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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80년대 오락실로 타임슬립! 한성대 ‘우리게임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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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성지순례의 Ryunan입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찾아갈 곳은 젊음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대학로입니다. 정확히는 대학로가 위치한 수도권전철 4호선 혜화역에서 한 정거 떨어진 한성대입구역 근처지만, 보통 이 근처까지 대학로라고 통칭하곤 하니 묻어가겠습니다.

오늘 찾아갈 게임센터의 이름은 '한성대 우리게임장2'입니다. 아, 게임센터 이름 뒤에 ‘2’라는 숫자가 붙어 있는데 오타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저게 정식 명칭이거든요. 대체 어떤 이유로 게임센터 이름 뒤에 '2'라는 숫자가 붙었는지 궁금하시다면 따라와 주세요.




▲ 한성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와서 개천 따라 쭉 걸어가세요~

‘한성대 우리게임장2(이하 ‘우리게임장2’)’은 한성대입구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지하철 3번 출구로 나와 약도를 따라가면 나옵니다. 도보로 대략 3~5분 정도 걸리죠.


▲ 어째서 우리게임장...2?

‘우리게임장2’의 외관입니다. 첫 눈에 보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성지급 게임센터라기보단, 80년대에서 90년대 중반까지 존재하던 동네 오락실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위쪽의 간판부터 시작하여 외벽유리에 붙은 고풍스러운(?) 글씨, 초록색 천막과 두더지게임… 겉면에 붙어 있는 ‘철권’과 ‘태고의 달인’ 포스터만 떼면 옛날 오락실 참고사진으로 써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도 이제 국내에 몇 안 남은 상황이라 더욱 반갑습니다. 참고로 문에 쓰여진 ‘지하大확장’이라는 문구처럼, 지하와 1층, 두 층에 걸쳐 게임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 오래간만에 만나는 두더지잡기 게임!

게임센터 외부 라인업은 다른 곳보다 다소 조촐한 모습입니다. 펀치머신, 두더지게임, 크레인 게임, 그리고 특이하게도 츄파춥스(사탕) 뽑기 게임이 한 대씩 보입니다. 옛날엔 여기저기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던 두더지잡기 게임을 만나자 꽤 반가운 기분이 들었는데요, 지금은 코나미의 '유비트'를 새로운 형태의 두더지잡기 게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최신 특수게임 전문점 스티커는 언제 붙여놓은 것일까요?

상단 간판만큼이나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출입문. 여기에도 게임센터 이름 앞에 ‘2’라는 로마 숫자가 쓰여 있습니다. 이쯤에서 밝히자면, 이 곳 말고도 ‘우리게임장2’ 이라는 상호를 쓰고 있는 게임센터가 근처에 한 곳 더 있기 때문입니다.


▲ 대학로 한가운데 있는 즐거움이 넘치는 이 곳이 우리게임장1 (출처: 다음 로드뷰)

바로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혜화역에 또 다른 ‘우리게임장’이 있습니다. 이 곳 역시 대학로에서 오랜 시간 영업해 온 게임센터인데요, 똑같이 ‘우리게임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기에 구분을 위해 한성대입구 매장에는 ‘2’라는 숫자가 붙은 것이죠. 이 두 게임센터는 서로 같은 이름을 공유하고 있지만, 운영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럼 다시 한성대입구의 ‘우리게임장2’로 돌아와 게임센터 안을 살펴보겠습니다.


▲ 게임센터 문을 열자마자 우리를 맞이해주는 게임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이니셜 D’ 버전3와 과거 ‘디제이맥스 테크니카’에서 이름을 바꿔 새롭게 재탄생한 '사이클론'이 보입니다. 저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리듬게임존이 나옵니다만, 사실 안으로 깊이 들어가기 전 출입문 앞에서 보이는 왼쪽 풍경이 장관인데요…




▲ 좁은 공간 안에 테트리스처럼 게임들이 옹기종기

사진으로 볼 수 있듯, 게임센터에 처음 발을 들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좁다!’라는 느낌이 듭니다. 협소한 공간 안에 많은 기기를 넣으려다 보니, 사진과 같이 기기와 기기 사이의 공간이 극히 좁거든요. 누군가 게임기를 플레이 중일 경우 통로 사이로 지나가기조차 곤란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슈팅게임 ‘타임 크라이시스 3’와 농구게임, ‘철권 태그 1’과 ‘1945’가 한 대씩, 미니 사이즈의 크레인 게임기에 코인 노래방까지… 마치 테트리스를 하듯 좁은 공간 안에 꽉꽉 들어찬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테크니카의 명맥을 잇는 사이클론

다시 출입문으로 돌아오면 앞서 소개한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시리즈의 뒤를 잇는 '사이클론'이 눈에 띕니다. 과거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기기를 그대로 재활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간판과 기기 외관을 전부 바꿔 마치 새 기계처럼 만들어놓은 것이 인상적입니다. 터치식 리듬게임이라는 기본 방식을 계승하면서 ‘테크니카’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게임성을 추구하긴 했지만, 발매 초기의 불안정한 게임성 및 여러가지 사고로 인해 현재 유저들의 반응은 썩 좋은 편이 아니라고 합니다.


▲ 이 곳부터 본격적인 리듬 게임 구역

게임센터 안쪽으로 들어가는 통로 오른켠에는 ‘EZ2AC’, ‘EZ2DJ 보너스 에디션’이 각각 한 대씩, 그리고 그 사이에는 ‘리플렉 비트’ 신작 ‘그루빈’이 보입니다. 참고로 게임센터 곳곳에서는 사진 속 에어컨을 비롯해 선풍기 등의 냉방기구가 충분히 설치되어 온도를 나름 쾌적하게 유지합니다.


▲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 리듬게임 존


▲ 하나된 마음으로 게임삼매경

안쪽으로 들어오면 매장 내에서 가장 활발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리듬게임 존이 나옵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입구 쪽보다는 비교적 공간이 넓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가 일요일 낮이었던지라 동네 학생 유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긴 한데, 남녀 성비는 10:0이군요. 이래서 ‘리듬게이머들은 모태솔로’라는 편견이 생겼나 싶어 조금 눈물이 납니다. 일단 사진에 보이는 게임은 ‘유비트’ 세 대, ‘사운드 볼텍스’ 한 대, 그리고 아까 전 통로에 있던 것과는 별개로 ‘리플렉 비트’ 한 대. 그리고 ‘유비트’와 마주보는 곳에는 ‘팝픈뮤직’ 두 대와 ‘비트매니아2DX’가 한 대 보입니다. ‘팝픈뮤직’이 두 대 설치되어 있는 게임센터는 흔치 않은 편인데, 이 곳이 그 중 하나군요.


▲ 아케이드의 전설이 이 곳에도, 댄스 댄스 레볼루션

그리고 비트매니아2DX 옆에는 육중한 크기를 자랑하는(?) ‘댄스 댄스 레볼루션’이 가동 중입니다. 사실 이 게임의 입하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게임장2’을 방문하는 많은 유저들은 ‘이 협소한 공간에 저 큰 기기를 어떻게 들이려고 그러나!’라며 걱정어린 얘기를 나눴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 가게 경영주는 테트리스 고단자임이 틀림없습니다.


▲ 가장 마지막에 들어온 게임센터의 막내이자 신입, 신 태고의 달인

‘댄스 댄스 레볼루션’의 맞은편에는 2014년 9월 1일 기준으로 이 게임센터에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온 게임 ‘신 태고의 달인’이 한 대 설치되어 있습니다. 최근 ‘펌프잇업’ 개발사인 안다미로를 통해 정식 수입된 '신 태고의 달인'은 스테이지 설정에 따라 매장마다 가격이 500원/1,000원으로 나뉘어 있는데, 본 매장의 경우 500원입니다.


▲ 판넬 전시 중인 게임 포스터들


▲ 이 포스터를 탐내는 사람이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태고의 달인’ 오른편과 ‘댄스 댄스 레볼루션’ 왼편 벽에는 수많은 게임 포스터가 붙어 있습니다. 특히 ‘비트매니아’ 포스터들은 마니아 사이에서 상당히 고가로 거래될 정도로 귀한 물건들이라, 눈이 호강하는 느낌입니다. 아마 리듬게임 유저라면 누구나 저 포스터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겁니다.


▲ 자, 그럼 지하로 내려가 볼까?

‘팝픈뮤직’과 ‘비트매니아2DX’ 사이에 나 있는 통로를 거치면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옵니다. 계단 입구에는 정수기와 함께 용도를 잘 알 수 없는 큰 거울이 하나 설치되어 있네요. 거울에 붙어있는 '지하입구입니다' 라는 글씨와 화살표에서도 또 다른 세월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치 90년대 게임센터로 회귀한 듯한 느낌이네요.


▲ 스틱형 비디오 게임 구역임을 알리는 계단의 '철권' 족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벽면에는 ‘철권 태그 토너먼트 2’ 족자가 여럿 걸려있습니다. ‘철권’ 시리즈를 비롯한 스틱형 비디오게임이 지하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계단 아래쪽에는 조그마한 커피 자판기가 보이는데요, ‘만지지 마세요!’라고 쓰여 있는 걸로 봐서 손님용은 아닌 것 같은데… 이 자판기의 용도는 탐방기 말미에 소개하겠습니다.


▲ 지하는 본격적인 비디오 게임 구역

지하 1층은 사진과 같이 격투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스틱형 게임들이 가동 중입니다. 1층의 500원 기계들과는 달리 100원짜리 동전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 지상에 비해 넓고 쾌적하다


▲ 지하 비디오 게임 구역의 꽃은 역시 철권

1층에 비해 지하는 공간이 꽤 넓은 편이기도 하고, 기기 크기도 비교적 작아 상대적으로 쾌적합니다. 이 곳에 설치된 ‘철권’은 총 4조, 이 중 바나패스 사용이 가능한 최신작 ‘철권 태그 2’는 3조입니다. 일요일 낮 시간대에도 게임 플레이 중인 유저가 적은 것을 보면 ‘철권’ 시리즈의 열기가 많이 식었음을 느낄 수 있네요. 최근 발표된 넘버링 신작 '철권 7'로 다시 뛰어오를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천장에 설치된 거울의 용도는 무엇일까?

어떤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게임기 상단 벽면에는 가로로 긴 통거울이 비스듬하게 붙어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 도중 뒤를 살피며 물품도난을 감시할 수 있게끔 마련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 역시 최근의 게임센터에서는 볼 수 없는 조금 독특한 모습이라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더군요.


▲ 단 세 대의 코인노래방, 이 정도만 있어도 괜찮을까?

‘우리게임장2’의 또 다른 특징이라고 하면, 코인 노래방의 비중이 상당히 낮다는 것입니다. 지상에 한 대, 지하에 두 대. 총 세 대가 전부죠. 어디까지나 게임센터의 주인공은 게임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가격은 1,000원에 세 곡으로, 서울임을 감안하면 꽤나 저렴합니다.

지금까지 한성대입구에 있는 ‘우리게임장2’을 살펴봤습니다. 사실 그 동안 소개한 게임센터 중 가장 협소하고 낡은 게임센터였고, 기기 간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워 솔직히 말해 리듬게임의 경우 플레이 환경이 그리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과거에서 막 나온 듯한 정겨운 모습과 유저 친화적인 분위기는 이 곳을 잊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커피 서비스' 입니다. ‘우리게임장2’은 좀 전에 언급했던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의 커피 자판기를 이용해, 일정 시간마다 게임센터 내 유저들에게 한 잔씩 나눠주는 서비스를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게임센터에 있는 동안 이 커피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맛이야 사실 대단할 것 없는 자판기 커피지만, 이런 사소한 서비스에서 게임센터의 긍정적 이미지가 탄생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뚜렷한 매력을 갖추고 있는 작지만 강한 성지 ‘우리게임장2’. 겉보기엔 좁고 낡은 곳으로 비추기 십상이지만, 그 안에는 추억과 인정이 잠들어 있습니다. ‘성지’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요!

한국 제빵업계의 사관학교이자 50여 년 역사의 터줏대감, 나폴레옹 과자점

현재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밀려 동네 빵집을 옛날처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찾아보면 지역 주민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지역 빵집도 많습니다. 한성대입구역 사거리에 위치한 나폴레옹 과자점이 바로 그런 가게인데요, 1968년 창업한 이 곳은 여기서 제빵을 배운 파티셰들이 전국에 퍼져 있어 '제빵업계의 사관학교'라 불리기도 합니다.

‘나폴레옹 과자점’의 빵과 케잌, 브런치 메뉴는 가격대가 조금 비싸긴 하지만, 그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품질이 좋고 그 종류도 다양한 것이 특징. 이제는 성북구 지역을 상징하는 대표 빵집으로 손꼽힐 정도입니다. 게임센터에서 게임을 즐기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한 번쯤 들르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메뉴: 단팥빵 : 1,800원 / 소보루빵 : 1,300원 / 녹차슈 : 2,100원
위치: 약도 참조




▲ 성북구의 대표 빵집, 나폴레옹 과자점


▲ 고소한 치즈의 풍미와 빵의 담백함이 하모니를 이루는 에멘탈 치즈 옥수수빵(1800원)


▲ 나폴레옹 과자점 약도

시원한 동치미국수에 노릇노릇한 숯불구이, 참나무이야기

숯불고기 주는 냉면집 ‘참나무이야기’는 원래 돼지/오리바베큐를 전문으로 하는 가족 단위 음식점입니다. 그러나 점심시간대에는 동치미국수와 돼지고기 바베큐를 저렴한 세트로 판매하고 있어 부담없이 푸짐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대표메뉴라면 역시 동치미국수와 돼지고기 바베큐 세트입니다. 이 세트를 주문하면 숯불에 초벌구이된 고기가 먼저 나오고, 테이블의 버너를 이용해 직접 구워가며 동치미국수와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일반 냉면+고기집의 경우 고기가 식기 마련인데, 그 걱정은 없습니다. 같이 나오는 빨간 국물의 동치미국수는 김치말이 국수에 가까운 형태인데, 밀면을 연상시키는 쫄깃쫄깃한 면발과 새콤한 국물의 조화가 일품입니다.

메뉴: 바쌈국수(돼지 양념 바베큐 + 동치미국수) 6,000원, 한우국밥(겨울철 한정) 6,000원
위치: 약도 참조






▲ 바베큐에 싸 먹는 열무국수의 맛, 참나무이야기


▲ 참나무이야기 약도

35년의 전통, 옛날 경양식 스타일의 온달 왕돈까스

이 가게는 사실 ‘우리게임장2’에서 약간 거리가 멀지만, 옛날 경양식 돈까스의 추억이 담겨 있는 곳이라 특별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게임장2’에서 나와 한성대입구역 반대방향으로 쭉 걸어가면 성신여대입구역이 나오는데, '온달 왕 돈까스'는 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저녁시간대에는 전기구이 치킨 등 안주메뉴와 호프도 같이 판매하지만, 메인은 돈까스입니다. 가게를 대표하는 두 가지 간판메뉴는 4,500원의 왕돈까스와 6,500원의 정식. 고기가 좀 얇은 편이긴 하지만 접시를 가득 채우는 경양식 돈까스를 맛볼 수 있으며, 6500원의 정식을 시키면 달걀 프라이가 올라간 두툼한 함박 스테이크는 물론 타르타르 소스를 얹은 생선까스도 같이 나와 푸짐하게 한 끼를 즐길 수 있습니다.

메뉴: 왕돈까스 : 4,500원, 정식 : 6,500원, 전기구이 치킨(특대) : 10,900원
위치: 약도 참조






▲ 옛날 경양식 돈까스의 맛이 살아있는 온달 왕돈까스


▲ 온달 왕돈까스 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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