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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꿈꾸는 지스타, 해외 게임사는 전멸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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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스타 조직위원장을 맡은 한국게임산업협회 강신철 협회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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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앞에는 꼭 따라붙는 말이 있다. ‘국제게임전시회’다. 하지만 올해에도 행사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국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일단 전시회의 얼굴이자, 꽃이라 할 수 있는 BTC에 해외 게임사가 없다. 스트리밍을 맡은 트위치나 엔비디아, HTC와 같은 해외 하드웨어 업체는 있으나 블리자드, 워게이밍, 소니 등 주요 게임사의 방문은 없다. ‘국제게임전시회’를 꿈꾸는 지스타 입장에서는 매우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처음 지스타 조직위원장을 맡은 한국게임산업협회 강신철 협회장도 해외 게임사 참여가 부족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강신철 협회장은 9월 26일에 열린 지스타 2017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해외 업체 참여가 저조한 점은 아쉽다.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해서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들이나 게이머들에게 글로벌적으로 다양한 게임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지스타 2017 BTC 참여사다.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공개된 BTC 조감도에는 해외 게임사가 없었다. 이번에 확인할 수 있었던 게임사는 넥슨,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 넷마블게임즈, 블루홀, 그라비티, KOG 등 국내 업체가 주를 이뤘다. BTC에 엔비디아와 HTC, 에이수스, 기가바이트 등은 게임사로 보기 어려우며 지스타 부스에 게임존을 차리는 트위치 역시 본업은 스트리밍이다. 실제로 지스타 2017 BTC 참여 현황을 보면 전체 참가사 130곳 중 123곳이 국내이며 해외는 단 7곳에 불과하다.




▲ 지스타 2017 BTC(상)과 BTB(하) 부스 배치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다시 말해 올해 지스타 BTC는 ‘국제’보다는 ‘내수’에 가까워 보인다. 그렇다면 주최 측에서는 ‘지스타’가 글로벌 게임쇼로서 어떠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을까? 강신철 협회장은 “차이나조이나 도쿄게임쇼와 같은 아시아 게임쇼 중에는 지스타가 해외 게임업계 종사자에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자국 게임을 알리거나 반대로 국내 게임을 해외로 가져가는 BTB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E3나 게임스컴과는 가는 길이 다르다. 예를 들어 게임스컴은 콘솔, PC 위주라 국내 시장과 맞지 않는 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해외 기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문제는 유치 전략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강신철 협회장은 “기업들에게 참여를 강요하거나, 특정 업체 유치를 위해 특혜를 주는 것은 옳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스타 참여 여부는 각 기업이 비즈니스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결정하는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해외를 포함해 여러 게임사가 스스로 나가고 싶어하는 게임쇼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이 역시 뾰족한 답은 없다. 강 협회장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나올 수 있는, 참여를 독려하지 않아도 나오는 전시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스타를 좀 더 규모 있고, 의미 있게, 더 많은 관람객과 종사자가 오는 곳으로 만들어나간다면 해외 기업도 유치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떻게 더 많은 관람객, 또는 더 많은 종사자를 현장에 방문하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한 내용이 없다. 사실 이 점은 지스타만의 문제는 아니다. 글로벌 스트리밍이 발달하며 최근에는 E3나 게임스컴, 도교게임쇼 증 주요 게임쇼 현장이 전세계에 생중계된다. 즉, 굳이 현장에 가지 않아도 생중계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게임쇼 주최 측 입장에서 관람객을 늘리기 위해서는 ‘관람객이 꼭 현장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분명히 제시해줘야 한다.

이는 지스타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지스타에 대한 기사가 나가면 ‘갈 이유를 못 느끼겠다’는 댓글이 상당히 많다. ‘관람객 스스로가 가고 싶어 하는 행사’를 만드는 것은 주최 측에 중요한 역할이다. 생중계 시청이 아닌 현장에 가야만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지스타만의 볼거리나 즐길거리는 관람객 입장에서 ‘현장에 가야 하는 이유’ 가 될 수 있다.

올해 지스타에서 주최 측이 코스프레 전시회, 게임 음악회 등을 마련한 것은 ‘즐길거리’를 채우기 위함으로 보인다. 여기에 관람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푸드트럭을 들여오는 것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강신철 협회장은 “체험적인 면에서 볼거리를 보강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다만 온라인게임 위주일 때는 출시 예정인 게임을 직접 해보는 면이 컸지만 모바일 비중이 높아지며 이에 대한 니즈는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라며 “다만 모바일게임 규모가 온라인 못지 않게 커지고 있고 작년부터 참가사들과 함께 모바일에 맞는 부스 구성 등을 논의해보며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올해에도 BTC관에서 게임사와 관람객이 소통할 수 있는 부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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