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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게임이라고 무시하냐? ③심플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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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비주류게임을 연재한다고 했을 때 과연 괴작과 다른점은 무엇일까 상당히 고민했다. 비주류 게임의 사전적 의미는 메이저가 되고 싶었으나 메이저가 될 수 없는 천성을 B급 게임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게임을 뜻한다.

그렇다면 답은 나왔다! 다른 사람이 경마 등의 생소한 장르를 찾아다니는 동안 많은 사람이 플레이하고 있으나 결코 대작이 되지 못한 게임이면서 전혀 생소하지 않은 장르의 게임을 찾아냈다.

▲전설의 씨~맨... 익숙한가?

바로 D3퍼블리셔의 심플 시리즈가 여러분을 위한 비주류게임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스퀘어에닉스와 남코, 캡콤을 물리쳐라~ D3퍼블리셔 군단!
소제목에서 언급한 제작사 4곳중 3군데는 메이져중의 메이져 개발사다. 하지만 D3퍼블리셔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있을까? 기억나는 사람이 있다면 대부분 국내에도 정식발매된 ‘프로젝트 미네르바’를 떠올릴 것이다.

그럼 여기서 D3퍼블리셔가 어떤 곳 인지부터 약간 살펴보는 것이 앞으로 읽게 될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 여기에 보이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

D3퍼블리셔를 이해하는 코드는 저가정책, 명작구현, 아이돌 스타(물론 여성)라는 3가지다. 즉 게임을 만들되 밥한끼 굶으면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의 구현과 과거 타 개발사의 명작을 자신만의 게임으로 구현하고 가능하면 아이돌 스타를 내세워 남성 게이머의 구매욕을 최대한 자극하는데 스페셜리스트가 되어버린 개발사.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심플 시리즈 중에 '러브 스매시'라는 게임이 있다. 그라비아 아이돌인 ‘후타바 리호’를 전면에 내세운 이 게임은 시나리오 설정과 매장 포스터를 비롯해 다양한 마케팅적 효과를 극대화해 남성 게이머에게 사기를 쳐버린 대표작이다. 가격은 2,500엔(한화 27,000원)에 몸매좋은 비키니 아이돌이 등장하는 버추얼테니스 같은 게임처럼 보기좋게 포장했기 때문이다.

▲마작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에서 남성을 유혹한다

여기서 또 한가지 남성 게이머들을 기막히게 속여버린 ‘후타바 리호’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심플 시리즈를 이해할 수 있다. ‘어찌하여 게임에 그라비아 아이돌인 여성을 알아야 한단 말인가!’라 묻는 게이머가 있다면 답은 간단하다.

그녀가 심플 시리즈의 선봉장이기 때문이다. 정말 선봉장이란 단어를 쓸만큼 그녀는 심플 시리즈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인물인가? 구차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녀가 심플 시리즈에 출현(출연이라는 단어보다는 출현이라는 말이 어울린다)한 게임은 다음과 같으니 말이다.

러브송~아이돌이 클래스메이트~
러브 스매쉬
러브 마쟝
러브 어퍼
러브 핑퐁
THE 스노보드
THE 볼링 하이퍼
THE 이종격투기
러브 스매쉬 5
THE 카메라 코죠
THE 캣 파이트

외 기타 등등...

여기서 규칙을 찾아낸 사람이 있다면 천재다. 바로 ‘러브’라는 이름이 붙으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럼 소제목을 저렇게 결정한 이유를 이제 말해줄때가 됐다. 후타바 리호의 힘인지 아니면 게임을 잘 모르는 부모님이 값이 싸서 시장 보다가 남는 돈으로 자녀에게 선심쓰듯 구입한 덕분인지 어느새 전 시리즈 판매 누계가 1천만장을 돌파했다.

▲결국 후타바 리호 공식 팬사이트도 등장!

D3퍼블리셔가 모든 심플시리즈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휴넥스, 탐소프트, 빌리킨소프트,톰캣소프트, 유키엔터테인먼트 등의 개발사가 하나가 되어 거대기업 스퀘어에닉스 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심플 시리즈의 명작(?) - VOL 50. 대미인(大美人)
심플 2000 시리즈의 50번째 작품인 대미인은 게임을 본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상식선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설정을 떠올리게 된다.

일부는 “엄청난 미인을 뜻하는 것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고 혹 자신이 좀 엽기적이라 생각한 사람은 “미국인은 큰 사람이라는 것일지도”라고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아직 비주류게임에 들어오기에는 갈 길이 먼 사람들이다.

▲2D에서 3D로 변신한 후타바 리호...

그냥 머리한번 써보겠다고 꼬여있는 뇌를 더 꼬이게 하지말고 한자 그대로 풀어버리자. 대미인-말 그대로 큰 미인이라는 소리다. 어떻게 크냐고? 그냥 무지무지하게 큰 미인이다. 당연히 후타바 리호가 출연한다.

감 잡았는가? 바로 후타바 리호가 킹콩만한 크기로 거대화되어 오키나와에 출현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거대화된 이유도 지극히 당연한 수순을 따르고 있다. 전혀 일반인에게 의심할 여지를 주지 않는 설정이다.

▲그렇다!!! 글자 풀이 그대로 큰미인일 뿐이다

오키나와 해변에서 그라비아 사진촬영을 하던 후타바 리호가 괴생명체의 습격으로 의식을 잃었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자신이 거대화됐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후타바 리호! 갑작스럽게 동경이 위치한 북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과연 그녀를 저지하는 것은 누구인가?

라는 것이 이 게임의 모든 내용이다.

조작의 대상은 누구인가?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게이머가 후타바 리호를 조작해 도쿄를 파괴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게이머가 조작하는 것은 후타바 리호를 저지하기위한 전투기와 헬기, 전차의 조종사가 된다.

그렇다면 시뮬레이션게임인가? 게임을 처음 시작해 스테이지 1에 들어가서 미션을 하달받는 순간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정체불명의 괴생물체의 정체를 파악하라’는 임무인데 임무해결방법은 헬기를 조작해서 후타바 리호의 3사이즈를 측정하면 된다. 즉 정해진 시간내에 B, W, H의 사이즈를 측정하면 그 비율을 조사해 거대생물체의 정체를 밝혀내면 임무완수.

▲미션 하달! 후타바 리호를 마취시켜라!!!

겨우 각 신체부위의 사이즈를 측정해 1스테이지는 클리어했지만 다음 스테이지는 더욱 황당해진다. 사태파악을 위해 후타바 리호를 마취시켜 이송해야하는 임무가 주어지는데 게이머의 목표는 거대한 후타바 리호에게 마취탄을 쏴 기절시키는 임무가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무엇으로 마취를 시키는가? 다름아닌 헬기 조작이다. 여기서 게이머들은 아련한 옛추억 속에 잠겨있는 코만치류의 헬기 시뮬레이션게임을 기억의 저편에서 끌어올려야 한다. 이래저래 황당스러울 뿐이다.

▲후지산 근처에 거대 후타바 리호 출현! 주변에 막대한 피해!....라는 자막

다음미션은 후타바 리호를 노리는 외계생명체를 무찌르는(왠지 써좋고 보니 아동용 지구방위대 같은 설정이다...) 전투기 조종사가 되어 열심히 날아다녀야 한다. 결국 이 부분에서는 에프터 버너와 에이스컴뱃을 짬뽕시킨 듯한 게임으로 변해버린다.

▲과연 엔딩은 어떤 전개가 될 것인가!

이렇게 게임을 플레이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스테이지 6에 도달하는데 마지막 미션이다. 목적은 당연하게 후타바 리호 축소작전. 뭐... 엔딩을 밝히는 것은 게임을 즐기지 않는 게이머들을 위해 당연한 조치라고 판단했지만 이 게임을 해볼 게이머는 과연 몇이나 될까 궁금해진다.

심플 시리즈를 플레이하기전 당부
심플 시리즈는 일반적인 게이머들에게 보여주면 일단 관심을 보이지만 실제 플레이를 시켜보면 5분이내에 쓰레기통으로 던져지는 결말을 보여준다.

가격이 가격인 만큼 허무한 스토리진행과 짧은 플레이타임, 게다가 어이없을 정도의 극악한 조작감은 심플 시리즈가 왜 1천만장이나 팔렸는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게이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심플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단 한가지다.

▲메이저에서는 결코 손댈 수 없는 영역을 커버하고 있다

‘게이머 마음속 깊이 자리잡아있는 무한의 욕구를 현실로 승화시켜 표현해준다“

이것이 심플 시리즈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추구하는 실험정신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한마디로 심플 시리즈는 개발사의 실험정신에 감동한 나머지 스스로 실험체가 되고싶은 게이머들이 지갑을 열고 게임을 구입하는 것이니 혹시나 하고 구입해 역시나 하는 사태를 맞이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표지와 광고에 속지마라! 그것이 심플 시리즈를 즐기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다!

스스로도 심플 시리즈를 즐겨하는 본인도 엔딩을 볼때 마다 볼일 보고 휴지가 모자라 찝찝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심플 시리즈 최신작 두개를 소개하면서 마무리해보자.

섹시, 스타일리시 그리고 그로데스크를 하나로
혹시 섹시한 여성 레슬러가 등장하는 유크스의 기대작 럼블로즈를 아는가? 코에이의 명작 진삼국무쌍은? 물론 캡콥의 스타일리시 액션 데빌메이크라이와 바이오하자드는? 게다가 DOAX의 코스츔 변경 시스템이 채택된다면 그야말로 게이머들이 꿈에 그리던 대작이 하나 튀어나올 것 같지 않은가?

이 5가지 게임을 비빔밥 비비듯 섞어버릴때 어떤 게임이 나올지 궁금하다면 대망의 심플시리즈 VOL. 61 THEお姉チャンバラ(제목의 의미는 한국인으로서는 알 수 없다)를 구입하고 즐겨보자.

럼블로즈의 캐릭터가 DOAX에 등장하는 빨간 물방울무늬의 비키니를 입고 진삼국무쌍을 배경으로 단테와 같은 움직임으로 좀비를 상대해나가는 게임... 뭔가 설정 자체는 멋지지만 예상대로라면 이 기대감은 플레이를 하는 순간까지만 유지될 듯 싶다.

이 기대감을 배신할지도 모르는 게임의 구세주로 또하나의 심플 시리즈를 선택해 중화작용을 기대해보는 것도 좋다.

바로 9월 22일 발매 예정인 심플 시리즈 VOL. 63 THE 水泳大會... 남자라면 수영복으을 입은 아이돌 스타의 섹시한 모습을 200% 만끽할 수 있는 게임으로 간간히 일본방송이나 한국에서 여름특집으로 꾸며지는 수영장 내에서의 경기를 컨셉으로 하고 있다.

미니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각종 경기 자체도 섹시한 컨셉을 위주로 하고 있으며 등장하는 쭉쭉빵빵한 미녀들도 상당수.

어차피 심플 시리즈는 글로써 설명해봤자 게임 한개당 A4 1장 채우기도 어려운 볼륨을 가진 게임들이다.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자.

▲보기에는 좋지만 왠지 또 속을꺼 같다는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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