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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몇 년간 지속된다면, 게임업계는 어떻게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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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 세계 사람들에게 닥친 최대의 화두는 '포스트 코로나'다.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잠잠해지긴 했지만 당분간은 완전한 종식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하는 삶을 예측하고 그리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게임계도 이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 게임계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적잖은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계획됐던 대형 게임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됐으며, 업체들은 코로나19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한동안 재택근무 체재로 전환했었다. 어쩔 수 없이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삶이 계속된다면, 게임계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게임메카가 조심스럽게 예측해봤다.

▲ 전세계가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주 3~4일 근무와 재택근무 병행한다

코로나19가 창궐했을 당시, 국내 게임업계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동참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고자 상당수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이는 국내 뿐만 아니라 외국 게임회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일일 확진자가 한 자리수로 내려앉은 최근에도 많은 회사가 재택근무와 주 3~4일 근무제를 병행하고 있다. 

게임산업은 현대화된 기기 위주로 업무와 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따라서 타 산업 대비 상대적으로 재택근무가 용이하며, 리스크도 적은 편이다. 이는 최근 두 달간 충분히 검증됐으며, 시행착오도 상당수 거쳤다. 백신이 개발돼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 현재 체재를 유지하더라도 부담이 덜하다. 시장조사기관인 IDC 중국도 포스트 코로나의 10가지 비즈니스 기회 중에 하나로 원격 사무 및 온라인 이벤트를 선정한 만큼 이러한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 국내 대형 게임사는 현재도 각자의 방법으로 코로나19를 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 각 게임사)

한편, 게임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유저들과의 소통 역시 온라인 방송으로 상당수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한 공간에 다수의 사람이 모이게 되는 각종 오프라인 행사를 대신해 라이브 방송으로 유저 간담회 등을 대신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조이시티는 블레스 모바일 출시에 앞서 온라인 라이브 간담회를 열고 유저들과 실시간으로 소통을 진행한 적 있다. 앞으로는 많은 회사가 이런 식으로 유저와의 만남을 구현하거나 마케팅 일정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행사 사라지고 온라인 프레젠테이션 늘어날 것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세계 각종 크고 작은 게임 행사는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올해 초 예정되어 있던 타이페이 게임쇼부터, GDC, E3 등 상반기 굵직한 행사들이 전부 다 개최를 취소했으며, 일부 중요한 발표 정도만 온라인 이벤트로 대체되고 있다. 심지어 지난 16일에는 9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게임스컴도 개최를 취소하면서 하반기 행사 개최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9월경에 열릴 예정이었던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도 10월 온라인행사로 대체한다고 밝힌 것을 보면 지스타도 제 때 열릴지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각종 행사들은 한동안 걔최되지 않는 것을 넘어서 아예 전면적으로 폐지되는 경우까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전통적인 오프라인 게임행사는 최근 사양세를 겪고 있다. 메이저 콘솔 플랫포머인 소니가 2년 연속 E3에 불참할 정도로 많은 게임사들이 게임쇼에 참여하기 보단 자체 이벤트에 힘을 싣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다 그런 의미에서 대표적인 행사나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행사 몇 개를 제외하면 상당수의 게임 행사 이참에 잠정적으로 폐지되거나 정리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는 경우 오프라인 게임행사 다수가 사라지는 경우의 수도 생각해볼 수 있다 (사진출처: E3 공식 홈페이지) 

게임 행사를 통해 주요 소식을 발표하던 광경은 소니의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나 닌텐도의 '닌텐도 다이렉트' 같은 인터넷 프레젠테이션 방송으로 대체될 것이다. 전술했던 두 회사 외에도 MS나 캡콤, 스퀘어에닉스 등 많은 회사들이 트위치나 유튜브 등을 통해 대형 발표를 비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자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기 힘든 회사들은 소니나 닌텐도, MS 같은 배급사의 발표에 얹혀가는 것을 적극 고려할 것이다. 이와 같은 형식의 인터넷 프레젠테이션이 성행함에 따라 관련 업계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측된다.

온라인 예선, 무관중 결승은 계속될 것 

e스포츠 쪽은 시즌 진행이 전면 중단된 기성 스포츠와 달리 나름의 활로를 찾아서 계속 대회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롤 챔피언스 리그 코리아(이하 LCK)나 아프리카 스타리그는 4월 말에 무관중으로 결승전을 진행한다. 국제 대회인 오버워치 리그도 체계를 재편해 온라인으로 대회를 진행 중이다. 재정적 피해는 다른 분야 못지않게 큰 편이지만 적어도 경기를 이어갈 수 있음에 선수와 팬들 모두 감사해하고 있다. 

이런 점을 미루어보아 e스포츠 쪽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규모는 줄어들지언정 대회 진행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경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결승전이나, 승강전 같은 중요한 경기가 아니면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 오는 25일, LCK는 2020 스프링 시즌 결승전을 롤파크에서 무관중으로 진행한다 (사진출처: 라이엇게임즈 공식 플리커)

문제가 있다면 바로 국제대회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으로 경기를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핑 차이나 시차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경기를 진행하기에도 쉽지 않다. 당장에 오버워치 리그도 경기를 재개하기 위해 각 팀의 거주지를 고려해 리그 경기 일정을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구성해야 했다. 일단은 다른 종목 또한 이와 비슷한 식으로 권역에 따라 나뉘어서 대회를 진행할 것이라 생각된다. 가령 롤드컵의 경우 그룹스테이지까지는 지역별로 통합해 온라인으로 진행한 다음 8강부터는 오프라인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식이다. 최소한 올해, 최대 내후년까지는 이처럼 색다른 방식으로 코로나 이후를 대비할 것으로 여겨진다.

PC방이나 아케이드 오락실 사멸할 수도

PC방이나 VR 카페, 오락실 등은 현재도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밀폐된 실내 공간에 가는 것 자체가 기피되고 있다 보니 자연히 이용률이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선 이런 업장을 두고 아예 집단 감염 우려 시설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확진자 방문으로 인해 업장 운영이 중지되는 경우도 많다. 게임사와 정부에서 PC방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만큼 방역을 위한 제재도 함께 가하고 있어 업소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업계 자체의 존속이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감염을 막기 위해 일부 청소년 출입 가능 업소에 대해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청소년 출입 자체를 금지하자는 안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업주 입장에서는 더 버티기 어려워진다. 

▲ 각종 PC방 커뮤니티에도 현 상황에 대한 힘듦을 토로하는 글로 넘쳐난다 (자료출처: 네이버 카페 만땅동호회)

실제로 각종 PC방 커뮤니티에는 역대 최악의 매출액을 기록했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4년 동안 본 적도 없는 20만 원대 매출을 찍었다", "평소엔 가장 사람이 많은 시간인데, 80석 중에 28석만 차있다", “6명 앉아있다고 감동하는 나의 소소함에 어이가 없다”, "예전엔 학생들 오면 시끄럽고 불편하기만 했는데, 요즘은 그립다" 등의 의견이 대표적이다. 정부차원에서 보다 확실한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PC방, 오락실, VR 방 등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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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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