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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대학 2장 비즈니스 모델론-CHAPTER 3. 게임 비즈니스를 파악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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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업화된 정보 소프트 산업

정보 소프트 산업(컨텐츠 비즈니스라는 명칭이 일반적)으로서 게임 비즈니스 산업구조를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게임 비즈니스의 특징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컨텐츠는 원래 통신계통 용어다. 통신회선(수도관)을 흐르는 데이터(물)라는 의미로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와 구별하기 위해서 컨텐츠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하지만 크리에이터가 10년간이나 피와 땀의 결과로 만든 소프트도 컨텐츠라는 단어에서는 똑같이 취급된다. 물이건 커피건 상관없다.

먼저 일반론부터. 정보 소프트 산업의 산업구조는 다음의 네 계층으로 구성됩니다.

(1) 디벨로퍼(개발사) - 정보 소프트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자신의 자금, 또는 위탁에 의해 제작하는 사업자. 영화제작 프로덕션, 편집 프로덕션, 소프트하우스 등이 해당됩니다만 아티스트, 작가 등 기업체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2) 퍼블리셔(배급사) - 정보 소프트의 기획, 제작, 유통 전체를 총괄하여 코디네이트하는 사업자. TV 방송국, 영화(배급)회사, 레코드회사, 출판사, 신문사 등 소위 '매스컴' 사업자라고 불리는 존재입니다.

(3) 디스트리뷰터(유통사) - 정보 소프트의 유통, 판매를 담당하는 사업자. 정보 소프트의 내용 그 자체에는 관여하지 않는 점이 퍼블리셔와 다릅니다. 중개회사난 도매상 등 중간유통업자와 서점이나 비디오 대여점 등 최종유통업자로 나뉩니다.

(4) 인프라 오퍼레이션 - 정보 소프트의 제조, 유통을 지탱하는 기반을 제공하는 사업자. 제조과정에서는 통신사업자, 운송사업자(택배업자) 등이 해당됩니다.

산업분야에 따라 이 네 개의 계층이 어디까지 '분업화'되었는가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문 사업의 경우 퍼블리셔인 신문사는 네 계층 대부분을 사내에 거느리고 있습니다. 신문기자를 공용하고 윤전기를 갖춘 인쇄부분, 배송 부문도 있어 포괄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정보 소프트의 일부를 통신사나 외부 집필자에 의존하고 '신문 판매점'이 다른 회사로 되어 있는 정도.

이에 반해 레코드사업, 출판사업 등의 경우에는 분업화가 진행되어 있습니다. 기획, 제작, 유통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기획, 제작은 프로덕션이, 제조는 인쇄회사가, 유통은 중개회사에 위임하고 퍼블리셔는 정보 소프트를 유통 단계에 싣는 역할만 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정보소프트 산업의 역사는 분업화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영화회사, 레코드회사 등이 전속 아티스트를 고용해 스스로 정보 소프트를 기획, 제작한 후 직영하는 영화관이나 특약점을 통해 유통시키는 패턴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능을 잇달아 분리, 독립시켜 퍼블리셔로서의 기능을 둔화시켜 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무료 테츠야나 고바야시 타케시처럼 프리 프로듀서/독립계의 전성시대를 맞은 레코드회사는 이미 퍼블리셔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디스트리뷰터의 '총감독'이라고나 할까.

유통과 창구(도매상 등과의 '거래구좌')를 관리하고 정보 소프트를 조달하고 배급, 선전을 담당하는 퍼블리셔가 존재하고 그 주변에 무수히 많은 디벨로퍼(제작 프로덕션)가 존재하는 것이 오늘날의 정보 소프트 산업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메이커의 시장 지배

게임 산업의 경우 네 계층이 질서 정연하게 분업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게임기를 발매하는 메이커(플랫폼 홀더)는 이 네 가지 요소 대부분을 자사가 거느리고 있습니다.

먼저 메이커는 거대한 퍼블리셔로서 기능합니다. 그 무기로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상표권(트레이드 마크)입니다. 상표권의 이용 계약을 맺은 라이센시(디벨로퍼)에게는 소프트 개발도구를 공여해주고 상표의 이용을 허락합니다. 그리고 게임 소프트의 제조에 관해서는 퍼블리셔에게 제조위탁을 의무화합니다.

메이커는 ROM 카트리지의 제조, CD-ROM의 프레스라는 제조부문(인프라 오퍼레이터)을 사내(또는 관련기업)에 보유합니다. 그 제조 대가로 디벨로퍼에게서 로열티(상표사용료)를 징수하는 것입니다. 그때에는 게임 내용의 적격성 등에 관한 심사도 실시합니다. 제조 개수의 결정권을 갖는 겨우도 있습니다.

디스트리뷰터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갖습니다. 자사가 판매회사 기능을 정비하기도 하고 판매점과 직접 판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하고 1차 도매상과 친목조직을 만들기도 하는 등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만 적어도 중간 유통 단계까지는 메이커의 지배 하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정 개수를 매입 보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메이커는 디벨로퍼이기도 합니다. 게임기의 우열은 메이커가 자사에게 판매하는 소프트가 좋은지 나쁜지로 결정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소프트 개발부대를 사내에 두고 계속적으로 소프트를 발매해갈 태세를 갖춥니다. 상표권을 핵으로 메이커가 '사위일체(四位一體)로 시장을 지배해가는 것이 게임 산업의 커다란 특징입니다. 닌텐도가 이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고 다른 메이커도 대동소이한 시스템을 만들어냈습니다. 로열티 요율 등 상표이용 계약의 세부적인 것이 다를 뿐입니다.

이 산업구조는 과거의 영화 산업과 비슷합니다. 더구나 영화배급회사들이 각각 호환성이 없는 필름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임 소프트의 기획, 제작을 책임지는 것은 디벨로퍼(소프트하우스)입니다. 저작권은 분명히 소프트하우스에 귀속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상표권의 라이센시이기 때문에 라이센서의 의향을 완전히 무시하고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는 없습니다.

소프트를 자신의 의지로 출시할 수 있는 회사를 컴퓨터 세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서드파티라고 부릅니다. 제 3자적인 입장에서 소프트를 기획, 제작, 제공하는 사업자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의 세계에서 엄밀한 의미로는 서드파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게임 산업 구조의 특이성입니다.


3. 게임 출판사의 방향성

산업분류상의 퍼블리셔가 '소프트웨어업'으로 분류되지 않고 '제조업'으로 분류되는 것도 일본 게임 산업의 커다란 특징입니다.

어느 신용조사기관이건 닌텐도, 세가 엔터프라이즈 등을 '업무, 오락기기 등 제조업'으로 분류합니다. 본래 어뮤즈먼트 기기에는 <공업협회>라는 명칭의 업계 단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제품', '제조업'이라는 발상을 해도 어쩔 수 없기는 합니다.

한편 스퀘어에닉스, 코에이 등 소프트 개발을 전업으로 삼는 기업은 '정보처리업'으로서 업무용 소프트 개발 회사와 같은 산업분류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컴퓨터에 관련된 '소프트웨어 제품'을 개발한다는 의미에서는 이 분류도 타당성이 있기는 합니다.

음악 산업도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등의 레코드 회사는 '악기, 레코드 제조업'으로 분류됩니다. CD를 프레스한다는 '제조업'의 측면도 강하기 때문입니다.

프레스 부문이 없는 레코드회사(인디즈)는 터무니없는 산업구분으로 분류되는 일도 흔하다. 말이 나온 김에 음악 출판사를 출판업으로 분류하는 신용조사기관은 도대체….

다만 음악 산업의 경우 퍼블리셔로서의 기능이 레코드 회사에서 점점 분리되고 있습니다. 소위 '음악출판사'가 대두하는 것입니다.

음악 출판사는 '음악을 출판하는 회사'라는 오해도 많지만 '음악 저작물의 마스터테이프(원반)를 작성하고 그 저작물의 이용을 프로모트하는 회사'라는 역할을 갖고 있습니다. 작사, 작곡가, 연주가(아티스트) 등으로부터 저작권을 양도받고 그 저작물의 사용을 관리하는 역할도 합니다.

음반은 예전에는 레코드 회사가 만드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30년 전에 <와타나베 음악출판>(와타나베 프로의 음악 출판사)이  크레이지 캐츠의 레코드 음반을 제작한 것을 시작으로 이제는 음악 출판사가 음반을 만드는 것이 통례가 되었습니다. 레코드 회사는 음악출판사로부터 '음반의 복제권'을 양도받아 레코드를 제작, 판매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므로 음악 산업의 경우 퍼블리셔라고 하면 음악 출판사를 가리키며 레코드 회사는 '제조+디스트리뷰터'로 역할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음악 산업의 경우 '작품'이라고 불리는 저작권을 취급하는 '판권 비즈니스'라는 인식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퍼블리싱의 분업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것입니다.

게임 소프트도 저작권을 고도의 형태로 조합시킨 '작품'입니다. 장기적인 시점에서 보면 음악 출판사처럼 플랫폼 홀더로부터 퍼블리셔로서의 기능이 분리되어 '게임 출판사'라고 불리는 존재가 대두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4. 소프트 개발자는 하청 업자인가

일렉트로닉 아츠(EA)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3DO의 개발, 추진의 모체가 되었던 회사인데 EA야말로 거대한 게임 출판사입니다. 수많은 소프트 개발 회사를 산하기업으로 거느리고 <EA>라는 브랜드로 소프트를 발매하는 수법을 취했습니다.

<울티마>, <윙코맨더> 등으로 알려진 미국의 오리진 사 등 다수의 개발사를 휘하에 거느렸던 EA. <테마 파크>와 <매직 카펫> 등으로 나는 새를 떨어뜨릴 정도였던 피터 몰리뉴 역시 EA 산하 기업 출신입니다. EA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EA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경우가 많습니다.

재미있고 참신한 게임을 만드는 것과 그것을 유통시키고 판매하는 것은 처음부터 별개의 일입니다. 크리에이터가 설립한 소프트 개발 회사가 각각 영업, 선전 등의 기능을 갖는 것은 과중한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프레스, 포장, 판매촉진(영업), 선전, 홍보 등의 일을 EA가 대행하고 소프트 개발 회사는 게임 만들기에 전념하는 것입니다.

'브레시 업'이라는 일도 중요합니다. 크리에이터가 만든 게임은 자신의 생각이 그대로 녹아든 경우가 많아 상품으로서의 완성도가 낮고 대중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퍼블리셔가 거느리고 있는 프로그래머나 게임 디자이너 등이 크리에이터와 협의하면서 게임 밸런스를 조정하기도 하고 다른 요소를 추가하기도 하여 상품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입니다. 출판사의 편집자가 작가를 키우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게임 출판사의 프로듀서는 크리에이터를 키우는 것이 일입니다.

일본의 경우에도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발매한 에닉스(현재 스퀘어에닉스) 등은 EA와 같은 게임 출판사를 지향하는 기업입니다.

결코 코믹 등을 출판하기 때문은 아니다. 다만<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이외에 성공작이 나오지 않는 '사실상의 단품 경영'하에서는 퍼블리셔로서의 실력이 얕보이게 되는 것이다.

닌텐도도 <별의 카비> 등을 개발하고 있던 HAL연구소의 경영 위기를 구제하는 형태로 이런 퍼블리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과 일본에는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저작권 취급에 관한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퍼블리셔 존재가 소프트의 저작권까지 소프트 개발 회사로부터 매입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소프트 개발 회사를 '하청업자'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개발 회사의 이름이 상품에 명기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퍼블리셔는 소프트의 복제권(배급, 판매권)만을 취득하며 소프트의 저작권은 그것을 기획, 제작한 소프트 개발 회사가 보유하는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게임뿐 아니라 TV 프로그램, 출판물 등에서도 같은 문제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퍼블리셔가 프로그램 제작(편집) 프로덕션에 저작권을 싼 가격에 강제로 양도하게 하는 것은 일본의 소프트 산업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이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은 이미 약 70%의 프로그램을 제작 프로덕션에 의존하면서도 저작권의 양도를 강요하는 사례가 많은 TV업계다.

그러한 폐해를 고쳐 퍼블리셔와 소프트 개발 회사가 대등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소프트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있어서 급선무입니다.


5. 프로덕션의 이합집산

주요 게임 회사가 발매하는 게임 소프트도 자사에서 개발한 것이 아니라 다른 소프트 개발 회사에 개발을 위탁하기도 하고 기획이나 완성품을 의뢰하여 자사의 브랜드로 발매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소프트 1개당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주식을 공개하는 주요 기업이라면 매출액과 경상이익을 확보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소프트의 발매 개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소프트 1개로 1백만 개를 예상할 수 없게 되자 25만 개짜리 소프트를 4개 만들면 된다는 것입니다(그러나 그 다음에는 10만 개짜리 소프트를 10개 만들게 되어 공급과잉, 마구잡이 제작을 초래하는 악순환의 첫걸음입니다.

그러나 사내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유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필연적으로 외부의 소프트 개발 회사(프로덕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크리에이터의 처우에 관한 인사정책도 이러한 외부 위탁에 박차를 가합니다. 주요 소프트 개발에 있어서 개발 부분의 크리에이터와 어떤 계약 형태를 맺을 것인가, 개발한 소프트의 '성공 보수'를 어떻게 대우할 것이냐 하는 어려운 문제도 있습니다. 영원히 '사원 크리에이터'에 안주하고 싶지 않고 독립하여 재능으로 승부하고 싶어하는 크리에이터측의 '의지'도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이 복합되어 크리에이터는 계속해서 소프트 개발 회상에서 나와 자신의 회사를 설립합니다. 게임 업계의 역사는 크리에이터의 독립의 역사, 소규모의 프로덕션이 이합집산(離合集散)을 반복하는 역사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 개발 회사에 있어서는 그러한 프로덕션을 산하에 거느리고 '하청업자'로 사용하는 것이 경영효율로 말하자면 바람직한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프로덕션측도 스스로 서드파티 계약을 맺고 자립하기 위해서는 자금조달력, 사회적 신용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벽이 존재합니다.

그런 까닭에 소프트 개발 회사의 그늘에 수많은 프로덕션이 무리 지어 있는 구조가 형성되어 온 것입니다. 소프트 개발 회사는 실질적으로는 퍼블리셔로 변모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 개발 회사에 있어서는 서드파티 계약이 일종의 '이권'으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적 출판사에 있어서 중개회사에 '중개(대리)구좌'를 개설하는 것이 일종의 '이권'인 것과 같습니다. 출판의 세계도 출판의 배후에 수많은 편집 프로덕션이 있는 업계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TV나 영화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보 소프트 비즈니스에서는 산업이 성숙됨에 따라서 퍼블리셔와 디벨로퍼가 분화되어 가는 것은 이미 경험한 법칙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스텝의 이름을 확실하게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 영화가 끝난 후에 5분 이상 길게 크레딧 롤이 계속됩니다. 감독의 비서, 로케이션 버스 운전수, 때로는 점심을 만든 주방장에 이르기까지 영화에 종사한 스텝의 이름이 빽빽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저작권에서는 재산권 측면과 인격적 측면이 있습니다. 재산권은 제 3자에게 양도할 수 있어도 저작자 인격권은 양도할 수 없습니다. 관련된 저작물에 성명을 명기하게 하는 '성명 표시권'은 저작권자 인격권의 중요한 구성요건입니다.

일본에서도 영화나 TV 프로그램에서는 성명 표시권이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또한 음악에서도 CD의 재킷에 관계자의 이름이 열거되는 것이 상식입니다. 저작물에 관련된 사람의 업무와 내용과 성명이 일반에게 공개되는 것. 좋은 일을 한 사람에게는 더 좋은 일을 의뢰하는 순환이 있는 것. 또는 인세 계약 등의 2차적인 이용도 포함하여 이용의 많고 적음에 따라 참가 보수가 지불되는 것.

정보 소프트 비즈니스가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구조가 시스템으로 정착되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소프트 디벨로퍼가 좋은 소프트를 만들겠다, 정정당당하게 평가 받고 싶다, 명성과 금전적인 성공을 하고 싶다는 등의 동기를 부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게임 세계에서는 아직 그런 관행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엔딩 후 크레딧 롤은 표시되지만 별명이거나 이니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게임의 엔딩을 본 사람에게만 '성명표시'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저작권자 인격권을 지키게 되는가는 미묘한 사항입니다.

주요 소프트 개발 회사의 사내 스텝인 경우에는 '스카우트'를 두려워해서인지 성명이 공표되는 일이 드뭅니다. 잡지와 인터뷰할 경우에도 인물의 정면 사진 촬영을 허가하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때로는 마치 범죄 피의자처럼 모자이크 처리하기도 합니다. 외부 프로덕션이 관련된 경우에도 밝히고 싶지 않는 케이스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이것은 게임뿐만 아니라 CD-ROM 등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전반에 만연되어 있는 나쁜 관행입니다.

사내 스텝이건 외부 스텝이건 크레딧 롤이나 재킷 등에 관계자의 성명을 명기하는 것, 게임이 '작품', '저작물'인 이상 그런 관행의 정착 여부가 게임 산업의 장래를 좌우할 것입니다.


7. 마구잡이 제작이야말로 소프트의 활력

'오픈 아키텍처'를 표방하는 차세대 게임기가 등장함으로써 크리에이터와 퍼블리셔의 역학관계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자본력과 사회적 신용이 장해가 되어 '하청업체'적인 존재를 감수했던 프로덕션 스스로가 서드파티 계약을 맺어 게임 소프트의 '발행처'가 되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게임 소프트를 만든 적이 없는 회사, 프로그래머가 새로 설립한 '사내 벤처'적인 회사가 잇달아 신규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개인이 참여한 회사도 있습니다. 법인이 아니면 계약할 수 없기 때문에 친척이 경영하고 있는 회사의 정관을 변경하여 계약하게 된 사례도 있습니다.

게임이 아이디어 승부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기술, 재능, 열의, 끈기가 있으면 누구나 비즈니스에 참여하여 '대박'을 거머쥘 가능성이 보장되어 있는 것은 정말 굉장한 일입니다. '게임이 백 개 발매되면 그 중에 한두 개는 게임 문화를 크게 바꾸는 걸작이 태어난다'고 하는 것은 아마 진실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사바노미소니(고등어를 된장만으로 맛을 내는 것)'를 폴리곤 CG로 만들어 빙빙 돌렸던 <복서즈 로드>. 복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미답의 영역에 도전한 걸작이지만 비즈니스로서는 그 노력이 보상받지 못했다. 디벨로퍼가 퍼블리셔를 겸하는 한계를 새삼 느끼게 한다.

영화, 음악, 출판, 애니메이션, 코믹 등 장르를 불문하고 정보 소프트 비즈니스에서는 이런 법칙이 성립합니다. '계속해서 A급 작품만을 겨냥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졸작, 실패작, B급 작품이 쌓이다 보면 때때로 A급 작품이 배출되어 시장을 이끌어간다.'

다양한 소프트가 시장에 범람하는 것을 종종 '마구잡이 제작'이라고 비난하지만 그런 상황이야말로 정보 소프트 비즈니스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입니다. 그런 마구잡이 제작의 상황을 염려하며 항상 부정해 온 닌텐도도 결과적으로는 연간 3백 타이틀이나 되는 마구잡이 제작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이것도 간접적으로 이 법칙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다만 크리에이터 개인도 참여할 수 있는 '개방된 환경도 노골적으로 예찬할 수는 없습니다. 앞에서 서술했듯이 '독선'에 빠지기도 하고 '대중성'이 없기도 하고 상품으로서의 완성도에 의문이 가는 '작품'이 시장에 넘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본래 그러한 작품은 시장에서 자연 도태될 것입니다. 현재의 게임 시장은 그러한 시장 원리가 작용하는 상황과는 거리가 멉니다. '시연'할 기회도 적고 대여 제도도 없는 현 상황에서는 실제로 구입해서 기지고 놀기 전까지는 내용이 좋고 나쁜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개인기업에 가까운 소프트 개발 회사가 소프트를 만들 뿐 아니라 광고, 선전, 판매,촉진, 영업 등 소프트를 팔기 위한 업무를 모두 하기에는 굉장한 무리가 따릅니다. 그 결과 좋은 소프트인데도 소비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사라져버리는 사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개방'된 환경에서 '잠재 능력'을 갖춘 퍼블리셔의 존재가 더욱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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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ly published in Japan in 1996-2004 by Media Factory Co., Inc.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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