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PC

스팀 심의 통과한 'RAPE DAY', 논란의 중심에 서다

/ 3
▲ 'RAPE DAY'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스팀 공식 홈페이지)

스팀은 오픈 플랫폼이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게임을 게이머에게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굵직한 대작부터 참신한 인디 게임까지 커버하는 영역이 넓고, 이 중 무슨 게임을 할지는 유저에 달렸다. 이는 성인을 겨냥한 게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러한 스팀이 최근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 여성을 상대로 마구잡이로 성폭력을 하는 과정을 다룬 게임이 스팀 페이지에 등록되었기 때문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게임은 오는 4월 출시를 예정한 ‘RAPE DAY’다. ‘강간의 날’이라는 뜻인데 게임 내용은 제목과 일맥상통한다. 좀비 사태가 터진 후 무법지대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활동하는 연쇄 살인범의 이야기를 다룬다. 게임 소개에 따르면 주인공은 마을에서 가장 위험한 강간범이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이 되어서 다양한 선택을 하며 스토리를 진행해나갈 수 있다. 그 선택에는 사람을 살해하거나, 말로 괴롭히거나, 여성을 강간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본래 공개된 게임 소개 영상에서는 아이를 살해하는 듯한 장면도 있었으나 현재는 삭제됐다. 이에 대해 제작자는 스팀 페이지를 통해 그 장면은 아동 학대로 보일 수 있고,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부분을 없애는 것이 게임의 전체적인 방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제로 제기하는 부분은 이 게임을 스팀이 일차적으로 승인을 했다는 부분이다. 앞서 설명한대로 이 게임은 스팀 공식 페이지에 등록된 상태다. 그리고 스팀은 게임이 상점에 등록되기 전에 1일에서 5일 정도 검토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와 함께 스팀에 게시할 수 없는 콘텐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있다. 이 부분에는 포르노그래피, 적절한 등급 및 연령 심사를 받지 않은 성인 콘텐츠, 민족, 종교, 성별, 나이, 장애 또는 성적기호에 대해 증오나 폭력을 유발하는 언어 폭력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함께 명백히 공격적이거나 유저에게 충격을 주도록 유도하는 콘텐츠 등도 올릴 수 없다고 명시됐다. 이러한 지침이 있음에도 어떠한 과정을 통해 이러한 게임이 승인됐느냐에 의문을 품고 있는 것이다.

▲ 스팀에 게시할 수 없는 콘텐츠에 대한 규정이 명시되어 있다 (자료출처: 스팀웍스 공식 홈페이지)

이에 대해 게임 제작자는 밸브가 작년 6월에 올린 새로운 정책을 근거로 반론에 나섰다. 당시 밸브는 스팀에 등록되는 게임에 대한 검열이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었다. 이에 밸브는 명백히 불법적이거나 사용자 리뷰 조작처럼 개발자가 직접적으로 방해공작을 펴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게임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게임을 피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학교에서 벌어지는 총격 사건을 소재로 다뤄 도마에 올랐던 ‘액티브 슈터’는 스팀에서 삭제되었는데 당시 밸브가 밝힌 이유는 ‘트롤링’이었다. 게임 내에 저작권을 침해한 콘텐츠도 있었고, 게이머를 괴롭히고, 사용자 리뷰를 조작하는 행위가 있었다. 유통 질서를 어지럽힌 것이 게임을 내린 이유였다. 이를 근거로 해외 게임 전문지 중에는 ‘RAPE DAY’ 역시 비슷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스팀에 계속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오르자 ‘RAPE DAY’ 개발자는 스팀 페이지 및 게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요약하자면 이 게임은 극히 일부를 겨냥한 것이며 게임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까지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아울러 성적인 콘텐츠가 허용되지 않는 나라에는 게임 페이지 자체를 노출하지 않는 방향으로 스팀과 협의 중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같은 범죄인 살인은 게임에서 광범위하게 허용되고 있으며, 게임 속에서 범죄 행위를 즐기는 것이 현실로는 이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위험하냐’는 질문에 대해 “GTA나 히트맨을 즐기는 사람 이상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허구와 현실을 잘 구분할 수 있고, 게임에서는 현실에서는 할 수 없거나 불가능한 일을 경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만약 게임과 영화가 실제의 삶과 같다면 매우 지루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 제작자는 공식 홈페이지에 질의응답 형태로 입장을 밝혀놨다 (자료출처: RAPE DAY 공식 홈페이지)

다시 말해 제작자는 뜻을 굽힐 마음이 없다. 만약 스팀에서 게임이 내려간다면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판매할 계획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제 공은 밸브에 넘어 갔다. 이 게임은 스팀 페이지에 등록은 되었으나 예악판매는 시작되지 않았다. 여기에 제작자에 따르면 밸브는 게임을 마지막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게임에 대해 밸브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때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만평동산
2018~2020
2015~2017
2011~2014
2006~2010
게임일정
2024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