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티오브히어로 개발자 잭 에머트의 게임개발 칼럼 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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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는 지난달에 이어 시티오브히어로의 개발자 잭 에머트 칼럼 2회를 연재합니다.

게임메카는 지난달에 이어 시티오브히어로의 개발자 잭 에머트 칼럼 2회를 연재합니다.  

잭 에머트 칼럼 1회 바로가기

▲ 잭 에머트 , COH 게임 디자이너

이번에는 지난번에 이어 우리가 구상하던 COH라는 게임이 어떻게 퍼블리셔를 만나 서비스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게임 개발을 위한 설정과 기획을 끝마친 2000년 7월, 창립멤버 다섯 명은 새로운 MMORPG 게임을 만들기 위해 크립틱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당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던 장르는 판타지였지만 멋진 영웅들이 등장하는 만화 시리즈가 점점 인기를 더해가고 있었고, 우리는 그 점을 게임에 적극 반영하려고 했다.

맷 하비(Matt Harvey), 브루스 로저스(Bruce Rogers), 카메론 페티(Cameron Petty), 이 세 명의 공동 설립자들은 게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 하지만 주로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에 능통해, PC 게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많지 않았다.

그 외 두 명이 릭 다칸(Rick Dakan)과 나 였는데. 우리들은 컴퓨터 게임이든 비디오 게임이든, 게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무(全無)했다. 디자인 경험이라곤 펜과 종이를 사용하는 보드 형식의 롤플레잉 게임, 즉 <던전 & 드래곤>과 같은 형태의 게임을 접해본 것이 전부였던 상태였던 것.

그 무렵, 엔젤투자가(angel investor: 벤처 설립 초기에 자금을 지원해 주는 개인 투자가) 한 명이 우리에게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겠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줬다. 사실, 우리는 투자 부분에 대해서 미처 생각을 해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저 열심히 게임을 개발해서 벤처 자금을 어느 정도 모은 후 스스로 발매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솔직히 너무나도 순진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성공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웅들을 게임에 등장시킨다는 아이디어도 너무 좋았을 뿐만 아니라, 에버퀘스트의 성공 역시 전례로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몇 년 정도의 개발 기간을 거쳐, 게임을 발매하게 되면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확신했다.

우리는 우선 작업할 공간, 즉 사무실이 필요했다. 하지만 당시 산호세에서 사무실을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고. 당시 실리콘 밸리는 그 악명 높던‘닷컴 붕괴’에서 다시금 되살아나고 있는 활황기라, 사무실 임대료는 천정부지였다. 우리는 고생 끝에 비록 외진 곳이지만 근사한 사무실을 얻게 돼었다. 8각형 모양의 2층짜리 건물이었는데, 그보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사무실 위치였다. 우리 사무실은 산업공원의 한가운데 자리해 왼쪽에 용접 공장이 있는가 하면, 오른쪽에는 자동차 정비소가, 그리고 앞뒤로는 견인 트럭들이 왔다갔다 하는 곳이었다. 프로그래머들이 한창 코딩하고 있으면, 바로 벽 건너편에서 용접할 때 발생하는 불꽃이 튀는 소리까지 다 들릴 정도였으니까!

그 후에 우리가 할 일은 게임 엔진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었다. 이 작업은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 기술 경영자)였던 브루스 로저스가 맡았는데, 그는 예전에 카메론, 맷과 함께 설립했던 캐치 게임즈(Catch Games)에서 개발했던 게임의 엔진을 기초로 하자고 했다. 그것이 지금의 <COH>의 토대가 된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게임 디자인이었다. 릭 다칸과 저는 머리를 맞대고 오랜 시간 동안, 우리가 문서작업한 것을 어떻게 게임의 고유 시스템에 맞도록 변환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했다. 초기단계의 선임 디자이너는 릭 이었으며,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그에게서 나왔다. 앞서도 말했듯, 릭과 저는 게임에는 문외한이었고 이로 인해 문제점들이 하나둘씩 생기기도 했다. 이 분야에서 일한 지도 꽤 됐지만, 나는 아직도 MMORPG의 시스템에 맞게 디자인을 하는 데 그리 익숙한 편은 아니다. 그보다는 영웅 중심의 틀을 짜서 멀티플레이 게임에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COH가 다른 게임과 차별되는 점은 이렇다. MMORPG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지만(플레이한 시간에 상응하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하며 공동체 개념이 들어가야만 하는 등등) 릭과 나는 그러한 요소들에 신경 쓰는 한편, 다른 것에도 주의를 소홀히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예를 들면 우리는 각 캐릭터를 나열해 게이머가 선택하는 방식을 고안해냈다.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은 제법 괜찮은 생각이었지만, 선택한 캐릭터를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부족했다. 우리가 고안해낸 방식에 따르면 게이머들은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에 일정 포인트를 투자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즉,‘에너지 블래스트’라는 스킬을 선택해 사정거리나 대미지를 원하는 만큼 강화할 수 있는 것이죠. 이에 소요되는 포인트는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임무를 완수하면서 얻게 된다.

하지만 릭과 내가 간과한 사실은 MMORPG만이 가진 그 고유의 성질에 대한 것이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게이머가 에너지 블래스트 스킬만 집중적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키우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라는 것. 만약 캐릭터의 능력이 포인트를 ‘주는 것’으로만 세팅되어 있다면 게이머들은 오로지 그 점에만 집중하게 된다. 게임이 지극히 단순해지는 부작용을 낳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는 별도의 팀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집중적인 스킬 투자로‘나 홀로’플레이를 하면서도 능히 남들에 비해 우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솔로잉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캐릭터들은 자신의 고유한 능력을 바탕으로 팀에 공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다. 예를 들면 어떤 클래스가 한 명만 치료할 수 있다면 다른 클래스는 다수를 치료하되 능력은 다소 부족한, 또 다른 클래스는 원거리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점이 보다 ‘MMORPG’에 가까운 성질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COH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

또 우리는 구역이나 미션 등의 툴(tool)을 짜는 데 익숙하지 못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게임 시스템의 개발속도를 따라 잡기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개발자이면서도 게임 전체의 크기를 파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만들어내야 할 구역이나 미션 종류 등의 구체적인 수를 파악하기가 힘들었다는 것. 출발시점에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이었지만 시간이 가면서 게임 엔진의 개발이 가속될수록 문제는 점점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개발 당사자인 우리들은 개발 초기로부터 시간이 꽤 지난 이후에도 이러한 문제점을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EA등 메이저 게임 발매사들에게 게임을 선 보일 무렵까지만 해도 낙관적이었다. MMORPG는 머지 않아 게임 업계의‘대어(大魚)’가 될 것이며 영웅들이 등장하는 만화는 시장에서 이미 큰 인기를 얻고 있었으니까.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개발하는 게임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다.

이들의 무모한(?) 도전은 3회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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