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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이 즐겨먹는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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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볼 때는 팝콘과 콜라를, 격렬한 운동을 할 때는 이온음료를, 다이어트할 때는 지방을 효과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기능성 음료를 먹듯 어떤 상황을 행하거나 즐길 때는 누가 꼭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철칙을 정해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늘과 실처럼 궁합을 자랑하는 먹거리들이 있다.

그럼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어떤 먹거리를 먹어야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아쉽게도 게임에서는 아직까지 앞서 설명한 예처럼 정형화된 답변을 찾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설명한 것들도 저렇게 해야만 한다는 것이 아닌 저렇게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일반화에서 오는 결론이며 사람들의 취향도 모두 제각각이어서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항상 가변적인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게임메카는 지난 3월 10일부터 3월 17일까지 약 1주일간 PC방, 비디오게임방, 각종 게임커뮤니티에서 무작위로 선발된 게이머들을 상대로 ‘게임할 때 가장 먹기 좋은 음식’이란 질문을 던져봤다. 과연 그들에게서 어떤 답변을 들을 수 있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뭘 하든지 먹을 건 야무지게 챙겨먹자



<시작하기 전에>

먹거리에 대한 개인의 취향이나 게임환경, 주변 여건에 따라 게이머들이 즐겨먹는 먹거리에 대한 종류가 생각 이상으로 다양했기 때문에 기사에서는 주로 선호하는 먹거리에 대한 것을 언급해보도록 하겠다. 또 같은 범주 내에서 다양한 종류로 분류될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것은 통칭할 수 있는 먹거리 명으로 통일했다.

기사내용 외에 자신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 즐겨먹는 음식을 사연설명과 함께 리플로 남길 경우 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토록 하겠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최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로 게이머들이 꼽은 것은 ▲음료수 ▲과자류 ▲건어물 ▲크림빵 ▲견과류 ▲껌 등이다.

이를 다시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먼저 음료수 부분에서는 생수, 녹차, 커피, 탄산음료, 우유 등이 높은 선호도를 보였으며 그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먹거리는 성인게이머들이 구름과자와 가장 궁합이 좋다고 하는 커피였다. 반대로 학생게이머들이 선호한 음료수는 탄산음료로 일반 탄산음료보다는 얼음이 적당히 섞이거나 적절하게 살얼음이 낀 것을 선호했다. 이런 탄산음료는 탄산음료의 특징인 톡 쏘는 듯한 목 넘김이 일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런 커피와 청량음료라면 얼마나 좋을까? 게이머들이 즐기는 것은 자판기 커피와 캔음료라고

이외에도 캔맥주, 우유에 제철과일과 설탕을 섞어 만든 쉐이크 등 독특한 타입의 음료를 선호하는 게이머도 상당수 있다.

하루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게이머는 “음료수는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장실에 자주 다녀와야 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양날의 검과 같은 먹거리 중 하나”라고 충고했다.

이런 음료수와 함께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는 단연 과자류와 빵류. 하지만 응답자 대부분은 과자류를 최악의 간식으로 손꼽았다. 과자는 기름기가 많아 패드나 키보드를 더럽힐 뿐만 아니라 번들거림 때문에 조작이 불편해지고 뒤처리가 쉽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과자뿐만 아니라 유탕처리 식품은 게임을 하면서 먹기 가장 좋지 않다는 것이 게이머들의 지론

간단한 먹거리를 찾은 이유는 위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출출함을 해결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과자보다는 오히려 크림빵 등 비교적 부드러운 빵류나 땅콩, 호두 등의 견과류를 추천했다.

그러나 간단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게이머들이 꼽은 지존먹거리는 문어발, 쥐포 등의 건어물류나 껌이었다.

문어발, 쥐포, 껌 등은 지속적으로 집어먹는 행동을 반복해야하는 음료수, 견과류, 과자류, 빵류와 달리 1회 섭취만으로도 게임플레이에 방해를 주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씹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공복감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간식류를 선호하는 게이머들은 입 안에 적당히 침을 고이게 하고 큰 불편함 없이 오랫 동안 질겅질겅 씹어먹을 수 있는 문어발, 쥐포류가 최고의 음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fulcrume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게이머는 “맛있는 걸 먹자니 게임하면서 먹기에는 불편하고 간단하고 편하게 먹자니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이 맛이 없어 보일 때는 오징어나 쥐포, 특히 동네 수퍼마켓에서 간단하게 구입할 수 있는 100원짜리 ‘숏다리’가 최고”라며 건어물에 대한 예찬론을 펼쳤다.

★간식보다는 식사가 좋다

하지만 게임을 위해서 식사를 앞서 열거한 간식만으로 대체할 수 만은 없는 일. 식사류를 선호하는 게이머들은 어차피 게임도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하면 간식보다는 위에 부담을 주더라도 일품류는 먹어주는 센스! 정도는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게이머들이 말하는 일품류는 요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군것질 이상의 음식을 일컫는다.

이들이 대답한 일품류는 ▲삼각김밥 ▲만두나 순대 ▲햄버거 ▲햄류 등 비교적 간단하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것부터 ▲중화요리 ▲비빔밥 ▲백반류 ▲샤브샤브 등 게임을 하면서 먹기에는 조금 하드코어한 먹거리까지 다양했다.

그리고 이 먹거리들은 간식거리보다는 좀더 포만감을 주지만 먹기는 간식류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음식과 제대로 된 끼니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음식 등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일품류에서 유저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것은 바로 삼각김밥과 햄버거였다. 가격과 맛 그리고 포만감을 적정수준까지 만족시켜주면서 구입하기도 쉽고 게임플레이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뿌리칠 수 없는 유혹

▲식사는 이걸로 충분하다

일부 유저들은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등의 편의점은 온라인게임업체와 이벤트를 자주하는 편이어서 삼각김밥을 구입할 경우 공짜음료수와 동시에 게임아이템이나 무료계정 등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삼각김밥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삼각김밥과 거의 비슷한 선호도를 보인 햄버거는 값도 싸고 얇아서(?) 먹기 편한 롯데리아의 새우버거를 추천했다.

한편 햄류의 경우는 햄 특유의 기름기를 제거하기 위해 반드시 물에 살짝 데친 뒤에 먹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햄버거는 롯데리아 새우버거를, 소세지는 물에 데친 것을 선호한다

간단한 일품류에 반해 끼니에 가까운 ▲중화요리 ▲비빔밥 ▲백반류 등의 먹거리에 대한 게이머들의 의견은 의외로 구체적이었다.

중화요리는 반드시 게임방에서 먹는 자장면을, 비빔밥은 다양한 참치캔과 계란프라이, 참기름을 넣은 것을, 백반은 찌게류나 집에서 손수 만든 도시락을 선호했으며 식사시간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지 않지만 식사장소는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 웰빙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비빔밥. 구하기 쉬운 참치통조림을 넣은 비빔밥의 선호도가 높았다

게이머들은 이런 식사를 할 때는 주로 MMORPG나 FPS보다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게임포털에서 서비스하는 간단한 캐주얼게임을 플레이한다고….

응답자 중 일부는 가끔 샤브샤브 등 하드코어 한 먹거리를 먹기도 한다고 답했다.

★독특한 먹거리 취향

다양한 먹거리 종류만큼 먹는 방식 또한 천차만별이다. 이번에는 게이머들의 독특한 먹거리와 음식섭취 방식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독특한 먹거리로는 손쉽게 포크로 찍어먹을 수 있는 뼈 없는 치킨, 뒤처리가 깔끔한 뽀글이, 불닭 등이 있다.

모든 음식이 그렇듯이 이 세 가지 음식도 모두 자택에서 즐길 경우는 불편함 없이 먹을 수 있지만 게임방에서 먹을 경우는 여건상 중화요리만큼 주변에 포스를 풍기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가격의 압박만 해결한다면 포크로 간단하게 찍어 먹을 수 있는 뼈 없는 치킨은 영양면에서도 만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게이머들 사이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 다른 음식에 비해 비교적 영양가 높은 뼈 없는 치킨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가격이 다소 부담된다는 것을 빼면 게임하면서 먹기는 좋은 음식이 되지 않을까?

christyna7란 아이디를 사용하는 게이머는 독특하게 불닭을 추천했다.

그는 “불닭은 계란말이와 함께 게임에 집중하면서 간간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며 “하지만 불닭 특유의 매콤한 맛 때문에 고도의 신경마비테크닉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불닭을 먹을 경우 반드시 후식으로 매운맛을 중화시켜줄 수 있는 담백한 누드빼빼로를 먹을 것을 권했다.

▲매운 불닭을 먹고난 뒤에는 담백한 누드빼빼로가 좋다고

다음은 독특한 먹는 방법이다.

다양한 먹는 방법 중 필자의 시선을 끈 것은 ▲음료수를 15분 간격으로 빨아먹기 ▲국그릇에 먹고자 하는 음식을 모두 넣은 뒤 엎드린 자세에서 음식 먹으며 게임하기 ▲양손RPG, 한손RPG에 따라 먹거리를 바꾸는 것 ▲집에 굴러다니는 음식 중 집히는 음식만 골라 먹기 등이 있다.

이중 가장 엽기적인 방법은 '국그릇에 먹고자 하는 음식을 모두 넣은 뒤 엎드린 자세에서 음식 먹으며 게임하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nPIE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게이머는 “양손RPG를 플레이할 때는 가끔 손이 쉴 때 양념이 묻지 않게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캐러멜류의 먹거리를, 한손RPG를 플레이할 때는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코울슬로 같은 음식을 즐겨먹는다”며 “단 FPS와 같은 장르의 게임을 할 때는 음식섭취를 포기한다”고 말해 일부 게이머들은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장르에 따라 상황에 맞는 먹거리를 선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필자는 주로 ‘집에 굴러다니는 음식 중 집히는 음식만 골라 먹기’라는 신공을 발휘한다.

▲기타의견

이외에도 설문에 응해준 게이머들은 다양한 영향을 섭취하지 못하고 장시간 게임을 지속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변비현상 때문에 계란찜, 요구르트 등 완전 또는 발효식품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또 ‘설레임’ 등 먹거리 중에서도 특정 회사의 특정 상품만을 선호하는 게이머, 게임할 때 음식을 먹으면 구역질이 나와 음식섭취를 자제하는 게이머 등도 있어 게임 플레이시 먹는 먹거리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답변을 내리기가 힘들다.

 필자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게이머들에게 있어서는 웰빙 중 하나기 때문에 게이머가 그때그때 먹고 싶은 음식을 찾아먹는 것이 올바른 정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엇을 먹느냐 보다 어떤 음식을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청소년이 게임방에서 구름과자를 먹는다든가 하는 행동은 아무리 게이머가 원하는 것이라고 해도 절대 웰빙이라고 할 수 없다.

모든 게이머들에게 좋아하는 게임을 하면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그날이 오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기사내용 외에 자신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 즐겨먹는 음식을 사연설명과 함께 리플로 남길 경우 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토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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