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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메카] ef - the first tale. 프롤로그 2부

이야기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히로노 히로는 크리스마스 밤에 홀로 거리를 걷는다. 딱히 화이트 크리스마스 같은 것에 흥미는 없었다. 눈이 내리든지 안 내리든지, 그런 것은 자연 현상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교회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교회 안에는 한 소녀가 서 있었다.

▲ 교회 안에서 만난 신비한 소녀. 이쪽이 더 히로인 같지 않나?

???: 아쉽지만, 크리스마스 미사는 벌써 끝났답니다. 참가하고 싶다면, 다음 해에 다시 방문해 주세요.

히로: 아-, 난 뭐 신자도 아니니까 됐어.

???: 그럼, 어쩐 일로? 이 교회에서는 무료 급식은 하고 있지 않은데요.

히로: 바보냐? 누가 노숙자냐고.

히로: 그저, 좀……크리스마스의 교회는 어떤 걸까나-하고 궁금해서 엿보러 온 건데. 멋대로 들어오면 안되나?

???: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이상한 데에 흥미를 가지시네요. 크리스마스니까, 교회보다 거리로 나가보는 편이 즐겁지 않나요?

히로: 뭐, 이상한 데에 흥미를 가지는 건 직업병 탓이라고 할까.

???: 직업, 이요……?

의아해하는 소녀에게 히로는 대답을 얼버무리고, 대신 그녀에 대해 묻는다.

히로: 흐-음……. 근데, 당신은?

???: 저요? 당신과 같아요.

히로: 앙? 그게 뭔데?

???: 크리스마스인데도, 같이 지낼 연인 하나 없는 외로운 사람이죠.

소녀는 입가를 자조적으로 일그러뜨린다.

히로: ……안 물어봤는데.

???: 농담이에요. 그런 얼굴 하시면 무섭답니다.

그렇게 말하는 소녀의 태도는 여유로 가득 차 있어, 영 무서워하는 것처럼은 안 보인다.

▲ 자기소개까지 하지만 히로인은 아니다.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유우코: 저는 아마미야 유우코(雨宮 優子). ‘비 우’자에다, 고궁 할 때 ‘궁’. 그리고 상냥한 아이(優しい子)라고 쓰지요.

수녀 같은 복장을 하고 있기에 교회의 관계자인지 물어보지만, 그저 지나가는 사람이라며 웃음으로 넘기는 유우코. 하지만 히로는 ‘아마미야 유우코’ 라는 이름에 뭔가 걸리는 것을 느끼지만, 기분 탓으로 돌리며 무시한다.

유우코: 왜 그러세요?

히로: ……아무것도 아냐.

유우코: 혹시, 첫눈에 반하셨다거나?

유우코: 그렇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만, 저는 가능하면 친구 사이부터 시작하면 좋겠는데요…….

히로: 싸울래?

히로가 째릿, 하고 노려보자, 아마미야 유우코는 호들갑스럽게 고개를 움츠리며 도망치는 척을 했다. 완전히 물로 보고 있나 보군…….

유우코: 영 농담이 안 통하는 분이네요.

그리고 유우코는 히로에게 이름을 물어보지만, 내가 왜 지나가는 사람에게 이름을 대야 하냐면서 심술을 부린다. 자신은 말했는데 히로가 말하지 않는다며 불평을 늘어놓지만, 히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유우코: 에이-됐어요. 저라고 딱히 알고 싶었던 것도 아닌걸요. 당신의 이름을 알아봐야 땡전 한 푼 생기는 것도 없고 말이죠.

히로: 히로노(廣野)야. 히로노 히로(廣野 絃).

유우코: …………청개구리.

히로: 남이사 어떻든.

유우코: 후후훗.

농담 따먹기 같은 이상한 대화가 지겨워진 히로는 유우코의 목적을 묻는다. 그러자 유우코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아까와는 다른 진지한 분위기로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누구냐고 묻자, ‘누구일까요?’ 라고 대답하는 유우코. 정말 놀리는 거야 뭐야? 유우코는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는 것만은 알고 있다고 한다. 장소도 대충, 시간도 모르면서 어떻게 만나냐고 묻지만 유우코는 묘하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물론이죠’ 라고 답한다.

유우코: 누군지는 모르지만……. 여기 있으면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오늘은 크리스마스니까요.

유우코: 꿈을 꾼다 해도 괜찮겠죠? 오늘 밤 정도는.

유우코: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오늘만큼은 꿈꾸는 것도 분명 허락해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누구한테? 라고 묻는 히로에게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는 유우코. 결국 이해하기를 포기하고, 히로는 적당히 응원하고 떠나려 한다. 그러던 참에 유우코에게 ‘당신은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데, 딱 잘라 ‘없다’ 고 대답한다. 누구랑 보내고 싶다는 적극적인 마음은 없지만, 그저 가만히 있기 싫어서 여기에 온 것뿐이다. 발길을 돌리는 히로를 유우코가 불러세우면서, 깜박한 말이 있다고 한다.

아마미야 유우코는 장난스럽게 미소지으며-

▲ 메리, 크리스마스!

한편, 미야코는 크리스마스니까 눈이라도 내려주지 않을까-하며 혼자 거리를 걷고 있었다. 거리를 걷고 있는 사람들은 다들 행복해 보인다. 사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다들 자기 일에 바빠서 나 같은 건 신경도 안 쓰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슬슬 돌아갈까 하던 참에 오토바이가 가방을 날치기 해간다.

“도둑이야----!!”

마침 교회에서 나온 히로는 오토바이를 쫓아 달려가는 미야코를 만나게 되고, 오토바이가 간 방향을 알려주게 된다. 그걸로 끝났으면 좋았으련만, 미야코는 히로의 자전거를 뺏어 타고 오토바이를 쫓아간다. 졸지에 자전거를 도둑맞은(?) 히로는 하는 수 없이 미야코를 쫓아 달려간다.

▲ 만난 지 10분도 안됐는데 히로인 사망?

달려가기를 10분쯤, 히로는 망가진 자전거와 길바닥에 쓰러져있는 미야코를 발견하게 된다. 하여튼 부상자가 생겼으니 히로는 119를 부르고, 미야코의 상태를 살핀다. 그런데, 잘 보니까 무지 귀여운 여자애가 아닌가!

▲ 이상한 장면 아닙니다.

직업의식이 발동해서(결코 음흉한 속내가 아니다!) 스케치라도 한 장 그려보려고 가까이 다가간 순간, 미야코가 눈을 뜬다. 당황해서 변명을 하는 히로. 그런 히로는 아랑곳 않고, 미야코는 다시 도둑을 잡으러 달려가려 한다. 다쳤을 지도 모르는 여자애를 보낼 수도 없는 일이라 일단 히로는 미야코를 말린다.

▲ 그러면서 은근슬쩍 손을 잡는 주인공.

???: ……치한짓은 이따가 하라고!

히로: 누가 치한이냐!

나중에 해도 되냐 아니냐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 나 지금 바쁘거든?

히로: 바보냐 너? 방금 전까지 기절해있던 녀석이 뭘 하려고?

???: 가방 도둑맞았단 말야. 그러니까 잡으러 가야지!

히로: 그건 아까도 들었어. 하지만 가방보다 목숨이 중요하잖아?

???: 으-음……미묘한 부분이군.

이보쇼, 아가씨. 그건 심사 숙고할 대목이 아니잖아.

히로가 제지하는 것도 듣지 않고 막무가내로 가버리는 미야코. 구급차 불러놓고 이게 무슨 경우인지. 히로는 쫓아가려 하지만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린다.

히로: 네.

???: 여보세요?

히로: 네, 히로노인데요.

???: 네는 무슨놈의 네야! 오빠, 지금 어디 있어!?

히로: 어디냐니……어딘가.

???: 그걸 답이라고 해? 설마하니 약속을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히로: 아니지. 그냥 씹은 것 뿐.

???: 뭐가 잘났다고 당당해! 좀 미안해하는 척이라도 하지!

히로: 무도회에 입고 갈 드레스가 없어.

???: 니가 백설공주냐!

아니, 신데렐라지.

???: 애초에, 무도회가 아니라 크리스마스 파티라구!

슬슬 진짜로 화낼 것 같은 예감이 들어 히로는 적당히 구실을 대면서 전화를 급히 끊는다. 그리고 곧 도착할 구급차랑 마주치지 않게 자리를 피한다. 그런데 도망친 곳에서 미야코랑 딱 마주치게 되어버린다. 미야코는 달리기 지쳤다면서 도둑을 잡는걸 포기해버린다. 아까 전까지 그렇게 열을 올려놓고서 너무나 간단히 포기해버리는 미야코를 보고 히로는 기가 막힌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크리스마스 밤 미소녀와의 만남이라는 드라마틱한 상황임에도 두근거리긴커녕 허탈한 기분이 들 뿐이다. 그리고 문득 망가진 자전거를 떠올리고 히로는 자전거 수리비를 물어내라고 미야코에게 따지고 든다.

▲ 이 시선은……큭, 따질 수가 없어!

미야코: 혹시 화났어요?

히로: 화난 건 아니지만 말야.

미야코: 소중한 물건이었지? 정말 미안해.

뭐냐, 이 갑작스런 변화는.

히로: ……이젠 됐어.

미야코: 용서해 주는 거야?

히로: 물론 변상은 해줘야겠지만.

미야코: 에~~

히로: 그거야 당연하지.

미야코: 지갑을 도둑맞아 무일푼이 된 여자아이에게 그건 너무하지 않나~하고 생각하는데요.

히로: 그건 네 사정이지.

미야코: 저기, 출세하면 갚는 걸로 해주면 안될까?

그런 귀여운 동작으로 속아넘어갈 만큼 나는 약하지 않다.

히로: 네 장래에 기대할 만한 구석이 어디 있냐?

미야코: 너무해!

히로: 당장 갚으라곤 안했어. 연락처만 가르쳐주면 돼.

미야코: 으-알았어. 대신 장난전화 하거나, ‘예쁜 여자 전화번호!’ 라고 인터넷에 올리면 안돼?

히로: 누가 그런 짓 한댔냐!

그리고, 아무리 사실이라도 자기 스스로 예쁘다고 하지 마.

미야코: 요즘 세상은 조심할 게 많으니까.

히로: 오히려 네 그 의심 많은 점이 무섭다.

핸드폰도 도둑맞았기 때문에, 히로는 그녀의 집 전화번호를 핸드폰에 저장한다. 궁시렁거리는 미야코를 놔두고 돌아가려고 했지만, 일단 사고를 당한 몸이니 걱정이 되어 이곳 저곳 괜찮은지 물어본다. 하지만 당사자 미야코는 사고를 당한 기억조차도 없다고 한다. 그야 기절하고 있었으니 기억이 있을 리가 있나. 그리고 뒤늦게 미야코는 히로에게 감사 인사를 한다.

▲ 미야코는 귀엽지. ……입다물고 있으면.

돌아가려는 히로를 붙잡고 미야코는 ‘내가 쓰러졌을 때 가슴 만지려고 했었지?’ 라는 둥, 아니라고 하니까 ‘혹시 남자를 좋아하는 사람?’ 이냐는 둥 엉뚱한 소리를 한다. 미야코를 이상한 여자 2호로 지정하는 히로. (1호는 당연히 유우코) 그러던 와중에 히로의 핸드폰에 문자가 도착한다.

‘파티 빠지고 어딜 싸돌아 다니는 거야 바보! 죽어!’

뒤에서 화면을 보고 있던 미야코는 ‘애인이야?’라고 물어보는데, 히로는 그냥 아는 사이라고 한다. 미야코는 히로에게는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면서 부러워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히로는 그렇게 말하며 쓸쓸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미야코에 대해 알고 싶다는 마음이 어렴풋이 생기고 있었다.

그렇게 헤어지려는 순간,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며 들떠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미야코, 반면에 히로노는 눈 따위 단순한 기상현상이라며 쿨한 척을 한다. 그런데 갑자기 미야코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을 꺼낸다.

미야코: 근데 히로노 군.

히로: 뭡니까요.

미야코: 생각해보니까, 집 열쇠도 그 가방에 들어있었어.

히로: ……그래서?

아, 싫은 예감이.

미야코: 우리 집에 지금 아무도 없어. 그러면 적어도 오늘 밤은 밖에서 보내야 되거든.

히로: 그렇게 되겠지.

미야코: 생각하건대, 여자가 혼자 밤을 지새는 건 여러모로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데.

히로: 설마, 나더러 같이 다니자고?

미야코: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잖아? 자, 가자!

아무래도 올해 크리스마스는 아직 끝나주지 않을 것 같다.

그런 확실한 예감과 함께, 나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걸 발매 당시(12월 22일)에 혼자 집에서 한 필자가 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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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비주얼노벨
제작사
게임소개
이 게임은 여타 게임과 다르게 한 주인공으로 여러 루트를 진행하는게 아닌, 한 커플이 만들어지면 주인공과 히로인이 달라진다. 즉 다른사람으로 플레이 한다는 것이다. 거기다 시간을 흐르게 해서 한 커플이 끝나고 몇...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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