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법대로 합시다! `게임 표절의 범위는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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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특히 국내 게임업체와 외국의 게임업체 사이에 게임의 저작권 침해를 놓고 법정소송까지 간 적이 있습니다.

게임 표절의 범위는 어디까지?

근래 국내 게임업체와 외국 게임업체 사이에 게임의 저작권 침해를 놓고 법정소송까지 간 예가 많습니다. 예컨대 일본 게임회사가 한국 게임회사를 상대로 게임을 표절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안들이 있었고(크레이지 아케이드-봄버맨 사건, 신야구-실황 프로야구 사건 등), 한국의 회사가 중국의 회사들을 상대로 게임을 표절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사안도 있었습니다(미르의 전설 사건 등).

그런데 실제 판결에서는 게임 유저들이 게임을 해봤을 때의 느낌("이거 분명히 베낀 거네", "이거 완전 표절이다"라는 느낌)과는 다르게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왜 그런 결론이 나오는지 한번 같이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권리보호만 위한건 아니다

이 문제는 깊이 들어가면, 저작권법 목적이라는 문제에 이르게 됩니다. 저작권법의 목적에 관해 우리 저작권법 제1조는 “이 법은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작권법의 중요한 존재 이유는 "저작자와 저작인접권자의 권리 보호"이지만, 저작자가 창작한 저작물 또한 선인들이 쌓아놓은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므로 어느 정도는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했다고 무조선 저작권 침해로 보진 않습니다. 따라서 저작권자의 일방적인 보호뿐만 아니라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하는 것이 저작권법의 목적입니다.

엄밀히 말해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권리보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작권의 보호범위를 분명히 해서 그 일정한 범위 내에서만 저작권자와 저작물을 보호하고 그 범위 밖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경계를 그어주는 기능을 말합니다.

이를 전문용어로 퍼블릭 도메인 ‘public domain’의 영역이라고 합니다. 저작권법 제1조에서 ‘공정한 이용’과 ‘문화의 향상발전’을 나란히 규정한 것은 그러한 취지로 볼 수 있습니다.

저작물의 성립요건과 보호범위

우리 저작권법 제2조에서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 일상생활에서 저작물이 아닌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작권의 범위는 넓습니다. 그러나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저작권법의 목적은 저작자의 권리보호 뿐만 아니라 일반 공중의 저작물의 이용과 그를 통한 문화발전에도 그 목적이 있느니만큼, 저작물의 보호범위를 어느 정도 한정할 필요성가 있습니다.

▲ 실제로 실황야구(우)를 개발한 코나미는 국내 업체 네오플을 상대로 `신야구`의 저작권 침해 건으로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표절이 아니다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러한 취지에서 저작권법상 원칙 중 하나로 "아이디어 표현 이분법"의 원칙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저작권의 보호는 표현에만 미치고 소재가 되는 아이디어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된 저작권법상 원칙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인간을 뛰어넘는 막강한 능력을 가진 자가 악당들을 무찌른다’라는 아이디어 자체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위 초능력자가 평소에는 신문기자로 일하고, 위급할 때만 변신을 하며, 변신 시에는 망토를 걸치고 복장 가슴에 S자가 있는 영웅이라면 ‘슈퍼맨’의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게임의 경우 저작권 침해 판단범위

게임의 표절이 쉽게 인정되지 않는 것은 바로 위 "아이디어 표현 이분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우리 법원은 위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게임 저작권의 침해가 인정되려면 `표현` 부분의 저작권 침해가 있어야 하고, `아이디어`가 유사한 것 만으로는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판례는 "B게임과 A게임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야 한다. 추상적인 게임 장르, 배경, 전개방식, 규칙, 게임의 단계변화 등은 게임의 개념ㆍ방식ㆍ해법ㆍ창작도구로서 아이디어에 불과하므로 그러한 아이디어 자체는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또, "컴퓨터 게임이 갖는 제약에 의해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에는 특정한 게임방식이나 규칙이 게임에 내재되어 있다고 하여 아이디어의 차원을 넘어 작성자의 개성있는 표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그러한 게임방식이나 규칙은 특정인에게 독점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여 다양한 표현으로 다양한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 카트라이더(왼쪽 위)와 마리오카트(오른쪽 위), 팡야(왼쪽 아래)와 모두의 골프(오른쪽 아래)도 표절시비에 휘말렸다

또, 판례는 직사각형 플레이필드 안에서 폭탄을 이용해 상대방 캐릭터를 죽이는 것을 기본원리로 하는 게임에서 캐릭터가 격자 모양으로 구성된 맵을 수평 혹은 수직으로 장애물을 피해 이동하면서 폭탄을 설치하여 적을 처치하는데, 폭탄은 설치된 후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십자형으로 화염을 내뿜으며 폭발하고, 화염의 길이는 매스 단위로 미쳐 상대방 캐릭터가 맞으면 승리하고, 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화염을 피하기 위해 블록 뒤로 숨는 게임전개방식은 표준적인 선택에 불과하다. 따라서 다양하게 표현될 여지가 크지 않아 창작적 표현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그 후 게임에서 `표현`이 나타난 구체적인 요소(맵, 블록의 형태, 캐릭터의 형태, 폭탄 및 화염의 형태, 아이템의 형태 등)를 모두 개별적으로 살펴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아이디어 도입은 저작권 침해라 볼 수 없어

게임 방식 또는 게임규칙을 저작권법이 보호하여 이에 대해 누군가에게 독점권을 준다면 웬만한 게임은 모두 저작권 침해가 될 우려가 있습니다. 위와 같은 게임 방식 또는 규칙은 원칙적으로 `표현`이 아닌 `아이디어`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게임 방식이나 규칙 등 아이디어적 요소는 저작권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게임의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 위와 같은 `아이디어` 요소를 제외하고 표현만을 대비하는 방식으로 저작권 침해를 판단합니다. 게임의 요소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나누어 표현이 실질적으로 유사한가를 분석 판단하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는 경우가 보통 사람들의 판단과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게임의 저작권 침해에서 법원의 사법적 판단이 일반인의 느낌 또는 생각과 다를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이영욱 변호사(lyw@swlaw.co.kr)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법무대학원 졸업(법학 석사. 지적재산권법 전공)
제44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34기 수료  현 변호사(법무법인 신우)
‘고돌이의 고시생일기’(김영사. 2003), `도해 두문자 만화로 보는 공인중개사 민법`(박문각. 2006). 현재 `대한변협신문`에 만화 `변호사 25시`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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