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파트, 스스로 비전을 가져야 된다.” 네오위즈 박성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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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현업 게임 QA 파트 종사자들로 채워진 강의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열띤 토론의 장으로 변해갔다. 청취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때문일까? 섹션을 마무리하는 박 팀장의 얼굴은 밝았다.

“자, 지금부터 여러분과 함께 브레인 스토밍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이야기되는 여러분의 경험이 게임 큐에이 파트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스타의 열기가 한창인 지난 9일 일산 킨텍스 306호 강의실은 아래 전시장과는 또 다른 열기로 채워졌다. KGC2007의 한 섹션으로 진행된 ‘게임 QA의 향상’를 이끄는 사람은 네오위즈의 웹게임 QA팀 팀장 박성호 씨였다. 내심 QA 파트 능률 향상의 ‘비법’을 기대하고 갔던 기자는 토론 방식의 섹션이 살짝 실망스러웠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대부분 현업 게임 QA 파트 종사자들로 채워진 강의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열띤 토론의 장으로 변해갔다. 청취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때문일까? 섹션을 마무리하는 박 팀장의 얼굴은 밝았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는 심정으로 임했다

세션이 끝나고 빈 강의실에서 박성호 팀장을 따로 만났다. 세션에서는 사회자 역할을 하며 말을 아꼈지만 기자와 마주한 자리에서는 할 말이 많은 그였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는 심정으로 세션에 참여했습니다. QA파트 종사자들이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발전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려주고 자극 시키고 싶었죠.”

현재 한국의 게임 QA파트는 개발분야의 보조로서 주로 테스터의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단지 테스터로서 콘텐츠나 버그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역할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 QA파트의 현실.

개발의 한 파트이긴 하지만 업무 자체가 전문적인 기술이나 소양을 필요로 하지 않고, 때문에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놓고 싶은 이들이 가장 먼저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야다.

박 팀장 자신도 8년 전 판타그램의 QA 파트 아르바이트로 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나 박 팀장은 QA 파트를 게임업계에 들어오는 관문쯤으로 생각하는 풍토, 그리고 저학력과 연관된 비정규직 시스템을 QA파트의 발전을 저해하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했다. 자신이 처음으로 게임업계와 맺은 인연의 방식을 부정하는 소리로 들릴 법한 이야기다. 박 팀장은 ‘업계에 들어오기 위해 한번쯤 거치는 관문으로 QA파트를 고려하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하면서도 계속 그렇게 생각한다면 본인도 그렇고 QA파트도 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업체의 게임 QA팀은 주로 게임 테스트, 버그 테스트)라는 단순업무를 담당합니다. 게임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전문적인 개발 능력을 갖추지는 않은 이들이 지원하기 좋은 곳이죠. 전문적이지 않은 인력으로 이루어진 집단은 대부분의 구성원이 저학력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들은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채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구성된 QA팀은 프로젝트에 대해 영향력을 가지기 힘듭니다. 때문에 회사의 입장에서는 이들의 의견에 심각하게 귀 기울일 필요가 없고 단지 참고만 할 뿐이죠. 이런 방식이 몇 번 순환되다 보면 그 회사의 QA팀은 버그 테스팅 팀 정도로 스스로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QA 파트가 의사결정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박 팀장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게임 QA팀의 역할은 무엇일까? 박 팀장은 ‘QA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게임품질의 향상’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QA팀이 프로젝트의 스케쥴을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 정도의 의사결정권을 가지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QA팀은 해당 게임에 대해서 개발자 이상으로 잘 알고 있으면서도 유저의 입장에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현재 대부분의 한국 업체들은 QA팀을 보조적인 테스팅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거든요. 경영진은 게임의 품질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QA팀을 통해 검증 받으려 하지 않습니다. 개발 도중 심각한 오류를 보고해도 경영진에게서 ‘후에 패치 하면 된다. 일단 개발일정을 지키자’라는 대답밖에 얻을 수 없습니다. 자잘한 버그나 잡을 뿐 게임의 품질을 높인다는 원래의 목표는 사라지는 것이죠.”

박 팀장은 QA 파트원 스스로가 업무의 영역을 넓히고,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을 만큼의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단순 테스팅 업무’로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세션에는 QA파트가 스케줄 관리 등 프로젝트의 매니지먼트 업무까지 맡아 하는 한 업체의 사례가 보고 되기도 했다. 국내 중견 온라인게임 개발사인 이 업체의 QA팀은 실제 프로그래밍 능력이 있는 인원들로 구성돼 기술적인 부분까지 관리가 가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프로젝트의 매니지먼트까지 업무의 영역을 확장 시켰다.

박 팀장은 또 구조적으로는 지속적인 학습을 통한 ‘스펙쌓기’와 학문으로서의 QA파트 접근이 이루어져야 진정한 게임품질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 좋아하는 사람은 대부분 공부를 하기 싫어한다’라며 웃으며 이야기하던 그가 정색을 하며 ‘하지만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계속 지금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아주 전문적인 부분까지는 힘들어도 개발에 필요한 어느 정도의 지식은 내부 교육만으로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노력들을 통해 스스로는 물론 자신의 속한 QA팀의 업무 능력을 끌어올리고 또 그것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영향력을 지닐 수 있겠죠.”

학문으로서의 접근, 모임을 통한 발전적 방향 제시 모색

현재 전국적으로 수많은 게임관련 학과들이 있지만 QA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커리큘럼을 가진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박 팀장은 앞으로 현장에서 QA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 교육기관을 연결해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으로 QA업무에 도움이 되는 표준지침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미 현업 QA 팀장 급들을 주축으로 QA파트 관련자들이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 되고 있는 중이다.

현재의 국내 게임업체의 QA파트는 구성원들의 경험을 공유하거나 후배들에게 전수할 수 없는 구조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거쳐간다’라는 인식이 그 첫 번째 이유이고 그렇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업무를 발전 시킬 수 있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박 팀장은  ‘이 일을 8년째 하고 있지만 끝을 보는 사람이 별로 없다. 게임품질 향상이라는 QA의 본연의 업무에 대해 본질적으로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 끼리 모여 발전적인 방향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게임 QA는 게임품질 향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트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여건으로는 QA파트의 진가가 발휘되기 힘든 것도 사실이지요. 여건을 마련하려면 그 구성원들이 일차적으로 노력을 해야 하겠지요. 비전을 품고 열정을 되새기지 않으면 성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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