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본 게임거장 미즈구치 테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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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을 방문한 유명 크리에이터 미즈구치 테츠야 씨를 만나 그의 게임관과 작품들에 대한 애정, 방한목적에 대해 들어보았다.

스페이스 채널 5 시리즈, REZ, 루미네스 등 참신하고 기발한 게임을 연이어 선보이며 이제 거장의 반열에 우뚝 선 미즈구치 테츠야 씨가 4월 25일 한국을 방문했다. 게임메카는 27일 미즈구치 씨를 만나 국내에도 PSP용으로 발매될 ‘루미네스’에 대한 얘기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미즈구치 테츠야 씨 간단이력

SEGA에서 근무하며 세가 랠리 챔피언십, 세가 랠리 챔피언십 2, 스페이스 채널 5, 스페이스 채널 5 Part.2, REZ 등을 제작하였으며 현재는 독립해 ‘큐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 겸 치프 크리에이티브 오피서(CCO)를 맡고 있다.

음악과 게임영상을 교묘하게 접합시킨 REZ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루미네스에서도 음악과 비주얼을 융합시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현재 또 다른 신작을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 후광(?)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미즈구치 씨

- 스페이스 채널 5 시리즈와 REZ로 이미 전세계 게이머들이 주목하는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이 됐지만, 한국에서는 ‘루미네스’를 통해 미즈구치 씨의 작품이 처음 소개됩니다. 우선 간단한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미즈구치: 한국에는 2000년에 심포지엄 참석차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벌써 5년이 지났지만 그리 오래되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네요. 루미네스의 한국 발매를 기념해 오게 됐습니다.

- REZ는 모델리아니를 통해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루미네스도 그런 영감을 얻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미즈구치: 플레이어가 게임을 조작할 때 나는 소리와 게임 음악을 하나로 융합시켜 재미를 주는 게임을 평소에 만들고 싶었습니다. REZ는 그 첫 시도였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죠. 하지만 장르가 슈팅게임이다 보니 부족한 면도 있었습니다. 루미네스를 통해 REZ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음악을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좀 더 진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 루미네스를 만드시면서 PSP라는 하드웨어에 대해 느낀 점은?
미즈구치: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SP와 루미네스가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훨씬 더 파워업된 그래픽과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요.

- 루미네스의 카피 프레이즈인 ‘빛과 소리의 전식 퍼즐’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미즈구치: 테트리스를 비롯한 지금까지의 낙하형 퍼즐은 조각을 맞추어 없앤다는 단순한 룰이었습니다. 물론 하드웨어의 특성상 새로운 방식을 시험해볼만한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긴 했죠. 하지만 PSP가 등장하면서 뛰어난 그래픽을 이용한 ‘빛’, 현란한 사운드를 통한 ‘소리’를 구현할 수 있어 루미네스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캐치 프레이즈는 그런 의미입니다.

- 지금까지 제작한 게임에는 ‘음악’과 관련된 타이틀이 많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미즈구치: 원래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재미를 여러분께 전하고 싶었습니다. 음악을 통한 재미는 이전에는 많이 어려웠지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점차 가능하게 됐죠. 스페이스 채널 5부터 시작해 최근의 루미네스까지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음악을 통한 게임의 재미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음악과 미술을 따로 공부한 적이 있습니까?
미즈구치: 대학에서 미디어 미학이라는 전반적인 과목을 공부한 적은 있지만, 음악과 미술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은 없습니다. REZ와 루미네스에서 빛과 소리를 절묘하게 매치시킨 부분은 저 혼자가 아니라 저희 팀원 전체가 노력할 결과겠죠. 특히 아트 디렉터를 맡고 있는 ‘요코다 카츠미’ 씨는 REZ와 루미네스를 함께 작업했는데, 그 분의 놀랄만한 감각이 크게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시종일관 진지하고 재치있는 답변으로 인터뷰가 진행됐다

- 미즈구치 씨의 루미네스 실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미즈구치: 별 생각 없이 플레이하면 40만점 정도지만 집중해서 플레이하면 더 높은 점수를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점수를 위해 플레이하기보다 게임을 즐기면서 느끼는 재미를 위해 플레이해주시길 ?는 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 MONDO GROSS의 오오자와 신이치와 작업을 함께 했다고 들었습니다. 원래 그런 음악풍을 좋아하시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요.
미즈구치: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분입니다. 루미네스의 첫 곡은 ‘샤이닝’은 루미네스의 테마곡이기도 하죠. 루미네스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곡을 의뢰하기 위해 처음 만났을 때 마침 만들고 있는 곡이 있다며 들려주셨는데 딱 분위기에 맞는 곡이어서 굉장히 기뼜습니다. 게임 내에서 오오자와 씨의 곡이 여러 곡 등장합니다.

- 개인적인 경험입니다만 루미네스에 빠져 내려야 할 지하철 역을 놓친 경우가 몇 번 있습니다. 휴대용 게임으로서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요?
미즈구치: 정말 그런 분이 계셨다면 무척 죄송합니다(웃음). 사실 저도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내에서 루미네스를 하면서 정신이 없었는데 스튜어디스가 다 도착했다며 깨워준 적이 있습니다. 지하철 내에서는 휴대폰 등의 알람기능을 통해 내리실 곳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크리에이터가 있다면?
미즈구치: 스티븐 스필버그를 좋아합니다. 언제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때로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부분은 크리에이터로서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행사에 참석한 팬에게 직접 사인해주는 미즈구치 씨

- 미즈구치 씨가 게임을 제작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미즈구치: 물론 재미입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직접 해보았을 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면 ‘쓰레기’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재미는 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죠.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 게임 시스템 등은 튼튼한 뼈가 있어야 그 위에 덧씌워질 수 있는 것이지 뼈가 부실하면 금새 무너지고 말테니까요.

- 지금까지 콘솔게임만 만들었는데, 온라인게임에 도전해볼 생각은 없으신지요?
미즈구치: 콘솔게임은 영화처럼 완전히 완성된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은 디즈니랜드의 어트랙션처럼 손님들의 요구에 의해 계속 새로운 놀이기구를 추가하거나 정비하는 등 끊임없이 손질이 가해지죠. 이런 이유로 콘솔과 온라인은 전혀 다른 장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을 만들게 된다면 콘솔게임의 응용이 아니라 완전히 무(無)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도전해야겠죠.

- 국내 온라인게임 포탈 중에 ‘전혀 새로운 재미의 퍼즐게임’ 루미네스에 관심을 두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혹시 이번 미즈구치 씨의 방한목적이 ‘루미네스’의 국내 서비스와 관련된 것이 아닙니까?
미즈구치: (뜨끔한 표정을 지으며) 앗! 그걸 어떻게…. 솔직히 말씀드려 이번 방한목적은 한국의 모 온라인게임 포털과의 미팅을 위해서였습니다. 들키지 않기를 바랐는데 용케 정보를 입수하셨네요(웃음). 아직 구체적인 부분까지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중…이라는 정도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꼭 잘 되었으면 좋겠고요.

- 미즈구치 씨는 언제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한다고 들었습니다. PS2와 Xbox의 후계기에서 어떤 도전을 준비하고 있나요?
미즈구치: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Xbox의 후계기로 작품을 준비 중인 건 사실입니다. 다음 달에 열리는 E3에서 새로운 작품을 공개할 수 있을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 정식발매되는 루미네스 패키지를 들고 한 장. 곧 온라인게임으로 루미네스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원래는 예정에 없었지만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자들의 요청에 흔쾌히 응해준 미즈구치 테츠야 씨는 그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소탈하고 성의 있는 답변으로 인터뷰 시간 내내 진지하게 답변해주었다. 5월에 열리는 E3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미즈구치 씨는 인터뷰 장소를 떠났다. 과거에 발매된 작품 못지않게 이후에 그가 어떤 작품으로 전세계 게이머들을 놀라게 할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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