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2/GSL] S에서 A로, 임요환의 추락은 어디까지?

▲ GSL 4월 시즌 코드 S에 무사히 안착한 김원기(상)과 코드A로 강등된 임요환(하)

황제 임요환이 코드 S에서 코드 A로 강등되며 관계자 및 팬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3월 15일, 목동 곰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GSL Mar. 승격/강등전 C, D조 경기에서 김원기와 박준용, 신상호와 최정민이 코드 S에 올랐다. 반면 이번 경기의 핫 플레이어로 지목된 황제 임요환은 안타깝게도 코드 A로 떨어져 그의 활약을 기다리던 많은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지난 시즌 32강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경험한 김원기는 깔끔하게 2승을 거두며 코드 S 잔류 권한을 손에 넣으며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GSL 최초 우승자, 김원기는 노련함이 절로 느껴지는 날카로운 판단력을 앞세워 슈퍼루키 `박준용`을 쓰러뜨렸다. 그의 승리 포인트는 `공격 타이밍`이다. 1, 2세트에서 모두 자신의 화력이 상대보다 앞서는 순간을 정확하게 노려 공격을 펼쳐 전투에서 최대한의 이득을 얻어냈다. 첫 우승 후, 부진을 면치 못하며 지속적인 하락세를 걷고 있는 김원기가 차기 시즌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첫 경기에서 씁쓸한 패배를 맛 본 박준용은 같은 스타테일 팀의 프로토스 정우서를 꺾고 김원기에 이어 코드 S에 올라갔다. 1세트에서 정우서의 깜짝 우주관문 빌드를 간파한 박준용은 빠르게 지대공 태세를 갖춰 상대의 전략을 무마시켰다. 바로 이어진 2세트에서는 탄탄한 병력 조합 능력이 빛을 발했다. 유령과 바이킹을 대동한 콤보 공격으로 거신을 삽시간에 쓰러뜨린 박준용은 주요 화력을 잃어버린 프로토스의 잔여 병력을 깨끗하게 정리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한편 세계 `스타2` 대회, IEM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정우서는 코드 S 문턱에서 좌절하며 GSL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물량전을 장기로 삼고 있는 신상호는 D조 1경기에서 최정민을 쓰러뜨리고 무사히 코드 S에 안착했다. 두 세트 모두 가스 러쉬를 실시하며 초반부터 강력한 공세를 취한 최정민을 상대로 신상호는 2가지 승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나는 상대의 병력이 없는 빈틈을 공략한 4차원 관문 러쉬, 또 다른 하나는 저그의 테크가 느리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빠르게 불사조를 띄워 제공권을 장악한 우주관문 테크였다. 같은 위기 상황을 각기 다른 방안으로 대처한 신상호의 유연한 운영 능력이 돋보였다.

신상호에게 패배해 코드 A로 강등될 위기에 몰린 최정민은 불굴의 의지로 강적 임요환을 2경기에서 잡아내며 코드 S 메달을 목에 걸었다.

테란의 1차 진출 병력을 저글링과 맹독충으로 제압한 이후, 바이오닉에 비해 회전이 느린 메카닉 병력의 단점을 최대한 이용하는 지능적인 전술로 첫 승을 따낸 최정민은 바로 이어진 2세트에서 막강한 조이기 라인을 기반으로 한 임요환의 응집된 전투력에 1패를 안았다.

임요환에게 뒤를 따라잡히며 쫓기는 입장에 처한 최정민은 마지막 3세트에 혼신의 힘을 실었다. 선 산란못 빌드로 가난하게 출발한 최정민은 저글링/맹독충으로 테란을 진출하지 못하도록 눌러놓은 뒤,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군데에 멀티를 가져가는 `저그`스러운 플레이로 중후반 운영을 도모했다.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대규모 뮤탈/감염충 부대를 갖춘 최정민은 중앙 싸움에서 끊임 없이 이득을 거두며 임요환을 제압했다.

김원기와 함께 코드 S에 진출할 것이라 기대를 모은 황제 임요환은 최정민에게 2:1로 석패하여 코드 A로 강등되었다. 병력을 고스란히 상대에게 헌납한 좋지 않은 컨트롤과 병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한 판단 미스가 주된 패인으로 작용했다. 임요환이 쟁쟁한 실력을 갖춘 신예들이 대거 자리한 코드 A를 통과해 다시 한 번 코드 S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경기를 준비하는 임요환, 카메라를 의식한듯 쳐다보고 있다

▲ 경기 중에는 팬들의 시선을 의식한 듯 관람석 방향으로 가림막을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