘스푼즈’가 기존 엔씨소프트 색을 뺀 이유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랑 받을 수 있는 브랜드 IP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이 팀장은 “기존 엔씨소프트 대표 게임은 다양한 연령을 아우르기 어려웠다. 성별이나 나이 등에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사랑 받을 수 있는 브랜드 IP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스푼즈’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스토리와 외형을 오랫동안 신경 쓰면서 심혈을 기울였다고.

특히 이 팀장은 ‘스푼즈’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다른 캐릭터 브랜드에도 뒤지지 않는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캐릭터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개성이 있겠지만, ‘스푼즈’를 만들어 가는 사람은 그 누구보다도 개성 넘치고 자유로운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디자이너들의 넘치는 끼가 ‘스푼즈’ 만이 가진 최고의 장점이자 캐릭터 매력으로 표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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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다른 끼와 개성으로 만들어지는 '스푼즈'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스푼즈’ 원년, 기대 이상의 성과 거뒀다

이처럼 ‘스푼즈’는 엔씨소프트의 독특하고 신선한 도전이다. 그리고 실제로 도전은 성과를 이루고 있다. 작게는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에 들어가는 이모티콘부터 크게는 팝업 스토어까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며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스푼즈’는 지난 5월 국내 최대 아트토이페어인 ‘2018 아트토어컬쳐’에 각종 캐릭터 상품을 전시하며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거의 첫 공개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었지만 행사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이 팀장은 “처음으로 규모 있는 행사를 진행하고 PR도 했다. 준비기간이 부족했지만 쿨레인 작가와 콜라보한 한정판 피규어 세트가 사전 매진되고, 현장에서는 배지가 단일 상품군으로 가장 많이 판매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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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푼즈'가 처음 등장한 아트토이컬처 2018 현장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이어서 진행한 롯데시네마 제휴도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롯데시네마에서 ‘스푼즈’로 꾸며진 상영관, 그리고 ‘스푼즈’ 팝콘컵, 음료컵을 만날 수 있었고, 롯데시네마 앱에서도 ‘스푼즈’를 활용한 미니게임이 담겼다. 이에 ‘영화관에서 ‘스푼즈’를 만날 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밖에도 카카오톡, 라인, 위챗 등 메신저에 이모티콘을 출시하고, 다양한 캐릭터 상품도 준비하고, 각 캐릭터 개성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하고 있다. 이처럼 각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고, 저변을 확대했다. 특히 먹거리 위주의 콜라보레이션이 많다는 점에 대해서 이 팀장은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라면서도, “팬들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열린 마음으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할 생각이니 기다려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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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거리 외에도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하겠다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차근차근 인지도를 넓힌 ‘스푼즈’는 10월에 열린 팝업 스토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팀장은 “굉장히 많은 분이 찾아 오셨고, 굿즈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특히 팝업 스토어가 처음 열린 10월 3일에는 상품을 계산하는 데에만 거의 3시간 가량이 걸릴 정도로 붐볐다. 여기에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태국 등, 해외에서도 ‘스푼즈’를 보기 위해 찾아왔다. 이에 이 팀장은 “내부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성과가 훨씬 좋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팝업 스토어 내용을 잘 분석해서 앞으로도 더욱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었으면... ‘스푼즈’가 꿈꾸는 미래

성공적인 원년을 보낸 ‘스푼즈’는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으며 인지도를 넓히는 것이 목표다. 특히 캐릭터 외형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스푼즈’ 세계관 전체가 사랑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 팀장은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콘텐츠 및 상품 개발과 함께 다양한 파트너와 콜라보레이션 등으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라며, “언젠가는 카카오프렌즈, 앵그리버드 이상의 캐릭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 뉴이스트 W와 콜라보를 진행했다 (영상출처: 스푼즈 공식 유튜브)

하지만 엔씨소프트라는 회사 전체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되는 거창한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 ’스푼즈’가 엔씨소프트 전체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되는 것은 잘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팀장은 “올해가 ‘스푼즈’ 공개 원년인데, 1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이루어낸 인지도는 만족스럽다. 개발팀의 꿈은 ‘스푼즈’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I don`t care'. 이번에 뉴이스트 W와 콜라보해서 만든 음원의 타이틀인데 ‘다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노래 가사처럼 ‘스푼즈’ 캐릭터가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안을 줄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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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는 이기동 사업팀장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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