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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콘솔게임 강국에서 ‘소셜게임’ 왕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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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티를 중요 시 하는 일본 게임 유저 성향은 소셜게임의 성격과 잘 들어맞는다


일본의 게임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전세계 콘솔게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일본 게임 시장이 소셜게임 왕국으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 조사 전문 업체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 49억엔 규모에 불과했던 일본의 소셜게임 시장 규모는 급성장을 이뤄 지난해 2,579억엔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3,429억엔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 시장규모는 이용자가 소셜게임을 이용하기 위한 단순 비용에 그친 것으로 광고수입 및 기타 수익금을 더한다면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일본 게임 시장의 급변화는 콘솔게임 시장 상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본 게임 관련 출판사 엔터브레인의 조사결과, 콘솔게임기가 3,179억엔(한화 약 4조 5,000억원), 소프트웨어가 3,598억엔(한화 약 5조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2007년 대비 지난해는 콘솔게임기의 경우 46% 감소한 1,702억엔(한화 약 2조 4,000억원), 소프트웨어는 24% 감소한 2,722억엔(한화 약 3조 8,400억원)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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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성장을 이루고 있는 일본 소셜게임 시장

콘솔게임의 경우 기기를 구입하기 위한 일회성 소비로부터 신형 기기가 출시되기까지 매출 감소가 작용될 수 있으나, 반대로 소프트웨어는 지속적으로 신규 타이틀이 시장에 출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의 매출 감소는 결국 이용자들의 소비가 콘솔게임이 아닌 다른 곳에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지출 발생 출처는 앞서 언급했듯 콘솔게임 시장과 달리 급성장하고 있는 소셜게임에서 찾을 수 있다. 고가의 콘솔게임기 구입은 차치하고 1만엔 내외로 판매되는 소프트웨어보다 더 저렴하게 혹은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무료로 여러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셜게임의 주 이용기기가 되는 스마트폰은 일반 주부를 비롯해 고령자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러한 소셜게임의 성장에는 일본 스마트폰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일본의 종합 마케팅 정보 제공 업체인 후지키메라총연이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애플의 아이폰이 시장을 견인한 이후 원 세그(일본의 디지털 휴대 이동 방송 서비스 명칭), 지갑 휴대폰 등의 기능이 탑재된 안드로이드 단말기까지 2010년 후반에 투입되면서 스마트폰 유저가 큰 폭으로 증가 했다.

2013년 말에는 스마트폰 계약자가 피처폰 계약자를 웃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증가하면 자연스레 어플리케이션 스토어의 이용자도 증가하게 된다. 여기에는 일반 어플리케이션을 비롯해 게임도 포함되어 있어 소셜게임의 과금 정책에 따른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일환으로 2009년 이후 일본의 대형 SNS 사업자인 mixi, DeNA, GREE 3사는 일찌감치 스마트폰시장에 진출하고 모바일게임 시장의 견고한 위치를 차지했다. 2010년에 들어서면서 이 3사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자 일본 대형 게임사들의 잇따른 시장 참여가 이뤄졌으며, 인기 게임 IP를 소셜게임에 이식해 내놓는 전략으로 시장 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유명 게임사들 실적 살펴보니 소셜게임이 `효자`

일본의 소셜게임 시장 성장세는 초반 급성장기에 비해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인기 게임 IP를 활용한 유명 게임사들의 수익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콘솔게이머로 구축된 고객 기반과 아이템 과금을 중심으로 하는 비지니스 모델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게임사들의 수익 변화는 2013년 1분기(일본의 1분기는 4월~6월) 실적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 소셜게임이 성장세를 견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나미의 경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5% 감소한 491억 2800만엔(한화 약 7천 70억원), 영업이익은 23.4% 감소한 53억 8000만엔(한화 약 774억원), 순이익은 30.7% 감소한 46억 4500만엔(한화 약 668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력 사업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에서 `드래곤 콜렉션`을 비롯한 소셜게임이 호조를 보였다. 코나미 그룹이 서비스 중인 전 타이틀의 누적 등록자 수가 2,300만명을 돌파한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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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콤의 소셜게임 `스누피 스트리트`

캡콤은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5.8% 증가한 186억 2000만엔(한화 약 2천 680억원), 영업이익은 244.4% 증가한 26억 6900만엔(한화 약 384억원), 순이익은 290.2% 증가한 13억 2000만엔(한화 약 19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이 비약적인 성장세를 견인한 주 요인은 콘솔게임이 아닌 소셜게임이다.  모바게로 서비스 되고 있는 `모두와 몬헌 카드 카스터`가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동시에 GREE용 `바이오하자드 아웃 브레이크 서바이브`가 회원수 200만명을 돌파한데다 `스머프 빌리지`와 `스누피 스트리트`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반다이 남코 역시 소셜게임의 호조가 돋보인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3.2% 증가한 1086억 9500만엔(한화 약 1조 5천 600억원), 영업이익은 155.3% 증가한 161억6000만엔(한화 약 2천 326억원), 순이익은 214.8% 증가한 102억2500만엔(한화 약 1천 471억원)으로 발표했다. 성장세를 이룬 주요 동력은 콘텐츠 사업에서 캐릭터 경품을 중심으로 한 업소용 게임기 판매와 네트워크 콘텐츠로 `기동전사 건담`과 `원피스` 등의 소셜게임이 공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3일 발표한 ‘슈퍼로봇대전CC’는 시리즈 사상 최초의 소셜게임으로 모바게를 통해 출시하는 것으로 밝혀져 향후 반다이의 게임 사업에 변화가 시도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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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다이 남코의 소셜게임 `슈퍼로봇대전 CC`

스퀘어 에닉스의 매출은 전년대비 2.1% 증가한 1278억 9600만엔(한화 약 1조 8천 408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07억 1300만엔(한화 약 1천 541억원)으로 46.2% 증가, 당기 순이익이 전년도 120억 4300만엔(한화 약 1천 733억원) 적자에서 60억 6000만엔(한화 872억원)으로 대폭 전환됐다. 2012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게용 `파이널 판타지 에어본 브리게이드`의 누적 회원수가 단 2개월 만인 3월 기준 200만명을 돌파하면서 콘텐츠 과금 매출이 호조를 보여 적자에서 벗어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소셜게임의 영향력을 실감한 스퀘어 에닉스는 성장 분야용 콘텐츠에 있어 성공 사례를 보여준 소셜 콘텐츠 투입을 가속화 하고, 주요 온라인 게임의 품질 향상에 역점을 둔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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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출시 하는 스퀘어에닉스의 신작 소셜게임 `파이널 판타지 에어본 브리게이드`

세가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한 699억 8000만엔(한화 약 1조 72억원), 영업이익은 82.4% 증가한 54억 1500만엔(한화 약 779억원), 순손익은 22억 2400만엔(한화 약 320억원) 적자에서 25억 4400만엔(한화 약 366억원) 흑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키지 게임 부문에서 런던 올림픽 공식 게임인 `런던 2012`가 유럽에서 51만개 팔리는 등 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발표된 사업 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타이틀 수가 삭감되면서 별 다른 효과를 얻지 못했다. 반면, 디지털 게임 부문에서 스마트폰용 `킹덤 컨퀘스트`가 6월 기준 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좋은 성적을 보여, 영업손실 38억 5600만엔(한화 약 555억원) 적자에서 15억 5900만엔(한화 약 224억원) 적자로 그 폭이 크게 감소했다.

앞서 언급한 소셜게임 서비스와 함께 성장세를 보인 업체들과 달리 콘솔게임을 고수해 온 닌텐도와 소니는 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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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닌텐도의 대표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3DS`(좌) 와 신형 `3DS LL`(우)

일본의 대표 콘솔게임 업체 닌텐도는 총 172억3000만엔(한화 약 2천 53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닌텐도는 지난해에도 순손실이 255억2000만엔(한화 약 3천 746억원)에 달한 데 이어 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특히 휴대형 게임기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했지만 지난해 초 출시한 `닌텐도 3DS`가 예상 밖으로 부진해 유명무실한 실적을 드러냈다. 결국 주력으로 밀고 있는 3DS의 가격을 대폭 인하해 판매했지만 아이패드 등 경쟁 기기가 잇달아 휴대 게임시장을 잠식해 나가면서 상황은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게다가 3DS는 일본에서만 판매 추세가 호조였을 뿐, 전 세계 판매량은 186만대에 그쳤다. 내수 시장에서 선전한 닌텐도는 `마리오 테니스 오픈`, `마리오 카트 7` 등 대작 소프트웨어들이 인기를 끌어 손실폭을 겨우 줄이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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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의 대표 콘솔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3`

소니 역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4.5% 감소한 1180억엔(한화 약 1조 6천 984억원), 영업손익은 35억엔(한화 약 503억원)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는 적자의 주요 원인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엔고 현상에 따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판매 부진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하드웨어의 경우 PS3와 PS2를 합친 콘솔 게임기가 전년동기의 320만대에서 280만대로 감소했고 소프트웨어 역시 2,760만개에서 2,010만개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PS 비타와 PSP를 합한 휴대형 게임기 타이틀이 660만개에서 580만개로, 휴대형 게임기는 180만대에서 140만대로 판매량이 감소됐다.

실적을 통해 확인된 것처럼 일본 업계는 콘솔게임 강국에서 소셜게임 왕국으로 바뀌고 있다. 이미 일부에서는 일본 게임업계가 적자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는 소셜게임일뿐이라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이에 기존 게임 IP를 활용한 업체들의 소셜게임 각축전은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를 무렵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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