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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천안 제일의 성지, 플러스 게임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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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4주만에 성지순례로 돌아온 Ryunan입니다. 2013년도 어느덧 한 달 반이 지났군요. 개인적으로는 2013년이 밝으면서 나이 앞자리 숫자가 바뀜에 따라 포털뉴스 메인같은 '경악과 충격' 에서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성지순례를 위해!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한 번 신발끈을 질끈 묶었습니다.

여러분도 이번 성지순례에 앞서 각오를 단단히 해 주세요.이번 주 열한 번째 성지순례는 조금 먼 곳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서울에서 수원 방향 1호선을 타고 쭉 내려가면 나오는 충남 천안의 '플러스 게임월드' 입니다. 갈 길이 머니 신발끈 바짝 동여매고 따라오세요!


▲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길만 건너면 바로! 어때요, 참 쉽죠?

‘플러스 게임월드’ 는 충청남도 천안시의 중심이자 최대 번화가인 신세계백화점(구 야우리) 맞은편에 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일단 천안까지 가는 게 먼저겠죠. 고속버스를 이용하여 천안에 올 경우 버스터미널 바로 맞은편이고, 전철 또는 기차를 이용하여 갈 경우 천안역에서 내려 버스로 10분, 혹은 도보로 20분쯤 떨어진 거리에 있습니다. 전철을 이용할 경우 요금은 싸지만 접근성이 썩 좋지 않으며, 고속버스의 경우 바로 앞까지 손쉽게 이동할 수 있지만 가격이 약간 비싸죠. 선택은 자유입니다.


 이 곳이 천안 최대 게임센터 '플러스 게임월드'

천안종합버스터미널 맞은편의 ‘플러스 게임월드’ 는 명실공히 천안을 대표하는 최대규모의 게임센터로서, 천안 지역의 수많은 게임매니아들은 물론이고 아산, 평택, 심지어 대전 지역의 게이머들도 원정을 올 정도로 이 지역에서는 성지로 추앙받는 곳입니다. 비록 성지 치고는 역사가 그리 오래되진 않은 편이지만, 천안 지역 게임센터들의 연이은 폐업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 지금은 천안에서 가장 훌륭한 라인업을 갖추며 충남권을 대표하는 게임센터가 되었지요.


 갖고 싶은 경품이 있을...까요?

‘플러스 게임월드’ 는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길 입구엔 행인들을 유혹하는 인형뽑기 기계가 있는데요. 최근 유행하는 ‘가림막 없는’ 방식의 기기라 경품 획득 확률이 매우 높긴 하지만, 실제로 안에 있는 상품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천원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상품이 맞는지 조금 의심스러운 것들도 많이 있으니 냉정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저 기계 안에 700원짜리 빼빼로가 들어있는 것도 봤는데, 1000원으로 700원짜리 과자를 뽑아 먹으라는 얘긴가 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언제나 맛있게! 유비트 소서. 하지만 음식점 포스터가 아닙니다

인형뽑기 기기 옆에 있는 수많은 게임 포스터들. '언제나 맛있게' 최신작 유비트 소서의 포스터가 붙어있습니다. 맛있는 게임이라고 해서 이 기계에서 밥은 나오지 않으니 밥 먹으러 오지 마세요.


 철권 포스터 중앙의 '미겔' 이 무섭게 노려보고 있군요

지하 1층으로 내려오면 문 앞에 붙어있는 단촐한(?) 플러스 게임센터의 간판,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남코의 철권6 포스터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천안 최대의 게임센터치고 조금 초라한 간판처럼 보이지만, 간판만 화려하고 내실 없는 게임센터보단 내실을 좀 더 충실하게 갖춘 게임센터가 유저들에게는 더욱 게임을 즐기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겠죠.


 펀치기기 발로 차지 마라, 넌 한 번이라도 누군가에게 맞으며 기쁨을 주었느냐?


 얄미운 직장상사와 선배를 생각하며 퍽퍽퍽!

그 옆에는 펀치기기 하나가 놓여져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게임기기는 유동인구가 많은 1층에 놓여져야 정상인데, 1층에 기기를 놓을만한 공간도 없거니와 관리가 쉽지 않아 이렇게 으슥한 곳에 놓인 것 같습니다. 발로 차지 말라고 써 붙여놓았지만 사람들은 절대 말을 듣지 않습니다. 저 기기 표면을 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걷어찬 아픔의 세월이 느껴지네요.

계단 구석을 보면 펀치머신 한 대가 더 숨어있습니다. ‘드래곤 펀치’ 란 이름의 이 펀치머신은 일반적인 펀치머신과 달리, 샌드백처럼 허공에 달린 볼을 있는 힘껏 가격하는 게임입니다. 정말 미운 사람, 때리고 싶은 사람을 생각하며 퍽퍽!


 청소년은 10시 이후에 집으로 가세요.

‘플러스 게임월드’ 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시작하여 평일은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주말은 새벽 3시까지 영업합니다. 보호자 없는 청소년들은 22시까지만 입장이 가능하군요.




 플러스 게임월드 전경 (위쪽은 입구 쪽 모습, 아래쪽은 반대편에서 본 모습)

게임센터 입구 쪽에서 너무 많이 지체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센터 안으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사진은 지하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플러스 게임월드의 전경인데요, 천안을 대표하는 게임센터니만큼 주말에는 이렇게 천안지역의 수많은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대전 등 타 지역에서도 찾아올 정도니까요.

여느 게임센터나 마찬가지지만 이 사진에서도 철권을 중심으로 비디오 게임 유저들이 많이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입구쪽부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전설이 된 레이싱 게임의 자존심 '이니셜 D'


 제목이 일본어로 쓰여져 있다?!

한때 한국 아케이드 게임센터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던 ‘이니셜D ver.3’. 그 풍운의 시대는 지났지만 한 번 명작 게임은 영원히 명작 게임이라는 말이 있듯, 과거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게임센터 한 군데를 차지하며 여전히 매니아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전에는 전국적으로 1플레이 요금이 500원이었는데, 지금은 오래된 게임이라 그런지 500원 이하의 가격을 받는 곳도 많아졌습니다. 이 곳 역시 1플레이 요금이 3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해진 축에 듭니다.

어라, 그런데 뭔가 위화감이 드는 듯 합니다. 바로 영어로 써져 있어야 할 ‘INITIAL’ 이 일본어로 쓰여져 있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이 곳에서 돌아가고 있는 ‘이니셜D’ 는 영문판으로 들어온 국내 정발버전이 아닌, 일본 직수입판입니다. 국내에 몇 안 되는 희귀한 기계이기도 하죠. 뭐, 일어 버전이라고는 해도 언어 차이 외에는 별다른 특징도 없으니 크게 신경쓸 문제는 아닙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굉장히 치명적인 차이가 하나 존재합니다.


 천하무적 스피드왕이 나가신다~!


 도전도 하기 전에 좌절...

기기의 차이를 실감한 것은 필자가 지갑 속에 고이고이 모셔놓은 이니셜D 게임 카드를 꺼낸 이후였습니다. 참고로 LOKI는 예전에 쓰던 닉네임입니다. “오늘 내가 공도최속전설이라는 게 어떤 건지 제대로 보여주겠어! 덤빌테면 덤벼봐라, 아키나산의 전설, 에보4의 하얀 혜성이 간다!” 라며 야심차게 자리에 앉았지만…… 실패.

왜 갑자기 실패냐구요? 영문판과 일본판의 차이점이 바로 여기서 드러납니다. 영문판과 일본판 둘 다 똑 같은 재질의 카드를 사용하고 기록 저장 방식도 똑같지만, 카드 인식은 영문판과 일본판이 호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본판 기기에서 제작한 카드는 오직 일본판 기계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하며, 영문판 기기에서 발급받은 이니셜D 카드를 일본판 기기에 넣으면 사진과 같은 에러 메시지가 뜨거든요. 결국 이 기기에서 카드 플레이를 하고 싶으면 카드를 새로 발급받아야 합니다. ‘플러스 게임월드’ 의 카드 가격은 1500원으로, 한 번 카드 생성시 50회의 플레이 제한이 있어 주기적으로 카드를 갈아줘야 한다는 것이 함정, 현재 ‘이니셜D 버전 6’ 에서는 개선된 문제죠.


▲ 눈 내리는 아키나산을 홀로 달리는 이 마음~

굳이 일본판 카드를 새로 만들 생각이 없는 필자는 노 카드 플레이를 선택. 버전3가 현역으로 돌어가던 시절 가장 즐겨했던 코스인 공도최속전설 '아키나 눈길'을 선택했습니다. 눈길이라는 설정으로 일반 도로에 비해 쫙쫙 미끄러지는 묘미가 있는 인기코스였지요. 결국 장엄하게 라이벌 캐릭터 미키를 꺾고 아키나 눈길 정복!


 고액 지폐는 카운터를 이용해 주세요.

이니셜D를 한 판 즐긴 후 좀 더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카운터 앞에 있는 동전교환기가 보이는데요, 다른 성지급 게임센터와는 달리 ‘플러스 게임월드’ 의 동전교환기는 단 한 대 뿐인데다 5,000원권 이상의 고액권 지폐 교환도 되지 않습니다. 고액 지폐 교환은 카운터를 이용해야 하죠. 동전을 바꿀 때마다 주인 아저씨의 얼굴을 봐야 했던 옛날 오락실의 추억이 새록새록 솟구치... 진 않겠죠?


 약력은 건강의 바로미터!

그 옆에는 악력기가 한 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악력기는 한 때 전국의 모든 게임센터에 한 대 이상씩 구비되어 있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지만, 지금은 그냥 찬밥신세입니다. 그나마 놀라운 것은 이 악력기는 드물게도 안에 프린트용지가 들어있어 게임 결과를 인쇄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워낙 관리가 안 되는 기기라 프린트용지가 다 떨어진 곳이 대부분인데, 여긴 그렇지 않습니다.


 나의 슬램덩크를 이 곳에서는...보여주지 마!

본격적인 체감형 게임이 몰려있는 곳에 다다르기 전, 우리를 맞이하는 농구대입니다. 350점 이상의 점수를 뽑으면 인형을 증정한다고 하는데, 예부터 공으로 하는 스포츠와는 매우 거리가 멀었던 필자에게는 아마도 불가능한 일일 것 같습니다. 왕년에 슬램덩크 좀 해 봤던 사람들은 저 농구골대를 향해 슬램덩크...!!! 를 했다간 게임센터 주인에게 빗자루로 맞고 쫓겨날 것이 분명하겠지요?


 이 곳에까지 팝픈뮤직 최신작이?

농구대를 지나면 나타나는 이 곳은 본격적인 리듬게임 존입니다. ‘EZ2DJ’ 신작인 AE버전, 그리고 천안에 두 번째로 상륙한 ‘팝픈뮤직’ 최신작 20. ‘판타지아’ 가 각각 한 대씩 설치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천안에 최초 상륙한 ‘팝픈뮤직’ 은 지금은 사라진 맞은편 구 야우리백화점 5층의 게임센터에 있었습니다. 이 곳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에 다시 한 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코나미 아케이드 리듬게임의 삼총사

그리고 E-amusement 시스템이 적용되는 코나미 리듬게임 최신작 삼총사, ‘유비트 소서’ 와 ‘리플렉비트 콜레트’, 그리고 ‘사운드 볼텍스’ 도 절찬 가동 중입니다. ‘사운드 볼텍스’ 의 경우 얼마 전 두 번째 버전이 조만간 로케이션 테스트를 한다는 공지가 일본에 올라왔었지요. 무려 질주감 200%에서 400%로 늘어나면서...!! 설마 건반 수가 두 배로 늘어나는 건 아닐련지?


 영원한 리듬게임의 근본이자 터줏대감, Beatmania2DX

그리고 충남권 최초의 비트매니아 기기인 ‘비트매니아(Beatmania) 2DX.19 Lincle’ 최신작이 이 곳에서 가동 중입니다. 수도권이나 부산 등의 대도시에만 있는 ‘Beatmania 2DX’ 가 지방 도시에서 이렇게 가동되고 있는 것은 굉장히 희귀한 경우로, 지금도 수원이나 대전지역에서 찾아와 이 기기를 즐기는 유저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인기가 높습니다. 참고로 주말엔 한 번 플레이를 위해 1시간 대기는 기본입니다.


 처음 해보니? 걱정말고 나만 믿어.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워낙 많다 보니, 기기 옆에는 이렇게 한 유저가 직접 만든 ‘Beatmania 2DX’ 플레이 방법과 함께 대여 시스템에 대한 안내가 붙어있습니다. 기기를 일정 시간 빌려 플레이하려는 매니아 유저, 그리고 처음 시작하는 라이트 유저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게임센터의 친절한 배려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암울한 먹구름이 낀 디제이맥스의 미래는?

그리고 비트매니아 뒤에 있는 것은 건슈팅 게임 ‘타임 크라이시스 3’ 와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3’. 야심차게 출발한 아케이드 프로젝트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3' 는 얼마 전 공식 업데이트 서비스의 종료로 많은 유저들이 빠져나가 여느 게임센터 할 것 없이 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한 때 수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던 이 게임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많이 걱정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울러 ‘플러스 게임월드’ 가 보유하고 있는 리듬게임은 여기까지입니다.


 비시바시여 영원하라...

지금도 많은 게임센터에서 현역으로 돌아가고 있는 ‘그레이트 비시바시 챔프’. 이 이후 '더 비시바시' 라는 신작이 나오긴 했지만, 게임의 높은 난이도 및 보급, 비한글화 등의 문제로 인해 아케이드에선 아직 완전한글화에 음성지원까지 한글로 되는 ‘그레이트 비시바시 챔프’ 가 일반인들에게 더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게임센터에 오래방이 없으면 섭섭해서 어쩌나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오래방은 그만!

‘비시바시’ 의 뒤에 숨어있는 오락실 코인노래방(약칭 오래방). 이 곳은 천안 최대 번화가이자 고속버스터미널 앞인지라 중고등학생을 포함한 젊은 유동인구층이 어마어마합니다. 때문에 언제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게임센터의 오래방은 이들로부터 매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5대나 되는 기기가 항상 가득 차 있을 정도니까요.

사실 ‘오래방’ 하면 문은 떨어져서 너덜거리고 안에는 각종 오물과 낙서로 가득한, 마이크는 지직거리고 스피커 잡음도 심하디 심한… 그야말고 좁고 지저분하고 어두침침한 공간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러나 그것도 이젠 옛말입니다. 최근의 ‘오래방’ 은 내부에 설치된 CCTV로 쓰레기 투척이나 물건 파손행위 등을 방지하고, 시설의 업그레이드 및 관리가 철저해져서 노래방 못지 않게 쾌적하고 넓은 공간과 빵빵한 음향을 지원합니다. 이 곳 역시 상당히 쾌적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우리 아직 안 죽었어, 현역이라구!

‘오래방’ 과 마주보고 있는 스틱게임 존입니다. 출시된 지 14년차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역으로 돌고 있는 ‘철권 태그 토너먼트’ 를 비롯해 다양한 비디오 게임들이 '아직 우리 안 죽었어!' 를 외치는 것 같이 보입니다. 화려한 조명과 사운드를 자랑하는 최신 비디오, 체감형 게임 앞에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들만 봐도 알 수 있듯 말이죠.


 영원한 커플용 게임, 숨은그림찾기

옛날엔 단순한 스틱 게임기였지만, 지금은 전용 기기까지 나와 색연필 모양의 컨트롤러로 터치스크린을 콕 찍는 최첨단 게임이 된 커플전용(?)게임 '숨은그림찾기' 입니다. 여기 있는 기기는 옛 버전이네요. 둘이 같이 즐겨야 더욱 재미있는 그 특성 덕에 게임센터의 대표적인 커플용 게임으로 자리매김 하긴 했지만, 그 난이도는 절대 일반 커플들이 쉽사리 즐길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왕년에 내가 한 메탈슬러그 했지

한켠에 위치한 ‘메탈슬러그 3’ 의 타이틀이 오늘따라 유달리 돋보이는군요. 지금도 이 게임에 한 번 앉으면 동전 하나만으로 끝까지 가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지요, 실제로 필자의 지인 중에도 ‘메탈슬러그’ 의 열렬한 팬이 있는데, 그 사람의 플레이를 보면 존경스럽다는 기분까지 들 때도 많습니다.


 철권 없이 어떻게 게임센터라 할 수 있으리오

게임센터에서 빠지면 섭섭한 격투게임의 강자 ‘철권’ 시리즈입니다. 이 곳에서는 ‘철권 6’ 3조, ‘철권 태그 토너먼트 2’ 3조, 총 6조 12대가 절찬 가동 중입니다. 단일 게임센터의 ‘철권’ 규모로는 상당한 수준이죠. 여전히 스틱게임 중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천안 지역 철권게이머들은 다 이 곳에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450가지 게임을 전부 다 해 보신 분?

게임센터를 한 바퀴를 돌다 보면 가장 마지막에 만날 수 있는 끝판왕(?) 게임인 이것은 ‘철권’ 구역의 가장 구석에 놓여진 기기입니다. 아마도 PC로 누구나 다 한번쯤 돌려봤을 법한 에뮬레이터 MAME의 450가지 게임 모음집이죠. 이 게임은 아케이드보다 주로 PC로 즐긴 분들이 많을 텐데요, 굳이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동전을 넣고 플레이해야 하냐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역시 아날로그 스틱으로 플레이하는 맛은 색다릅니다.


 혼자 하지 말고 다 같이 즐겨요~

게임센터 탐방을 마치고 출구 쪽으로 가던 길에 발견한 천안 철권게임카페 홍보 팜플렛입니다. 게임센터 측에서 직접 게임 커뮤니티 활성화와 유저 교류를 위해 안내문을 붙여놓은 것이죠. 과거 아케이드 게임 전성기 때는 게임센터 안에서 수많은 게임 커뮤니티가 활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아케이드 게임이 쇠퇴한 지금은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어졌지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조금이라도 아케이드 게임을 바탕으로 한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만 생각하는 사람이 됩시다

여름철이 아니면 에어컨은 no touch. 지금은 겨울이라 일부러 터치할 일은 없겠지만 아무래도 자기 덥다고(혹은 춥다고) 에어컨을 마음대로 가동하는 사람이 있나 봅니다. 게임과 별 상관 없는 에어컨 이야기는 잠시 뒤로 하고, ‘플러스 게임월드’ 외 천안의 다른 게임센터 이야기를 위해 밖으로 잠시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현재 천안지역 최고의 성지로 손꼽히는 ‘플러스 게임월드’ 는 본래 그 역사가 오래 된 게임센터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천안지역 게임센터 전체를 놓고 본다면 신생 게임센터 축에 낄 정도지요. 사실 플러스 게임월드가 생기기 전에 천안 버스터미널 근처에는 굉장히 큰 규모의 초대형 게임센터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야우리 시네마 게임센터' 입니다.


 충남권 최대규모의 매머드급 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그리고 천안시민의 영원한 스크린, 야우리시네마

지금은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으로 명칭도 바뀌었고 건물도 리모델링되었지만, 이 곳은 과거 천안의 랜드마크이자 패션 트렌드의 메카였던 '야우리백화점' 이었습니다. 이 야우리백화점 5층에는 충청권에서 가장 큰 규모의 14개의 스크린을 가지고 있는 매머드급 멀티플렉스 극장 '야우리시네마' 가 위치하고 있었습니다(뭐, 지금도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웬만한 체인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우스울 정도의 규모와 천안 제일의 상권 덕에 주말만 되면 영화관객 외에도 쇼핑을 나온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이 곳에는 그 명성에 걸맞는 대형 게임센터가 있었습니다. 바로 ‘야우리시네마 게임센터’ 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이 곳이 과거 게임센터가 있던 자리

위 이미지의 상설할인관이 바로 '야우리시네마 게임센터' 가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극장에 붙어있는 쇼핑몰 게임센터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곳이 성지로 추앙받았던 이유는 다름아닌 신작 게임들을 ‘충남지역 최초’ 라는 이름으로 엄청나게 활발히 구입해오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리듬게임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팝픈뮤직’ 을 비롯해 ‘태고의 달인’ 등 일본 직수입 게임이 지방 도시 중 처음으로 이 곳에 상륙한 적이 있었고, ‘펌프 잇 업’ 등의 댄스게임도 가장 먼저 업그레이드되어 매니아 펌프유저들을 끌어모았죠.그리고 ‘F-zero AX’ 라는 국내에 단 한 대밖에 없는 초대형 레이싱 게임의 입하 등 걸출한 역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좋든 나쁘든 큰 주목을 받아왔던 ‘야우리시네마 게임센터’ 는 아케이드게임 산업의 하향기에도 잘 버텨왔지만, 그 모태가 되는 야우리백화점이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으로 리모델링되면서 사업을 접게 되었죠. 지금 그 자리엔 과거 게임센터의 흔적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데요, 이 때문에 지금도 이 곳을 그리워하는 천안 게이머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한때 천안에서 학교를 다녔던 필자도 매일 학교가 끝나면 자전거를 타고 이 곳에 와서 펌프를 즐겼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전철을 타고 오랜 시간을 들여 찾아간 천안의 성지 ‘플러스 게임월드’. 비록 초창기에는 위의 ‘야우리시네마 게임센터’ 를 비롯해 천안의 대규모 게임센터에 밀려 큰 빛을 보지 못했던 곳이기도 하지만, 대기만성으로 발전하여 지금은 명실공히 천안을 대표하는 게임센터의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비록 서울의 대형 게임센터를 다니던 유저들이 보기엔 규모 면에서 아담하고 작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내부는 매니아 유저들부터 일반 유저들까지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들로 내실있게 꽉꽉 들어차 있습니다. 마치 ‘작은 고추가 맵다’ 라는 말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플러스 게임월드’ 가 언제까지나 이 자리를 지키며 천안, 그리고 충남권을 대표하는 알짜배기 게임센터로 꿋꿋이 자리잡길 기원합니다.

천안지역 맛집 탐방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온 ‘플러스 게임월드’ 주변 맛집 탐방입니다. 천안 역시 충남권을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다양한 먹거리들이 즐비한데요, 그 중에서 제가 자주 방문했고 검증된 맛을 자랑하는 맛집 세 곳을 소개합니다.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 천안옛날호두과자

호두과자는 어느 지역의 명물일까요? 고속도로 휴게소라구요? 물론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그 원조를 찾아보면 천안이 나옵니다. 천안은 예로부터 호두나무가 많아 호두가 특산물이라 할 정도로 유명했고, 이제는 어디서나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국민 간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천안의 원조 호두과자는 그야말로 각별합니다.

천안역전을 가보면 관광객과 현지인들을 상대로 하는 수많은 호두과자집이 보입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집은 최초의 천안 호두과자 전문점인 학화호두과자가 으뜸으로 꼽힙니다. 허나 학화호두과자 말고도 역전 근처의 호두과자집들은 대부분 기본 이상의 맛을 자랑할 정도로 상향평준화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덕분에 어느 가게에서 호두과자를 사든 기본 이상의 맛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검은 팥 대신 흰 팥 앙금을 사용하고, 오독오독 씹히는 큼직한 통 호두알을 넣어 구워낸 호두과자는 우유와 함께 먹으면 최고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대표메뉴 : 천안 호두과자 (5000/10000/15000/20000원 선물세트)
가게위치 : 천안역 동부광장 앞




 천안에 왔으면 호두과자 정도는 먹어 줘야죠

오사카식 오코노미야키와 타코야키를 동시에 즐기자, 토토로의 집

몇 년 전, 일본 간식거리인 타코야키와 오코노미아키가 홍대와 이대 근방을 시작으로 엄청난 열풍을 일으킨 적이 있었습니다. 일본 오사카 명물이기도 한 오코노미야키는 우리나라의 부침개를 원조로 해 푸짐한 양과 진한 소스의 맛이 어우러진 일종의 식사용 음식이고, 타코야키는 우리나라의 붕어빵과 같은 일본의 길거리 간식으로 문어와 밀가루 반죽의 맛이 어우러진 맛이 일품이죠.

일본식 오코노미야키와 타코야키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음식점이 ‘플러스 게임월드’ 근처에 있습니다. 바로 '토토로의 집' 이라는 일본음식 전문 분식점입니다. 일본 오사카 출신의 아주머니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 현지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푸짐한 인심과 저렴한 가격이 어우러져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매우 유명한 집입니다. 원래 천안역 쪽에 있었는데, 얼마 전 버스터미널 쪽으로 자리를 옮겼죠. 오코노미야키와 타코야키는 어떤 걸 시키든 간에 절대 후회하지 않을 정도며, 메론소다 등의 음료도 판매합니다.

대표메뉴 : 오코노미야키(4500원) / 타코야키(8개4000원) / 가츠동(5500원)
가게위치: 지도 참조




 오사카의 맛을 천안에서, 토토로의 집


 빨간색 동그라미 친 부분에 위치, 오른쪽 위가 천안고속터미널, 오른쪽 끝쪽이 '플러스 게임월드'

눈물이 날 정도로 맵다, 지랄탄 닭꼬치

‘플러스 게임월드’ 를 나와 바로 맞은편을 바라보면 지글지글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노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지랄탄' 이라는 매우 닭꼬치를 판매하는 유명 닭꼬치튀김 노점입니다.

이 곳에서는 닭꼬치의 매운맛을 총 5단계로 구분하여 판매하는데요, 그 중 가장 매운 맛인 5단계 닭꼬치의 이름이 ‘지랄탄’ 입니다. 한 입 베어물자 마자 혼비백산할 정도의 매운 맛으로 악명이 높아 근처 중고등학생들의 '도전용 음식' 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서울 천호동의 '킹 오브 더 킹' 이라는 점포의 매운 닭꼬치와 어깨를 나란히 견줄 정도로 유명세를 타는 명물입니다. 물론 함부로 도전하는 것은 자살행위죠.

대표메뉴 : 닭꼬치(2000원)
가게위치 : 플러스 게임월드 맞은편 CU편의점 앞




 한 입 먹으면 그야말로 제품명이 절로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지랄탄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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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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