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소프트 김장중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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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소프트가 카발온라인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경쟁이 심한 MMORPG 시장을 뚫고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겠다고 자신하는 이스트소프트의 김장중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인 1PC 시대를 맞고 있는 요즘, 각 가정의 PC에 파일압축 프로그램 ‘알집’이 없는 PC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알집’은 널리 퍼져 있다. 한국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신화 중 한 곳 이스트소프트는 바로 그 ‘알집’을 탄생시킨 회사다(정확히 말해 알집과 같은 것은 소프트웨어라기보다 어플리케이션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여기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소프트웨어라 칭하겠다).

숱한 소프트웨어 제작사들이 쓰러지고 다시 생겨나는 가운데 13년째 굳건히 입지를 갖추고 있는 이스트소프트가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카발온라인으로 게임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카발온라인으로 경쟁이 심한 MMORPG 시장을 뚫고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겠다고 자신하는 이스트소프트의 김장중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일반 소프트웨어 사업을 진행하다 게임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대표: 소프트웨어 개발사로서 사업영역을 확대시킬 모델을 찾던 중 필연적으로 게임사업을 선택하게 됐다. 어플리케이션 사업은 정품사용을 전제로 진행되는 것인데, 소프트웨어 정품사용 인식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한계가 있다. 실제로 2002년 알집의 유료화(개인은 무료, 직장과 관공서 등 단체만 유료) 때에도 예상만큼 수익이 나오지 않았으니 말이다. 해외진출을 위해서도 어느 정도 회사의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는데, 어플리케이션 사업만으로는 힘들다고 판단해 내수시장에서 덩치를 키울 수 있는 게임사업을 선택하게 됐다.
굳이 한 가지 더 이유를 들자면 알집을 만든 1등 공신 민영환 이사가 게임사업을 해보자고 강력히 주장했기 때문이다(웃음).

- 언제부터 게임사업이 시작됐는가?
김대표: 사실 처음 게임사업을 시작한 건 96년 선보인 PC용 ‘라스트 레이버즈’부터다. 하지만 얼마 못가 게임사업은 중단됐고, 이번 카발온라인을 통해 본격적으로 도전하게 된 것이다. 그래픽 엔진의 개발과 사업시장검토는 2002년부터, 기획작업은 2002년 말부터 시작됐고 2003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이루어졌다. 현재 오픈베타테스트를 대비해 GM을 모집 중인데 이 작업이 완료되면 게임사업부가 약 70명 정도로 늘어날 것 같다.

- 카발온라인으로 이루고자 하는 최종적인 목표가 무엇인가?
김대표: 게임 자체를 놓고 보면 ‘어드벤처 느낌이 나고 퀘스트가 중심이며 전투가 재밌는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래 플레이해야 참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 있겠지만, 카발온라인은 얼마 플레이하지 않아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랄까? 캐릭터 만렙까지는 솔로잉 위주의 성장하는 재미를 주고 싶고, 만렙 이후에는 길드단위의 세력싸움 등 차별화되는 느낌을 주고 싶다.
사업적으로 보면 카발온라인의 오픈베타 동시접속자 목표는 10만 명이다. 너무 높게 잡은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내부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후 투자되는 마케팅, 운영, 인건비용을 모두 합쳐 국내시장에서는 손익분기를 맞추는 것이 목표고, 이윤은 해외수출을 통해 거두고자 한다.

- 이미 포화시장이라고 평가받는 MMORPG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캐주얼게임도 생각했을 법한데?
김대표: 개인적으로 캐주얼게임은 라이프타임이 짧다고 생각한다. 이번 것으로 게임사업을 끝낼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왕 시작하는 거 사업을 연관지어서 계속 진행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 보니 MMORPG로 결정하게 됐다. 그리고 개발자들 역시 이왕 시작하는 바에야 본격적으로 도전하고 싶다고 강하게 요청해서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 카발에는 엔딩이 존재한다고 들었다. 엔딩을 한 번 보면 어떻게 되나? 게임을 접어야 하는가?
김대표: 엔딩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캐릭터마다 엔딩이 다른 것이 아니라 공통엔딩이다. 다만 그 엔딩으로 카발온라인이 담고 있는 모든 내용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사실 기획서 내용을 보면 카발온라인은 상당히 깊고 큰 배경과 스토리를 담고 있다. 엔딩을 통해 그 내용 중 일부를 보여주게 되고, 엔딩을 본 후에는 계속되는 업데이트를 통해 부족했던 비밀이 하나씩 벗겨지며 그제서야 거대한 스토리가 차츰 베일을 벗게 되는 구조다. 그리고 이 스토리와 설정은 이후 카발온라인이 아닌 다른 곳으로 전개될 계획이다.

- 작년 11월부터 시작해 클로즈베타테스트만 1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길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김대표: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소모적인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다. 비슷한 시기에 대작게임들이 많이 나오면 쓸모없이 마케팅, 홍보비용만 소비되고 만다. 최근 캐주얼게임들이 많이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럴 때 카발온라인 같은 MMORPG가 나오면 더 주목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시기를 보며 게임의 내실화를 계속 다져왔다.
두 번째는 서버운영과 관련된 부분이다. 사실 얼마 전 게임서버를 윈도NT 기반에서 리눅스 기반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오픈베타테스트 후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운영관리 문제점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오래 진행한 것이다.

- 오픈베타테스트와 상용화 예정은?
김대표: 늦어도 10월 내에는 오픈베타테스트가 시작된다. 이미 오픈베타 이후 업데이트될 컨텐츠도 전부 만들어놨고, 지금은 상용화 이후 컨텐츠를 만들고 있는 단계다. 빈틈없는 업데이트를 통해 오픈베타 이후 재미있는 요소가 계속 추가되어 게이머들의 흥미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상용화 시기는 특별히 정하지 않았지만 정액제를 고려하고 있다. 리니지보다는 저렴하고 WOW 요금 정도가 적정하지 않을까 판단 중이다.

- 소프트웨어 사업과 게임 사업은 어떻게 다른가? 어느 것이 더 어려운가?
김대표: 소프트웨어 사업이 더 어렵다. 온라인게임은 잘 만들면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사업은 잘 만든다고 돈을 버는 게 아니다. 아니, 돈을 버는 게 아니라 회사가 살아남는 것 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경우도 많다. 확실한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 때 더 노력을 기울일 수 있듯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게임사업이 소프트웨어 사업보다 쉬운 편이다.

- 해외 쪽으로 미팅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카발의 수출계획은 어떤가?
김대표: 중국을 비롯해 태국, 베트남 등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상담이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오픈베타를 시작해서 게이머들로부터 평가를 받은 후 수출상담을 진행하고 싶다. 겉만 그럴 듯하게 포장해서 팔아넘기는 것은 우리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확한 결과가 나오면 떳떳하게 그걸 바탕으로 수출상담에 응할 것이다.

- 코스닥 등록을 위해 준비 중인데, 언제쯤 계획하고 있는가? 온라인게임의 개발은 코스닥 상장에 큰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데, 전망은 어떤가?
김대표: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코스닥 등록이 기업의 최종목표가 아니라는 점이다. 코스닥 등록을 통해 자금이 모이면 직원들에 대한 대우와 사업전개에 플러스 요인이 있다. 그러나 그걸로 회사가 할 일이 끝나는 건 아니다. 큰 목표를 두고 이에 대한 확실한 비전이 있을 때 기업공개를 통해 코스닥에 등록하고, 그렇게 모인 자금을 이용해 더 큰 사업을 전개해나갈 것이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코스닥 등록이지, 코스닥 등록을 위해 사업을 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카발온라인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다면 사업확대를 위해 자금이 필요할 것이고, 코스닥 등록을 통해 자금을 모을 것이다. 코스닥 등록요건은 이미 충분히 갖춰졌다.

카발온라인은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100으로 정해진 만렙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략 200시간 남짓 걸린다고 하니 다른 온라인게임에 비하면 굉장히 빠른 편이다. 하지만 만렙이 됐다고 해서 게임을 접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카발온라인은 만렙까지 캐릭터를 키워가는 재미와 만렙 이후 계속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재미에 똑같이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 만렙이 쉬워진다면 오픈베타시기에 만렙까지 키우고 상용화 시에 게임을 접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는 우려에 김대표는 “그래도 괜찮다”며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했다. 만렙까지의 과정이 충분히 재미있으므로 그 재미를 다 느꼈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것. 하나 더 바람이 있다면 그 게이머가 주변 친구들에게 “카발온라인은 만렙까지 키우는데 시간도 별로 안걸리고 재미도 꽤 쏠쏠해”라고 한마디 조언해주는 것이라고 김대표는 말한다. 그렇게 해서 계속 신규 게이머가 유입된다면 회사입장으로서도 손해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카발온라인이 MMORPG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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