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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게임이라고 무시하냐? ①요시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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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에선 국민배우였던 데이비드 웬헴. 그러나 한국에서 그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엑스트라보다 약간 비중있는 조연'에 불과한 인물이었다. 문화적 차이로 인한 비주류의 대표적인 예

모든 것에는 주류와 비주류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들에게 대중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는 쪽을 주류라고 하고 그렇지 못한 쪽을 비주류라고 한다. 물론 게임도 주류와 비주류가 존재한다. 딱히 꼬집어서 말할 순 없지만 제 3세계에서 제작한 알려지지 않은 타이틀이나 일반게이머가 생각하기 힘든 장르를 비주류로 총칭한다고나 할까.


                   ▶ 뇌에 충격파가 필요한가?

그렇다.

이번 연재의 시작은 비주류게임이다. 일명 ‘비주류게임이라고 무시하냐?’라는 꼭지의 연재특집. -_-; 일면 괴작게임 시리즈와 상충하는 부분도 없지 않으나 비주류와 괴작은 엄연히 구분되는 장르다.

게임플레이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사람들로 하여금 정신적 공황상태에 이르게 만드는 괴작보단 오오라의 발산강도가 낮을 수 있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로 게이머들을 신세계로 이끄는 비주류게임 역시 경직된 뇌에 충격파를 선사하는 ‘골 때리는’ 소재가 아닐 수 없는 것.

비주류게임이란 마치 부산 앞바다의 오륙도와 같아서 보는 각도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는 바, 게이머들이 라면받침대로 쓰는 게임시디조차 누군가에겐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불후의 명작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첫 번째 주자로 석세스사의 요리게임 ‘요시노야’를 선택해보고자 한다. 물론 견해의 차이는 있겠지만 요리게임이라 함은 당체 장르를 구분할 수 없는 오묘한 장르 중의 단연 Top.1을 달리는 비주류게임이지 않겠는가. 물론 현해탄 건너 이웃나라에선 꽤 높은 인지도를 갖추고 있지만 그곳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는 존재유무조차 희미한 제 3의 세계와 다름이 없다(사실 일본에서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의 나베가족, 훼미리레스토랑 등 제휴게임의 숫자가 많은 편이다).

▶ 장르인즉 '접객액션'이라는 것

따지고 보자면 비주류게임의 종류는 많다. 잠수함 시뮬레이션을 비롯 인크레더블 머신과 같은 중독성 높은 퍼즐게임이나 텍스트 어드벤처에 이르기까지 소위 3대 왕따장르로 일컬어지는 타이틀이 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이 연재기획의 시작이고, 아무래도 비주얼적인 측면이 강조되어야 하는 만큼 비교적 최신(?) 게임과 보편적인 소재를 선택했다는 점 독자들의 드넓은 아량으로 이해를 부탁한다.

* 이미지 및 게임정보출처: 석세스 공식 홈페이지(www.success.co.jp)

쇠고기덮밥 만들기게임이다
요시노야는 일본을 대표하는 제 1의 규동체인점을 뜻한다. 일본 전역에 980개의 체인을 가진 패스트푸드점인 요시노야는 밥 위에 쇠고기를 얹은 단일메뉴 ‘규동’으로만 하루 평균 80만 그릇 이상을 팔아치울 만큼 서민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현재는 광우병 파동으로 메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 주머니 사정 가벼운 서민에게 요시노야의 메뉴는 '거저'에 가까운 것

이 서민레스토랑을 주제로 한 작품이 바로 게임 ‘요시노야’다. 이 작품이 비주류로 취급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대표적인 서민게임공작소이자, ‘다작, 저가 그리고 밀리언셀러’라는 공식으로 유명한 심플 시리즈의 석세스사가 제작했기 때문.

▶ 다양하기 이를데 없는 섹세스의 게임들

여기서 석세스에 대해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으며 항상 석세스의 게임을 즐기고 심지어는 회장을 남몰래 사모하기까지 하는 일명 석세스맨 게임메카 정우철 기자의 이야기를 빌어보자.

“석세스는 일반 대중의 마음속 깊이 자리잡은 게임에 대한 욕망을 다양한 각도에서 풀어나가는데 스폐셜 리스트로 자리잡은 개발사다”

-_-;


      ▶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석세스의 마작

“즉 인민게임개발사야…”

그렇다.

다작저가다판 체제, 즉 많은 종류의 게임을 ‘뽑기’처럼 뽑아내고 군것질 거리에 필적하는 타이틀의 가격대 그리고 엄청난 숫자로 타이틀들을 찍어대는 석세스사는 명실상부한 서민게임개발사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러브마작’, ‘칵테일만들기게임’, ‘러브스매시’에 이르기까지 항상 서민적이면서도 허를 찌르는 소재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해왔던 석세스에게 ‘요시노야’는 필연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

석세스사는 이 게임의 장르를 ‘접객 액션’으로 분류하고 있다. 말 그대로 주문을 받아 최대한 빨리 음식을 내야하는 게임.

게다가 일본 내 게임음악계의 형(?)이라고 불리우는 하야마 히로지가 제작한 ‘너무좋아! 소고기덮밥(-_-;)’이라는 오리지널사운드트랙이 패키지에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1,90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은 실제 요시노야에서 파는 소고기덮밥의 가격에 필적하는 충격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 게임 「요시노야」

게임진행은 크게 접객액션과 접객승부파트로 나뉘어진다. 접객액션은 요시노야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한 ‘최대한 정확한 시간 내에 음식을 내놓는 것’이고 접객승부는 자리 앞에 앉은 손님을 상대로 규동의 밸런스를 맞춰 최적의 맛을 선보인다는 내용이다. 접객액션을 클리어하면 승부파트로 넘어갈 수 있다.

손님이 매장에 들어서면 먼저 주문을 받아야한다. 화면에 메뉴버튼이 표시되면 재빨리 해당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자리 안내다. 똑같은 메뉴를 시킬 손님들을 같은 자리에 앉히면 한번에 모아서 음식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시노야는 시간이 생명!

손님이 시킨 메뉴를 정확한 시간에 내놓으면 규동, 즉 소고기덮밥에서 빛이 나며 기분이 좋아진 손님은 돌면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_-; 이와 같이 정해진 시간 안에 목표매상을 올리고 접객을 얼마나 많이 연속으로 성공시키느냐에 따라 클리어 여부가 결정된다.

 

 

▶ 손님이 주문하는 메뉴를 재빨리 간파, 버튼을 누르고 일사불란하게 정렬(?)시켜야 한다

손님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만들거나 음식을 잘못 내놓으면 분노의 일갈을 받게 된다. 손님들의 불만이 높아져 호감도가 떨어지면 다음파트인 접객승부파트로 넘어갈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규동을 내놓아야 한다. 자고로 짜장면 역시 주문하고 탁자에 앉는 순간 나오는 게 맛이요, 짬뽕으로 메뉴가 바뀌어서 나오면 정말 화딱지 나지 않는가. 그런 경험 없으신가.

▶ 정확한 시간에 규동을 내놓으면 기분이 좋아진 손님은 춤을 춘다

▶ 규동이 늦게 나와 분노하기 시작한 손님

매장에서 아침, 낮, 저녁때까지 접객액션에 성공하면 요시노야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접객승부파트로 넘어간다. 접객승부파트에선 요시노야의 맛에 유난히 집착하는 단골손님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예민한 컨트롤이 필요한 법. 실제 요시노야 역시 전국 980여개의 매장에서 똑같은 맛을 내는 것 자체가 일종의 핵심전략이기도 하다.

▶ 녹차를 내놓고...

▶ 주문을 받자

접객승부파트에서는 실제 요시노야에서도 그렇듯 주문 전 녹차를 대접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마치 골프게임의 스윙 타이밍을 포착하듯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게이지를 적정수준에서 눌러 정확한 양의 녹차를 내놓아야 한다. 단골손님은 녹차의 양에서도 요시노야의 매장수준을 결정한다. 많이 준다고 점수 더 내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

▶ 단골손님의 기호를 맞춰라!

역시 단골손님답게 규동의 주문에도 까다로운 옵션요구가 있다. 손님이 이야기한 옵션대로 버튼을 클릭한 후 주문을 받아 음식제조작업(?)에 들어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역시 빠른 시간 안에 규동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 조금이라도 시간을 지체하면 손님이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하는데, 버튼 연타를 통해 손님을 빠른 시간 안에 진정시켜야 한다 -_-;

▶ 손님이 흥분하면 버튼연타로 진정을!

▶ 다 만든 규동 역시 버튼 연타로 '진심'을 주입해야 한다

규동은 그릇에 먼저 밥을 담고 파와 고기의 밸런스를 맞춘 다음 국물을 담는 것으로 완성된다. 역시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게이지의 순간포착을 통해 담아내는 것이 중요한데, 재미있는 것은 음식을 모두 만들고 난 다음 버튼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연타하느냐에 따라 주방장의 ‘진심’이 주입된다는 사실이다. 규동의 맛은 주방장의 진심이 포함되는 양에서 결정된다나 뭐라나…

이렇게 완성된 규동은 손님이 먹고 난 뒤 판정해주는 것으로 점수가 결정된다.

미션모드와 프리모드, 퀴즈모드까지 존재한다
석세스사의 게임답게 요시노야는 다양한 게임모드로 확실한 애프터서비스 정신을 발휘한다.

미션모드는 앞서 설명한 접객액션과 접객승부파트를 통해 매장의 수를 늘려가고 종국엔 점장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연습모드를 거쳐 실전에 배치될 수 있다. 하지만 단골손님을 상대해야하는 접객승부의 경우 연습을 거칠 수 없기 때문에 철저한 실전교습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 프리모드와 퀴즈모드

프리모드는 말그대로 게이머 취향에 따라 스테이지와 미션의 종류를 선택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방식이다. 일종의 기록갱신을 위해 무한도전을 부추기는 랭킹시스템이랄까.

재미있는 것은 1899년에 창업한 요시노야의 연대기가 게임 안에 포함돼 있다는 점과 요시노야 퀴즈게임의 존재다. 요시노야 퀴즈문제를 상급레벨까지 통과하는 마니아가 존재할진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제휴게임이란 이런 것이다’를 몸소 체험케 해주는 모드라고 할 수 있겠다.

새로운 각도로 접근하고 있는 요리게임들
나의 라면에서부터 패스트푸드, 천하일품 요리왕에 이르기까지 비디오게임이나 PC 등으로 등장한 요리게임의 경우(적어도 국내에서…) 비주류의 그늘 아래 그다지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 힘들었다. 그러나 조금만 각도를 달리해보면 주류의 흐름을 충분히 탈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장금이 쥬쥬(-_-)나 슈의 라면가게 등 원조 요리게임의 모티브를 그대로 딴 플래시게임들을 각종 포탈사이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 장르가 무엇이든, 또 생소한 분야인들 적절한 수단이 강구된다면 어마어마한 신장세를 기록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나라 역시 대한민국이 아니겠는가. 비주류게임의 러시는 계속된다. 주~~~~~욱!

다음회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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