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온라인

2015년에 탈탈 털었다, 바닥 드러낸 MMORPG 시장

/ 1

▲ 2016년 상반기 출시 혹은 출시 예정인 '블레스'와 '창세기전 4'
이 뒤를 이어줄 2016년 하반기 MMORPG 기대작은 하나도 없다

한국 게임 시장 주인공이었던 ‘MMORPG’가 유례 없는 ‘신작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는 공개서비스를 ‘기대’라도 해볼 수 있는 대작이 하나도 없다. 이런 추세가 2016년을 넘어 2017년에도 지속된다면 MMORPG는 신작을 찾아볼 수 없는 '버려진 땅'이 될 우려가 높다.

2015년에 한국 게임사는 가지고 있는 MMORPG 신작을 말 그대로 ‘탈탈’ 털어냈다. ‘메이플스토리 2’, ‘문명 온라인’, ‘트리 오브 세이비어’ 등 출시 전부터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던 기대작부터 ‘아제라’나 ‘엘로아’, ‘아이마’, ‘로도스도전기 온라인’ 등 중형 MMORPG도 속속들이 합류했다. 2015년에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블레스’나 ‘창세기전 4’ 역시 목표는 ‘2015년 연내 출시’였다.

그리고 마침내 2016년에 ‘한국 MMORPG 신작’은 바닥을 드러냈다. 1월에 출시된 ‘블레스’와 3월 23일 공개서비스를 앞둔 ‘창세기전 4’, 그 뒤를 이어줄 후발주자가 없다. 준비 중인 신작은 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이터널’이나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로스트아크’, 블루홀 ‘프로젝트 W’ 등이 구슬땀을 흘리며 ‘개발 과정’을 밟고 있다. 이 외에도 웹젠 ‘프로젝트 MST’나 ‘뮤 2’, 넥슨 ‘페리아 연대기’, IMC 게임즈 ‘울프나이츠’ 등이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위에 언급된 신작 중 ‘2016년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한 게임은 없다. ‘리니지 이터널’이나 ‘로스트아크’ 등은 2016년 테스트를 생각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W’, ‘프로젝트 MST’ 등은 ‘일정’을 못 박기 어려울 정도로 초기 상태다. ‘페리아 연대기’나 ‘울프나이츠’는 공개된 지 3년 이상 지났으나 공개서비스는 여전히 기약 없는 상태다.

이대로라면 ‘창세기전 4’가 나온 후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한국 MMORPG 신작 라인업에는 큰 공백이 생긴다. 이러한 점은 ‘리니지 이터널’을 비롯한 MMORPG 신작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2015년에 우수수 MMORPG 신작이 쏟아진 이유 중 하나는 ‘나름 잘 나가는 대형 신작’이었던 ‘검은사막’이 분위기를 끌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6년 3월 현재는 ‘창세기전 4’ 후 시장을 이끌어줄 ‘메인 타이틀’이 텅 비게 된다.

MMORPG 신작 가뭄은 해외에서도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에이지 오브 코난(2008년)’, ‘워해머 온라인(2008년)’, ‘스타워즈: 구 공화국(2011년)’, ‘리프트(2012년)’, ‘시크릿 월드(2012년)’까지 ‘포스트 와우’를 외치며 등장한 신작의 말로는 모두 초라했다. 즉, MMORPG 기대작이 연이어 실패하며 해외에도 ‘성공하기 어려운 장르’라는 굴레가 씌워지며 기대할만한 신규 타이틀이 모습을 감춘 것이다.

기존 MMORPG도 세를 잃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와우’다. 2010년에 유저 1,200만 명을 찍었던 ‘와우’는 2015년에는 550만 명까지 줄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온라인게임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거둬들인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로 16억 2,8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됐다. 2위는 ‘크로스파이어’, 3위는 ‘던전앤파이터’로 모두 한판씩 짧게 즐기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게임들이다.

게임사와 유저 모두 ‘새 MMORPG는 부담스러워’

옛날에는 잘 나갔던 MMORPG가 몰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업체 스스로가 ‘MMORPG’를 시작하기 부담스러워한다. 가장 크게 와 닿는 부분은 비용과 시간이다. 지난 1월 27일 공개서비스에 돌입한 ‘블레스’는 7년 간, 700억 원이 투자됐다. 여기에 이 모든 것을 감내해도 ‘게임이 좋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진 상태다. 2000년대 후반부터 MMORPG 신작 실패가 줄줄이 이어지며 긴 시간과 많은 돈을 들여 MMORPG를 시도해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MMORPG 신작이 부담스러워진 것은 유저도 마찬가지다. 긴 기간 동안 게임 하나를 붙잡고 있어야 하는 MMORPG가 아니라 짧게 즐기고 끝낼 수 있는 게임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6년 주요 온라인게임 신작은 ‘MXM’나 ‘하이퍼 유니버스’, ‘서든어택 2’, ‘니드포스피드 엣지’, '아이언사이트' 등 한판승부에 초점을 맞춘 것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기존에 MMORPG를 즐기던 유저는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성과와 커뮤니티를 잃지 않기 위해 게임 하나에 눌러 앉는 경향이 강하다.

짧고 가벼운 게임에 익숙해진 유저가 많아짐과 동시에 MMORPG를 좋아하는 유저는 하던 게임에서 움직이지 않는 ‘이중고’가 겹치며 MMORPG 신작 입장에서는 이용자를 수급할 창구가 꽉 막혀버렸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5년 3월호
2005년 2월호
2004년 12월호
2004년 11월호
2004년 10월호
게임일정
2025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