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일하는 UFO' 소개 영상 (영상출처: HAL Egg 공식 유튜브 채널)
학교에 다니며 용돈을 벌거나,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처럼 아르바이트는 매우 친숙한 소재다. 온갖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미니게임으로 만들어 모아놓은 PSP 게임 ‘알바지옥’이 있을 정도다. 이처럼 일상으로 자리잡은 아르바이트에 완전히 생소한 소재인 UFO를 붙인 모바일게임 신작이 나왔다.
▲ 지구에 온 UFO가 여러 아르바이트에 나선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지난 2월 26일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 출시된 ‘열일하는 UFO’는 통통 튀는 배경 스토리로 눈길을 끈다. 게임 속 아르바이트생은 바로 우주에서 온 UFO다. 농장, 박물관, 연구소, 서커스까지 여러 일터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수행하는 UFO가 주인공이다.
외계인이나 UFO라고 하면 다소 먼 존재처럼 느껴지지만 게임 속 UFO는 옆집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아주 친근하다. 게임 속 UFO는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있다. 농장에서 무를 뽑는 것을 도와주거나, 박물관에서 무너진 조각상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 균형잡기에 일가견이 있는 코끼리 위에 다른 동물을 조심스레 올려놓으며 서커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게 돕기도 한다. 즉, 게임 속에서 UFO는 낯선 존재가 아니라 어려운 일을 도와주는 이웃 같은 느낌이다.
▲ 진심으로 '열일하는 UFO'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UFO의 무기는 ‘집게’다. ‘인형뽑기’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왼쪽 가상 아날로그 스틱으로 ‘집게’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집게가 내려가서 물건을 잡는다. 그리고 버튼을 다시 누르면 잡고 있는 물건을 놓는다. 이러한 세 가지 조작을 바탕으로 스테이지 안에 있는 다양한 물건을 정확한 위치에 옮겨놓는 것이 ‘UFO’가 일하는 방식이다.
▲ 스틱으로 UFO를 조종하고, 버튼을 눌러 집게를 사용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말로 설명하면 간단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의외로 어렵다. 이 역시 ‘인형뽑기’를 떠올리면 된다. 집게를 물건에 너무 가까이 들이대면 물건이 잡히지 않고, 무거운 물건은 UFO가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들기 어렵다. 여기에 UFO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잡고 있는 물건이 이리저리 흔들리기 때문에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놓기까지는 인내심이 요구된다. 물건이 흔들리지 않기까지 기다리거나, 물건이 흔들리는 각도까지 고려해 물건을 놓을 타이밍을 재야 한다.
여기에 건물을 짓는 ‘공사장’이나 설계도대로 기계를 조립해야 되는 ‘연구소’의 경우 건물 모양에 맞춰 커다란 블록을 돌려야 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세로로 긴 기둥을 가로로 눕혀야 한다거나, L자 모양 블록을 ㄱ자로 돌리는 것 등이다. 이 외에도 애써 쌓아놓은 블록들이 무너져서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하거나, 트럭에 실어놓은 오렌지가 굴러 떨어져서 다시 잡아서 올려놓아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다시 말해 물건을 안정감 있게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블록을 이리저리 굴려야 되는 경우도 있고
다 지어도 블록이 굴러떨어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추가 목표까지 생각하면 UFO의 아르바이트는 더욱 더 어려워진다. 각 스테이지에는 추가 목표가 3개씩 있다. 우선 제한 시간이 없는 일거리는 ‘정해진 시간에 일을 마치기’가 추가 목표에 들어간다. 나머지 2개는 일마다 다르다. 일반 무와 다른 ‘황금무’를 뽑아야 하거나, 물고기를 종류별로 하나씩 5마리를 잡아야 하기도 한다. 샐러드를 만드는 레스토랑에서는 기본적으로는 재료 6개만 넣으면 되지만, 추가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면 재료 10개를 넣고 일을 끝마쳐야 한다. 추가 목표를 달성하면 보너스와 함께, 새로운 일거리를 해금할 수 있는 ‘메달’을 보상으로 준다. ‘메달’은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하나씩, 한 스테이지에 3개씩 제공한다.
▲ 목표를 모두 달성하면 보너스와 메달이 주어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아빠 거북이 위에 아들 거북이를 올려놓거나, 기계 위에 세울 독특한 장식을 찾는 등 일거리마다 주어지는 목표는 모두 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즉, 컨트롤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시간 안에, 메달 3개를 동시에 따며 일을 마무리하려고 하면 손에서 땀이 날 정도로 긴장된다. 집게로 집은 물건은 계속 흔들리고, 마감은 다가오고 있다. 여기에 메달 욕심이 난다면 정해진 시간 안에 집게를 정밀하게 컨트롤해 더 많은 일을 해내야 한다. 스테이지 당 플레이 타임은 짧지만 숨을 잠시 멈추고, 두 눈을 화면에 고정해야 할 정도로 엄청난 집중력이 요구된다.
▲ 물건이 깨지지 않게 신경쓰면서, 시간 안에 모든 일을 마쳐야 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숨이 찬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러한 부분은 어려운 목표를 하나씩 달성해나가는 성취감을 준다. 한 번에 성공하기는 어려워도, 동일한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습을 통해 요령을 익힐 수 있다. 특히, ‘정해진 시간 안에 일을 해야 한다’가 목표인 스테이지의 경우 마감이 지나도 계속 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메달’을 딸 수 있을지를 시험해볼 수 있다. 도전심리를 자극하는 난이도에, 목표를 이뤘다는 성취감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어 계속 폰을 붙들고 있게 만든다.
▲ 한 번 했던 일도 남은 '메달'을 따야 한다는 목표가 생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 하나 좋은 점은 추가 과금 요소가 없다. ‘열일하는 UFO’는 유료 게임이며 구글 플레이에서는 5,500원,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4.39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을 사면 추가 결제는 없다. 게임 속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UFO 의상은 게임 속에서 열심히 번 ‘알바비’로 사면 된다. 알바비도 후하게 주기 때문에 플레이 초반부터 옷을 사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옷 중에는 잡은 물건이 덜 흔들리는 ‘차이나타운’, 물고기를 빠르게 잡을 수 있는 ‘고기잡이 깃발’, 무거운 물건도 쉽게 들 수 있는 ‘강화 전투복’까지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능력이 붙은 의상도 있다. 의상마다 능력이 조금씩 다른데, 여러 옷을 산 다음 일거리에 맞춰서 입고 가라는 개발 의도가 보인다.
▲ 알바비를 모아서 옷을 사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일을 도와주는 기능성(?) 옷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열일하는 UFO’는 ‘별의 커비’ 개발사 HAL 연구소의 자회사 HAL Egg의 첫 모바일게임이다. 게임 구성도 아기자기하고, 도전심리를 자극하는 게임성은 끈질기게 게임을 파고들게 만든다. 여기에 과금 부담이 크지 않은 유료 게임인데다가 한국어까지 지원된다! 간단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모바일게임에 딱 맞는 재미를 첫 작품부터 찾아낸 안목이 돋보인다. 우리 주변에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나타나서 도와주는 UFO가 있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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