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리뷰 > 리뷰 >

알집 대신 게임을 들고 나섰다! 카발온라인 리뷰(카발온라인)

/ 1

알집, 알송, 알씨 등 다양한 ‘알 시리즈’를 개발하던 이스트소프트에서 이번에는 온라인게임 산업에 발을 내딛었다. “유틸리티를 만들던 회사가 온라인게임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스트소프트에서 10년이 넘게 키워온 개발력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하니 어느 정도 기대가 가는 것도 사실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알집 만큼만 나와라

그렇다면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한지 어언 3주째에 접어드는 지금, 카발온라인은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을까?


화려함만 ‘너무’ 강조한 그래픽

카발온라인의 그래픽은 수수하면서도 화려하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면, 캐릭터와 배경 등의 그래픽을 낮춘 대신 각종 스킬과 마법의 이펙트를 강조했다는 소리다. 덕분에 펜티엄 3 800MHz에 256램 이라는 온라인게임 치고는 비교적 낮은 사양으로도 화려한 이펙트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일단 이펙트는 합격!

하지만 이펙트만을 너무 강조한 탓인지 전투가 없는 마을 등에서의 카발온라인은 평균 이하의 그래픽을 보여줬다. 게다가 시점의 상하 이동이 심각하게 제한되어 있어서 게임을 하는 내내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펙트가 없으면 이런 그래픽이다(텍스쳐 품질 최상)

▲화면을 최대한 올린 것이 이 정도다. 답답하지 않은가?

전투의 멋을 살리는 이펙트도 좋지만 ‘게임의 기본이 되는 그래픽에도 조금만 더 신경 썼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전투 시 여기저기서 터지는 각종 스킬 이펙트들이 화려하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도록 하자.

키보드가 부셔질 정도로 스킬을 눌러라!

아쉬운 것은 그래픽만이 아니다. 카발온라인의 전투 시스템 역시 2%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쉬움에 대해 토로하기 전에 앞서 카발온라인의 전투에 대해 알아보자.

기존의 온라인게임들의 전투는 일반공격을 위주로 진행하면서 간간히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카발온라인의 전투는 스킬로 시작해서 스킬로 끝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카발온라인의 스킬이 일반공격에 비해 월등히 높은 대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렴한 MP물약 값과 카발온라인만의 특징인 콤보스킬과 같은 시스템 덕분에 전투 내내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스킬을 쓰는 재미는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다. 고렙 몬스터나 저렙몬스터나 똑같이 멍청한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저는 대미지 숫자만 바뀐 똑같은 전투를 반복하게 된다. 결국 일반공격의 지루함을 없앤 대신, 버튼을 누르는 지루함을 추가한 셈이다.

다행히 타이밍에 맞춰 자신만의 스킬을 조합하는 콤보스킬이나 일정시간 동안 캐릭터의 특성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오러모드, 배틀모드 등도 있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기본적인 사냥방식이 언제나 똑같기 때문에 이내 전투에 질려버린다. 그나마 레벨이 빨리 오르는 것이 위안이라고나 할까?

▲레벨 10이나 만렙이나, 콤보스킬 띄워 놓고 버튼만 눌러대는 것은 똑같다. 몬스터와 스킬에 개성을 달라!

▲레벨 업 하나는 정말 빠르다레벨 업 하나는 정말 빠르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운영

카발온라인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공지사항이 끊일 날이 없다. 서버다운이 5분만 연기 되도 공지를 올리는 것은 예사요. 버그하나를 수정하더라도 꼬박꼬박 공지사항에 등록해주는 부지런한 자세를 지니고 있다. 서버 점검시간 연장조차 나 몰라라 하는 다른 온라인게임에 비한다면 참으로 바람직한 모습이다.

▲공지가 쉴 새 없이 올라온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올리는 공지사항의 내용에 있다. 11월 26일 현재 첫 페이지에 등록된 15개의 공지사항 중에 서버다운, 혹은 버그와 관련된 공지사항이 9가지나 된다. 게다가 문제가 해결된 후 지워버리는 긴급서버 점검 같은 공지사항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그리고 이는 카발온라인의 현재 운영 상태를 그대로 반영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필자가 리뷰를 쓰기 위해 게임을 하던 3일 간 총 여섯 번의 점검이 있었다. 물론 버그를 고치고 더 나은 게임을 위해서 라고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점검이 너무 잦다.

▲열심히 하려는데 상황이 안 따라주는 것 같아서 아쉽다

만약 카발온라인을 즐기기 위해 PC방을 찾은 유저가 이러한 점검시간에 걸린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한도 끝도 없이 늘어만 가는 점검시간을 바라보다 자리를 뜨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쉽다. 편하다. 하지만 너무 단순하다!

카발온라인이 내세우는 것은 온라인게임 본질로의 회귀, 즉 쉽고 편리한 온라인게임이다. 이는 최근 다양한 컨텐츠를 엮는 복잡한 온라인게임들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셈이다. 그리고 그만큼 카발 온라인은 쉽고, 편하다.

큼지막한 그림으로 구성된 인터페이스는 보기만 해도 바로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이며 전체 맵에는 현재 사냥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색깔로 구분된다. 게다가 각 맵은 리턴스톤이라는 워프아이템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바로바로 이동할 수 있다. 마을 역시 복잡한 NPC를 제거하고 반드시 필요한 NPC만을 배치했다.

▲ W 뭐시기, M 뭐시기?게임이랑 인터페이스가 살짝 비슷하긴 하다

▲편리함의 극치, 전체맵! 어지간한 곳은 워프 한 번에 갈 수 있다!

게임의 중심이 되는 전투 역시 단순하다. 몬스터의 인공지능은 ‘사정거리까지 와서 때린다’는 한 가지 뿐이며 MP가 모자라면 자동으로 MP물약까지 마셔준다. 때문에 유저가 해야 할 일은 타이밍에 맞춰서 각종 스킬을 사용해 주는 것뿐이다.

▲덧붙여 체력 관리 정도만 해주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카발온라인의 레벨 업 속도가 심각할 정도로 빠르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지 채 5일도 지나지 않아서 만렙이 나왔을 정도다. 물론 빠른 레벨 업 속도 자체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카발온라인에는 만렙 유저들을 위한 컨텐츠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

▲게시판 건의의 대부분이 만렙의 해제를 원하는 내용이다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지 한 달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레벨 제한을 올려봤자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레벨 업 이외의 컨텐츠를 추가하는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가볍게 즐길 수밖에 없는 게임

애당초 카발온라인의 목표는 라이트유저를 위한 ‘플레이타임이 짧고 조작이 간편한 게임’ 이었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카발온라인은 그 목표만큼은 충분히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아직 받지 않은 퀘스트까지 이렇게 정리되서 나온다. 확실히 간편하고,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에는 라이트유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게임에는 하루에 몇 시간씩 게임에 몰두하는 헤비유저들도 있는 법인데 카발온라인은 이런 헤비유저들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일부러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부족한 컨텐츠로 무리하게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고렙 유저들을 무시하게 되는 상황일 것이다.

▲어드벤처성을 강조한 던전도 결국 '몬스터 빨리잡기'일 뿐이다

▲오픈베타테스트 5일 만에 만렙이 나오는 것은 좀 그렇지 않나? 그것도 레벨 업만이 컨텐츠의 전부인 상황에서 말이다

카발온라인은 지금 오픈베타테스트의 정점에 서 있다. 카발온라인이 라이트유저만을 위한 게임이 되느냐, 모든 유저를 함께 어우르는 게임이 되느냐는 지금부터의 선택에 달려있다. 부디 다양한 유저들의 취향에 맞출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가미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이스트소프트
게임소개
'카발 온라인: 트렌센던스'은 대규모 신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여 선보이는 '카발 온라인'의 새로운 모습이다. '카발 온라인'의 특징인 미션 전쟁과 카오스 아레나 등이 전면 개편되었으며 스타일리쉬한 액션 역시 더욱... 자세히
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2000년 11월호
2000년 10월호
2000년 9월호 부록
2000년 9월호
게임일정
2024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