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레이시티’를 내놓았던 신생개발사 J2M(제이투엠)이 올해 두 개의 캐주얼 게임을 내놓았다. 그들의 두 번째 타이틀인 슈팅 대전 게임 ‘탄’과 세 번째 타이틀이 될 ‘데뷰’가 그것이다. 과거 넥슨 출신 개발자 3인방으로 알려졌던 방경민 대표, 박종흠 이사, 최영민 이사도 역시 각자의 짐을 짊어지고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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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개발사로서 새로운 도전과 자립에 집중되었던 2006년과 지속 가능한 게임 개발을 꿈꾸는 2008년, 각각의 상황과 목표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과거 넥슨에서 ‘크레이지아케이드’ 시리즈를 개발했던 방경민 대표는 부쩍 늘어난 회사 살림살이에 눈코 뜰새 없다. ‘불운의 명작’으로 알려진 ‘택티컬 커맨더스’를 개발했던 박종흠 이사와 최영민 이사도 서로 다른 게임의 프로듀서로 자리를 옮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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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민 이사, 방경민 대표, 박종흠 이사의 2년 전 |
회사 설립 초기, 만들고 싶은 게임도 좋았지만 당장의 회사 자립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한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되자, 각자 만들고 싶은 게임이 생겨났다. 먼저, 최영민 이사는 ‘포트리스’를 연상시키는 슈팅 대전 게임 ‘탄’을 내놓았다. 그리고 박종흠 이사가 선택한 것은 여성 게이머를 위한 패션 댄스게임 ‘데뷰’다.
제이투엠, ‘밀크 라이센스’를 아시나요?
작은 개발사,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함께 일하던 이들이 비슷한 시기에 서로 다른 캐주얼 게임 개발에 돌입했다. 누구보다 돈독한 사이를 자랑하던 두 사람 사이의 은근한 신경전은 없었을까?
이에 박종흠 이사는 눈에 띄는 경쟁보다는 서로 다른 게임을 개발하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내놓는 일이 더 수월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을 ‘밀크 라이센스’라고 불렀다. 우유 하나에 두 프로젝트 사이에 아이디어 및 작업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우유 값이 올라서 라이센스비용도 덩달아 올랐어요.” 박종흠 이사가 겸연쩍게 웃었다.
박종흠 개발이사가 새로운 게임 개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였다. ‘레이시티’로 얻은 소득과 변화된 자신의 게임라이프가 모두 반영된 게임이었다. 그가 만들고 있는 댄스 게임 ‘데뷰’는 기본적으로 레이싱 게임 ‘레이시티’와 동일한 물리엔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게임 개발 기간도 많이 단축되었다. 서비스가 닥친 상황에서 게임의 완성도도 높다. 댄스 게임과 레이싱 게임의 물리엔진이 같다니, 의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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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물리 엔진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에요. 레이시티 엔진도 자체 제작했고, 처음부터 게임 개발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장르와 게임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물론, 원본 소스 코드에 대한 이해가 많아야 가능하죠.” 모든 게임 개발자들이 그러하듯이, 박 이사도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가까이한 게임 마니아였다. 그러나 모든 게이머들이 그렇듯 그에게도 ‘게임불감증’이 찾아왔다. 새로운 게임이라면 무조건 즐기던 그도 최근에는 고스톱 같은 웹보드 게임이나 수동적으로 게임을 즐기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개발 당시에 푹 빠졌던 ‘레이시티’도 직접 게임을 즐기기보다 홈페이지에 가서 다른 유저들의 커스트마이징 차량을 보며 즐기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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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뷰`의 개발을 맡은 박종흠 개발이사 |
“게임 불감증인 것도 같고, 기본적으로 제가 여성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자라는 동안에도 남자형제들끼리 한 번을 싸워본 적이 없어요. 다들 신기하게 생각했죠.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더 심해진 것 같아요. 게임도 도전적인 플레이보다는 수동적인 게임 플레이가 늘었어요.” 그같은 상황에서 박 이사가 처음 착안한 것은 음악게임이었다.
`노다메 칸타빌레`를 게임으로 만든다면?
“제가 음악을 좋아하고 아버지가 음악인이시거든요. 아, 아버지가 유명한 뮤지션, 이런 건 아니세요(웃음). 대구에서 음악을 하고 계세요. 게임을 너무 개인적인 것에 치중해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음악 자체만 즐겨도 재미있고, 음악은 계속 해서 새로운 음악을 생산해내는 그룹이 있다는 것은 매력적이었죠.”
박종흠 이사가 처음 생각했던 게임의 모습은 지금 같은 댄스 게임이 아닌 클래식을 소재로 한 게임이었다. 누구보다 자신이 클래식 음악을 좋아했고, 당시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가 한창 인기를 모으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노다메 칸타빌레가 일반인도 클래식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방식을 가르쳐주었죠. 지금 베토벤 바이러스가 방영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클래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곧 나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여러 사람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렛츠고 브라보 뮤직’이나 ‘기타히어로’처럼 비디오 게임처럼 음악의 어느 한 부분만 가져와서 집중적으로 게임을 만들기는 어려웠다. 마찬가지로 ‘이지투디제이’나 ‘디제이맥스’같은 좋은 리듬게임이 온라인에 와서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고수 게이머와 하수 게이머가 함께 방을 만들어 즐길 수 있는 것도 온라인 댄스 게임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박종흠 이사가 선택한 것은 겉으로만 봐서는 ‘오디션’과 같은 댄스 게임 시리즈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을 것만 같은 ‘데뷰’였다. 박 이사는 기본적으로 리듬액션 장르에 충실하기 위하여 단순한 타이핑 수준이 아니라 박자에 맞춰 노트를 입력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게임의 지속 가능성과 유저들이 행복할 수 있는 게임 시스템이었다. 그에게 게임의 영감을 주었던 것은 아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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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쇼하듯 게임을 즐기는 `데뷰`는 `쇼핑방`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상대방의 옷을 골라줄 수도 있다. |
쇼핑 즐기는 아내에게서 영감 받은 ‘패션게임’
“아내가 인터넷 쇼핑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단순히 상품을 사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여러 가지 상품을 구경하는 것을 보고 신기했어요. 레이시티에서도 차량을 개조하고 커스트마이징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지만, 차량 디자인이나 개조에는 결국 한계가 있어요. 유저들이 기본적으로 차량 성능에 대한 관심이 높고, 고급 차량에 지나치게 치장을 하면 ‘촌스럽다’하고 놀리기도 하죠. 하지만, 패션은 달라요. 사람마다 신체조건이나 취향이 매우 다양하고, 정답이란 게 없으니까 자유롭게 꾸밀 수 있잖아요.”
그는 ‘데뷰’를 여성을 위한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다. 여성 게이머들이 바라보는 시각으로 패션이란 소재를 게임 시스템에 적용했다. 복잡한 조작방식을 추구하는 것보다 함께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꺼리’를 제공해주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데뷰’의 커스트마이징은 단순한 상의, 하의, 액세서리 정도의 분류가 아니다. 기술적인 제약으로 힘들었던 헤어, 속옷, 상의, 하의, 양말, 신발 같은 구체적인 의상 분류 및 치장이 가능해졌다. 얼굴만 해도 헤어, 귀고리, 안경, 칼라렌즈 같은 각각의 적용이 따로따로 가능해졌고, 속옷도 브래지어 끈이 노출되거나 누드브라를 착용하는 식의 섬세한 착용도 가능하다.
“게임의 타겟이 여성 유저들이기 때문에, 단순히 아이템 숫자가 많은 정도가 아니라 되도록 섬세하고 리얼하게 구현이 가능하도록 했어요. 전통적으로 여성 유저들은 남성 유저들보다 게임을 즐기지 않죠. 남성 유저들이 일반적으로 게임 속에서도 전투를 하는 것이 곧 게임이라고 생각하는데 반해, 여성 유저들은 게임 ‘스타트’를 누르는 순간부터 게임으로 받아들여요. 게임 속 환경을 모두 여성 유저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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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체 사이즈 조절부터, 날마다 기분에 따라 직접 메이크업을 할 수 있다. |
`아이온`보다 더 섬세한 커스트마이징, 화장 시스템
박종흠 이사는 ‘데뷰’의 커스트마이징에 대해 “아이온보다 더 섬세하고 쉽게 만들었다”라고 표현했다. 캐릭터의 체형 조절부터 얼굴 메이크업까지 붓을 들고 표현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유저들의 취향과 요구사항을 반영했다. “서비스를 맡은 네오위즈게임즈 측에서는 게임의 타겟을 20대 이상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그 사람들에게 맞춰야지 요즈음 초등학생들도 수준이 높아져서 게임을 좋아한다고 말하더라고요”
댄스게임으로서 관건이 될 음원 문제는 네오위즈게임즈의 자회사에서 운영하는 쥬크온과 벅스뮤직을 통해 해결할 예정이다. 매달 업데이트되는 음원의 숫자는 ‘오디션’과 비슷한 수준이 나올 것이며, 지속적으로 음원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아직 단 한차례의 테스트도 실시하지 않았지만, ‘데뷰’의 정식 데뷰는 생각보다 빠를 전망이다. 게임은 이미 완성이 된 상태이며, 오픈베타테스트까지 긴 시간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 네오위즈게임즈 측의 입장이다. 사실상, ‘데뷰’는 올해 하반기 네오위즈게임즈 측에서 유일하게 내놓는 게임이나 마찬가지다.
박종흠 이사는 마지막으로 ‘데뷰’에 대해 게임 플레이의 순수성을 지키고 싶다고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다른 게임들처럼 인위적인 커플 시스템은 되도록 배제했다는 것.
“게임 플레이의 순수성을 지키고 싶어요. 시스템적으로 여성 게이머들과 남성 게이머들이 같이 플레이해서 재미있는 게 아니라 여성 게이머가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행복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인위적으로 몰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게임이 재미있으니까 자연스럽게 모이고 즐기는 거죠. 첫 인상과 다른 게임 플레이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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