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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과 온라인게임의 만남. 던전 앤 파이터(던전 앤 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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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파이트’부터 ‘던전 앤 드래곤즈’까지 횡스크롤 액션게임은 많은 발전을 해왔다. 단순히 치고받던 게임에 아이템과 스킬이 추가되었으며 최근에는 캐릭터의 의상과 시나리오의 분기까지 생겼을 정도다.

이런 추세를 타고 온라인게임에도 횡스크롤 액션이 등장했다. 바로 던전 앤 파이터(이하 던파)다.

▲이런 게임이 온라인으로 나오길 바란 사람, 필자만이 아닐걸?

시대착오적인 그래픽을 사운드로 보완!!

던파의 모든 그래픽은 2D에 사이드 뷰(Side View) 시점으로 고정되어있다. 오락실에서 흔히 사용되는 이 그래픽은 액션게임을 즐기던 올드 유저에게는 향수를, 최근의 3D게임에 익숙한 어린 유저에게는 신선함을 불러일으킨다. 문제는 이 그래픽의 퀄리티가 최근의 다른 게임에 비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모든 화면이 640 x 480의 낮은 해상도로 구성되어있고 게임 내의 색감도 256색을 쓴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정도 그래픽이라면 에뮬게임의 멀티플레이 수준이다. 2D 를 사용해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좋지만 굳이 이정도 그래픽밖에 보여줄 수 없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NPC 대화창 하나면 화면이 모두 가려진다! 640 해상도의 위력!

▲조금만 더 세련되게 만들지...

반대로 사운드는 최근 게임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마을에 있는 모든 NPC가 음성을 지원하는데다가 그 음성도 캐릭터의 이미지와 완벽히 맞아 떨어진다. 처음 만나는 NPC인 세리아양의 목소리는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을 정도다.

전투 시 효과음도 잘 처리되어 있다. 같은 동작을 해도 무기마다 다른 효과음이 나오는데다가 캐릭터의 동작과 매우 잘 맞아 떨어진다. 특히 거너의 사격 후에는 탄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효과음에 많은 신경을 썼다.

▲한 번 들으면 못 잊는 거너의 개틀링 건 효과음

▲다른 의미로 한 번 들으면 못 잊는 세리아양의 목소리

커스터마이징의 부재

캐릭터에도 문제가 있다. 최근의 온라인게임이 엄청난 양의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는데 반해 던파는 캐릭터 생성 시 머리색 하나도 바꿀 수 없게 만들어져 있다.

이후에 아바타 상점을 이용해 캐릭터를 치장할 수 있지만 최소 10만 이상이라는 금액이 들기 때문에(클로즈베타테스트 기준) 어지간해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게다가 상위직업으로 전직을 해도 외관상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결국 마을에는 단 3가지 캐릭터가 바글댄다는 소리다.

▲끔찍하지 않은가?

▲이렇게 차려 입는데 얼마가 들까?

이는 낮은 해상도와 어울려 던파의 첫인상을 심각하게 저해시킨다. 유저들이 게임을 평가하는 가장 큰 요소가 그래픽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냥이 즐겁다는 건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투박한 겉보기와 달리 게임의 내적인 시스템은 잘 다듬어져있다. 조작이 쉽고 간편하기 때문에 초보자라도 금방 적응할 수 있고 액션게임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전투는 유저에게 질릴 틈을 주질 않는다.

게다가 하나의 던전이 끝날 때마다 점수를 매기는데 이 점수에 따라 경험치 보상이 달라진다. 점수는 유저의 플레이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그만큼 던전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생각 없이 반복만하는 사냥에 질린 분이라면 환영할만한 시스템이다.

▲보면 바로 안다

▲던전이 끝나면 채점을! SSS부터 F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있다

특정 몬스터의 대미지가 너무 높고 대미지를 입었을 때 무적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등 고쳐야 할 점도 몇 가지 눈에 띈다. 하지만 전체적인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이정도 단점은 오히려 긴장감을 유지시켜 주는데 도움이 된다.

▲여기가 메탈슬러그인줄 아냐? 한 대 맞고 죽게?

▲저런 녀석이 다가올 때는 손에 땀이 난다

사냥에 즐거움을 주는 요소는 또 있다. 바로 퀘스트다. 던파의 퀘스트는 다른 게임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어 “머크우드 던전을 4분 30초 이내로 클리어 하라”던가 “로리엔 던전을 한 번도 죽지 말고 클리어 할 것” 같은 식이다. 대부분의 퀘스트가 유저의 컨트롤이나 팀워크 등을 요구하기 때문에 유저는 좀 더 흥미진진한 사냥을 즐길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요소 덕분에 던파의 사냥은 그 자체가 하나의 즐거움을 준다. 다른 게임의 사냥이 그 지루함 때문에 노가다라고 불리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이런 즐거운 사냥은 던파만의 큰 장점이다.

▲사냥이 즐겁다는 것,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한 게임은 몇 안 된다

게임 밸런싱을 맞춘, 천칭시스템

던파에서 최고의 시스템을 꼽으라면 단연 결투장이다. 유저들끼리 1:1부터 4:4 까지 다양한 대전을 벌일 수 있는 결투장은 마을 어디서나 결투목록을 클릭하는 것으로 손쉽게 접속할 수 있다.

▲결투장은 언제나 만원이다

결투장에 접속하면 제일 먼저 천칭시스템이 발동된다. 천칭시스템은 레벨에 상관 없이 양 팀의 능력치를 비슷하게 교정해 주는 던파만의 특별한 시스템이다. 이 천칭시스템의 성능이 워낙 좋아서 컨트롤만 좋다면 레벨이 낮은 유저도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다.

▲밸런스를 정말 잘 맞춰주는 천칭시스템!

▲가장 중요한 것은 컨트롤!

단, 천칭시스템이 교정해 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능력치뿐이기 때문에 개인이 익힌 스킬이나 특수한 아이템 등은 그대로 반영된다. 하지만 결투장에서 쓰이는 스킬은 대부분 레벨 10이전의 스킬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 차이는 컨트롤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격투가의 밥줄인 스플렉스

다른 게임의 결투장이 레벨을 뽐내는 장소인 것에 비해 던파의 결투장은 진짜 결투를 위해 만들어진 느낌이다. 아직까지 캐릭터 간에 다소 밸런스가 맞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그 외에는 어디 하나 흠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잘 만들었다. 던파를 하는 유저라면 반드시 결투장에 들어가 보자.

던파 최고의 단점! 피로도

던파에는 특이하게 피로도 시스템이란 것이 존재한다. 피로도는 던전을 돌아다니다보면 줄어드는 하나의 특수한 게이지다. 줄어든 피로도는 오전 6시를 기준으로 모두 채워지며 피로도가 0이 되면 던전의 출입이 불가능해진다. 단, 마을과 결투장은 피로도에 상관없이 출입이 가능한데 이는 결투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피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맵 하나를 지나갈 때마다 이 정도가 소모 된다

문제는 이 피로도의 소모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던전에서 소모되는 피로도는 맵당 0.7 정도로 천천히 진행해도 두 시간을 버티기 힘든 양이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온라인게임에서 두 시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피로도 관련 이야기. 백이면 백 없애 달라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소리다

게다가 결투장의 활성화를 위해 피로도를 도입했다는 것도 의문이 남는다. 결투장의 활성화를 원한다면 승리 시 받는 보상을 약간만 올리면 되는 일이다. 결투의 보상으로 던전 만큼의 경험치와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면 대부분의 유저는 던전 대신 결투장으로 향할 것이다. 굳이 피로도라는 제한을 둘 이유가 없다.

물론 이전의 베타테스트 게임 중에도 콘텐츠의 부족을 막기 위해 혹은 향후 유료화 모델을 위해 플레이시간을 제한해 놓은 것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지금의 던파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2시간짜리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하는 느낌이다.

▲플레이 시간에 제한을 두었던 선례. 마비노기

운영 좀 잘하자니까

오픈 첫날 던파의 게임운영은 엉망이었다. 게임에 접속하면 튕기는 버그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공지조차 없었다. 그 후 유저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몇 시간이 지나서야 사과내용이 담긴 공지를 올렸었다. 심지어는 공지 하나 없이 모든 서버를 닫은 적도 있을 정도다.

다행히 서버가 안정되어가면서 조금은 개선된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초반무기 퀘스트와 던전 난이도 표시 등 유저의 편의를 고려한 패치가 이루어지는 것은 칭찬받을만하다.

단, 공지사항에 조금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오픈베타 이후 아무런 말도 없이 공지의 내용을 바꾸거나 이전의 공지를 빼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공지 자체가 신용을 잃게 된다.

▲말도 없이 서버 다운. 결국 30분이나 늦게 공지가 올라왔다

 

기획뿐인 게임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게임불감증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비슷한 게임이 판치는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던파의 등장은 온라인게임에도 아직 미개척지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온라인게임에 액션을 섞는 새로운 시도, 이것만으로도 던파의 가치는 충분하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만으로 성공을 바랄 수는 없다. 오픈 이후에도 남아있는 피로도 시스템과 커스터 마이징의 부재, 저해상도의 그래픽 등 던파가 고쳐야 할 점은 아직 많다. 참신한 기획을 통해 유저의 발길을 붙잡았다면 이제 그 발길을 어떻게 머무르게 할지 고민할 차례다. 단점을 보완하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기대해 본다.

▲아이디어만큼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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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앤파이터 2005년 8월 10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액션 RPG
제작사
네오플
게임소개
횡스크롤 온라인 액션 게임 '던전앤파이터'는 콘솔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타격 판정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또한 공중 콤보, 다운 공격, 스킬 캔슬 등 과거 오락실에서 즐겼던 벨트스크롤 액션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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