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테마 > e스포츠

LCK 프랜차이즈화, 각 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 4
▲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가 2021년부터 프랜차이즈 모델을 도입한다 (사진출처: 라이엇게임즈 공식 플리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가 2021년부터 프랜차이즈 모델을 도입한다. 프랜차이즈 모델이란 북미 리그 LCS와 유럽 리그 LEC, 중국 리그 LPL에서 먼저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 리그에 투자금을 내고 가입한 팀들이 주최측과 함께 공동의 구성원이 되는 것으로, 리그와 관련된 각종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수익을 나눠갖는 방식이다. 연고지를 기반으로한 미국과 한국의 프로 스포츠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이로 인해 LCK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승강제가 폐지되고 모든 팀이 2군을 의무적으로 운영해야 하며, 리그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도 각 팀들이 균등하게 나눠 갖게 된다. 하지만 그만큼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이 높아지게 되고 더군다나 가입비도 상당히 비싼 편이라 많은 팀들이 부담을 느낄 법도 하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각 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게임메카가 직접 팀들을 만나 다가올 변화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 LCK 프랜차이즈화에 대해서 각 팀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사진출처: 라이엇게임즈 공식 플리커)

강등제 폐지와 함께 더욱 편해지는 팀 운영

프랜차이즈 도입으로 생기는 가장 큰 변화는 바로 강등제 폐지와 2군 제도 도입, 선수 평균 연봉의 비약적인 상승이다. 팀들은 이 같은 변화를 토대로 보다 안정적인 팀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리라 예상하고 있다. 

팀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2군 리그를 통해 더 많은 아마추어 선수에게 기회를 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2군 육성이 필수화되면서 많은 팀들이 보다 활발하게 신인을 육성하게 되며, 이 선수들이 제대로 된 경기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까지 함께 조성된다는 것이다. 조 마쉬 T1 대표는 "2군 경기를 통해 아카데미와 연습생 팀의 경기력을 상향 평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팀 다이나믹스 또한 "현재의 연습생 제도로는 많은 선수들이 팀 게임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고 프로 데뷔 또한 쉽지 않다"며 "2군 리그를 통해 잠재력을 지닌 아마추어들이 국내에서 프로로 데뷔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 T1 조 마쉬 대표는 2군 제도 도입을 매우 반겼다 (사진출처: T1 공식 홈페이지)

LCK가 고질적으로 겪어왔던 인재 유출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LCK는 그동안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의 다소 소극적인 투자로 인해 선수 연봉이 높지 않았고, 그로 인해 많은 선수들이 고액의 연봉을 보장하는 외국 리그로 떠났었다. LCK 입장에서는 자국 리그에서 활약할 선수들을 지키지 못했던 꼴이다. 하지만 이번에 1군 평균 연봉이 2,000만 원에서 6,000만 원으로 오르고 스폰서 규모가 확대되면서 뛰어난 선수들을 LCK에 붙잡을 수 있게 됐다. 브리온 블레이드 임우택 대표는 “1군 선수 최저 연봉 상승, 2군 도입 의무화 등은 LCK의 성장을 위한 필수 요건이라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젠지는 '룰러' 박재혁과 장기계약을 연장하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육성하고 있으며 (사진제공: 젠지)
▲ 젠지는 '룰러' 박재혁과 장기계약을 연장하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육성하고 있으며 (사진제공: 젠지)

▲ T1에는 이미 '페이커' 이상혁이라는 걸출한 프랜차이즈 스타가 있다 (사진출처: T1 공식 홈페이지)

이와 더불어 강등이라는 위험 변수가 없어지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운영팀에 대한 고정적 팬덤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현재의 강등 제도는 팬 입장에서는 응원하는 팀이 LCK에서 갑자기 사리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고, 팀 입장에서는 열심히 응원하던 팬층을 한순간 잃어버릴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강등 제도가 없어지면 이런 문제가 사라지게 된다. T1의 조 마쉬 대표는 "강등에 대한 두려움 없이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할 수 있다"며 "많은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팀에 시간과 에너지, 비용을 자신 있게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정적인 팬층은 스폰서로 하여금 보다 활발한 투자를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고정적으로 팀을 응원하고 소비해주는 팬이 있으니, 미디어 콘텐츠 제작이나 팀 굿즈 등의 사업을 더욱 활발하게 전개할 수 있는 것이다. 자본 규모가 작은 팀일수록 이같은 수익 창출의 기회는 매우 중요하다. 팀 다이나믹스는 "강등이라는 위험 변수가 없어진 만큼 기업 입장에서 전보다 안전하게 투자를 할 수 있다"며 "이는 경기력뿐만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촉진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브리온 블레이드 임우택 대표는 “그동안은 강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있어 상대적으로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며 “프랜차이즈 이후에는 팀들이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영하며 안정적인 투자 유치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 브리온 블레이드 임우택 대표 (사진제공: 브리온 블레이드)

이외에도 리그와 구단 측의 자유로운 소통이 구단 운영이 도움이 될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오버워치 리그를 통해 이미 프랜차이즈 e스포츠를 경험해 본 젠지는 "리그와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리그 구성원 모두에게 이로운 최적의 구조를 찾고, 그사이에 자유로운 소통이 오고 갈 수 있다는 점을 더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현재 운영비 및 수익 구조와 관련해 리그 쪽과 많은 논의를 나누고 있으며, 상호 합의하에 많은 변화를 이루어 냈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팀과 리그가 함께 상생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엔 문제가 있다

프랜차이즈 제도가 도입되면서 투자자들이나 팀 입장에서 가장 많이 기대한 부분은 역시 고정적인 수익이다. 롤 유럽 리그 LEC나 북미 리그 LCS, 중국 리그 LPL는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각종 자본을 여러 방향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해 수익성을 입증했다. 출범 당시부터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했던 오버워치 리그 또한 200억이 넘는 높은 가입비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말한 바 있다.

▲ LEC는 프랜차이즈 제도를 통해 마련한 기반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사진출처: 라이엇게임즈 공식 플리커)

▲ LCS 또한 성공적으로 프랜차이즈 제도를 리그에 안착시켰다 (사진출처: 라이엇게임즈 공식 플리커)

하지만 각 팀들의 의견에 따르면 LCK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는 다소 난관이 있다. 기본적으로 LCK의 내수 시장이 너무 작기 때문이다. 팀 다이나믹스는 "이미 프랜차이즈 형태로 리그를 진행하고 있는 유럽과 중국과 비교해 국내 리그의 내수 시장은 10~20%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그만큼 당연히 다른 리그만큼의 수익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팀 다이나믹스는 "다른 지역에 비해 국내 쪽의 내수 시장이 작아 그만큼 리스크가 높다"며 "LPL이나 LEC와 동등한 수준의 가입비 책정은 다소 과하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브리온 블레이드 임우택 대표 또한 “가입비로만 봤을 때에는 절대 적은 금액이 아니다”고 말했다. 

시장이 작은 만큼 수익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가 많은 것도 문제다. 스폰서십을 제외한 리그 수익의 많은 부분은 중계권에서 나온다. 하지만 외국 선수의 유입이 적은 LCK 특성상 외국인들이 국내의 경기를 볼 여지는 많지 않다. 더불어 LCK의 성적이 몇 년째 계속 좋지 않은 실정이라 중계권을 통한 수입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기에 LCK에서 제작하는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 수익이 더해지지 않으면 충분한 중계권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 LCK의 작은 내수 시장과 다양한 변수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게 만든다 (사진출처: 라이엇게임즈 공식 플리커)

이에 대해 T1 조 마쉬 대표는 "전세계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LEC와 유사한 플레이오프 구조와 LCK의 다양한 콘텐츠 확장이 보고 싶다"며 "수익 측면에서 이와 관련된 리그의 제안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젠지 또한 "리그 구성원 모두에게 최적의 구조를 찾고 있다"며 현재 수익 구조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음을 돌려 전했다. 팀 다이나믹스 또한 "손익분기점 도달 위해선 자체 미디어 콘텐츠 수익, 선수 이적 수익 등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 팀 다이나믹스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해선 다양한 자체 수익 모델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출처: 팀 다이나믹스 공식 페이스북)

확실하고 혁신적인 수익 구조 필요하다

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전반적으로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생기는 변화에 대해서는 다들 긍정하는 분위기다. 선수 연봉과 계약 조건, 팀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 등 모든 면에서 이전보다는 나은 체계를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와 비교해 작은 시장 규모로 인해 생기는 수익 불안정성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고민이 많아 보인다. 

라이엇게임즈도 LCK의 작은 시장규모에 대해선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CK 가입비를 유럽과 북미 지역과 비슷하게 잡은 이유는 해외 중계권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LCK 시청자 수는 국내보다 해외가 더 많은 편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작년 서머 결승전만 봐도 국내보다 해외 시청자 수가 5배 높게 나왔다"며, "중계권 판매를 통한 수익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다"고 말했다.

물론 상술했듯이 중계권으로 인한 수익은 LCK의 국제무대 성적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변수가 큰 편이다. 라이엇게임즈도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각종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각 팀과 상의를 통해 해당부분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2021년이면 프랜차이즈 모델이 적용된 새로운 LCK가 시작된다. 라이엇게임즈는 6월까지 가입자를 모집하며 9월 중으로 다음 시즌과 관련된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더 많은 팀의 참가를 위해 라이엇게임즈가 여러 방면으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얼마나 많은 투자자와 팀들이 새로운 LCK에 관심을 보낼지 지켜보자.

▲ LCK의 프랜차이즈 모델을 위해선 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창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출처: 라이엇게임즈 공식 플리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플랫폼
온라인
장르
AOS
제작사
라이엇 게임즈
게임소개
'리그 오브 레전드'는 실시간 전투와 협동을 통한 팀플레이를 주요 콘텐츠로 내세운 AOS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100명이 넘는 챔피언 중 한 명을 골라서 다른 유저와 팀을 이루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투 전에... 자세히
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
만평동산
2018~2020
2015~2017
2011~2014
2006~2010
게임일정
2024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