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시티오브히어로 이렇게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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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자주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게임 디자이너 일을 하게 된 계기는?”이다. 그럼, 이제부터 내가 어떻게 게임 디자이너가 되었고 <시티 오브 히어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 잭 에머트 시티오브히어로 게임 디자이너

 

내가 가장 자주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게임 디자이너 일을 하게 된 계기는?”이다. 그럼, 이제부터 내가 어떻게 게임 디자이너가 되었고 <시티 오브 히어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사실 나는 원래 그리스어와 라틴어, 이 두 고어(古語)를 연구해 강단에 설 계획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베르길리우스(Virgil)의 고대 서사시인 이니드(Aeneid)에 매료되었는데, 이야기 자체보다는 작품의 기술(記述) 방식이 너무나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시간을 제대로 헤아리기조차 힘든 그 옛날에도, 오늘날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섬세함과 기술법을 가진 작가가 존재했었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그 후 학부를 졸업하고 시카고 대학에서 고대사(古代史)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대 언어에 대해 보다 깊이 공부하고 싶었기에, 오하이오 주립대학으로 옮겨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두 번째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크립틱 스튜디오와의 인연이 시작되는 것은 이쯤부터. 학생 시절, 나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만화에 대한 꿈을 아직 버리지 않고 있었다. 제가 아주 조그마한 아이였을 때부터, 매주 발간되는 영웅들의 활약상을 그린 만화책을 쓸어 모아 수집하는 것이 나의 중요한 일과 중의 한 부분이었다. 아타리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에는 컴퓨터 게임을 즐겨 했지만, 그 유행은 점차 수그러들고 보드 형식의 롤플레잉 게임들이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던전 & 드래곤(Dungeons & Dragons)이 당시 대표작. 어느 날, 나는 로마 역사학에 대한 세미나에 참가했다가 우연히 어떤 학생의 책가방에 RPG 게임 책이 있는 것을 보게 되었고, 호기심이 발동한 저는 그 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그 학생이 바로 릭 다칸(Rick Dakan)이며, 크립틱 스튜디오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다.

릭과 나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관심사가 같았기에 더욱 그러했다. 나는 그가 RPG 게임(보드 게임 타입의)을 하나 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나는 내가 가진 인맥을 통해 그에게 몇몇 회사를 소개해 주었다. 이후, 게임에 흥미를 느낀 나 역시 게임 제작에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릭과 나는 공동작업으로 5개 정도의 작품을 제작했다. 물론 큰 돈벌이는 되지 못했지만, 우리는 아직 학생이었고 넉넉한 형편도 아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서로가 맡은 일에 열심이었고 그 일을 즐겼다. 그리고 릭의 절친한 친구이자 게임광이였던 마이클 루이스 (Michael Lewis)까지 합류하여 우리는 함께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기 시작하게 된다.

당시, 다중접속(멀티플레이) 방식의 게임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되었고, 실제로 그러한 현상들이 곳곳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유행했던 에버퀘스트(Everquest)는 이러한 사실을 잘 말해준다. 릭과 마이크는 당시 수많은 멀티플레이 게임들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첨단 방식의 게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에버퀘스트가 이미 판타지 게임 시장을 독점한 까닭에 다른 게임들 역시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장르가 분명 존재했다. 바로 수퍼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게임.

1980년 말에서 1990년 초에 이르기 까지, 만화 산업은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당시 미국 내 십대 소년들 가운데서 만화책을 읽지 않은 이들이 없었으니까. 이 ‘신세대’들이 어른이 되면서, 그들이 가슴 속에 품고 키워온 ‘수퍼 히어로’들은 결코 무시 못할 그 무엇이 되었다. 그 결과, 영화사들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X-맨이나 스파이더맨과 같은 블록버스터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활약상을 다룬 소설은 심지어 퓰리처(Pulitzer)상까지 타게 되었다.

이에 마이클은 릭에게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해 회사를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릭은 즉시 저에게 공동으로 벤처 사업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고 그 당시 고대사를 약 십 년째 연구하고 있던 나는 내 길이 과연 이쪽이 맞는지, 이 일이 내 천직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나는 여전히 만화를 읽고 게임을 즐기는 삶을 바랬습니다만, 학자는 연구 이외의 시간에 단 일분 일초도 허비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한 가지 가장 큰 문제는 게임을 어떻게 제작하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릭의 제안은, 단순히 지나쳐버리기엔 너무나도 소중한 기회였다.

마이클은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세 명의 게임 개발 전문가를 찾아냈다. 이 세 명 역시 멀티플레이 게임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단지 제대로 된 기회를 잡지 못해 전전긍긍 하던 중이었다. 그들은 바로 맷 하비(Matt Harvey), 브루스 로저스(Bruce Rogers) 그리고 카메론 페티(Cameron Petty)였고 이 세 명의 개발자들은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었다.

그들과 우리 모두가 고안해 낸 아이디어들은 게임에 즉각 반영 되었고, 자금도 확보된 상태였다. 정말 완벽한 조화였다. 모든 준비는 2000년 7월에 갖추어 졌고, 우리는 모든 일은 순조롭게 잘 될 것처럼 보였다. 게임 제작은 물론, 배급사(퍼블리셔)를 찾는 것 역시 그러하리라 생각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잇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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