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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핵 유저? 게이머 울린 황당한 차별

‘암드당했다’라는 표현이 있다. 대다수 프로그램이 하드웨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 하드웨어를 기준으로 호환성을 맞췄기 때문에 비교적 AMD 하드웨어 버그가 잦아 생겨난 말이다. 두 하드웨어 간 기술 격차가 줄어든 현재는 단순히 ‘게임이 잘 안 된다’는 밈 정도로 사용된다.

그런데 최근 진정한 의미로 “암드 당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하드웨어 성능이나 호환성 문제가 아니라, AMD 브랜드 하드웨어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유저가 불이익을 받은 것이다. 그것도 한두 건이 아니다.


▲ 가성비를 중요시 여기는 게이머에게 사랑받는 AMD 하드웨어 (사진출처: AMD 공식 웹페이지)

AMD는 기술 지원이 없어서 사용불가, ‘바이브 와이어리스 어댑터’

지난 9월 24일, HTC는 ‘HTC 바이브’ 및 ‘HTC 바이브 프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선 VR 키트 ‘바이브 와이어리스 어탭터’를 출시했다. 1세대 VR 헤드셋으로 가상현실 게임을 즐길 때 무엇보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는 바로 늘어지고 몸에 착착 감기는 선들이다. 그런데 이 무선 어댑터만 있다면 그런 연결선 없이 자유롭게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소식에 많은 VR 게이머의 기대가 한 곳에 모였다.


▲ 무선 VR 환경을 제공해주는 '바이브 와이어리스 어탭터' (사진출처: HTC 바이브 공식 웹페이지)

그런데 막상 제품을 사용하려던 일부 사용자에게 문제가 발생했다. ‘바이브 와이어리스 어댑터’만 사용하면 컴퓨터가 블루스크린을 띄우면서 강제종료 되는 것이었다. 원인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바로 AMD사 CPU를 사용하고 있는 유저에게만 해당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바이브 와이어리스 어댑터’는 무선 장비 특유의 딜레이가 발생하는 일을 막기 위해 인텔이 개발한 ‘WiGig’ 기술을 적용해 제로 레이턴시 VR 환경을 구현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WiGig’다. ‘WiGig’는 인텔이 개발한 기술이기 때문에 AMD CPU를 사용 중일 경우 ‘바이브 와이어리스 어댑터’를 제대로 구동할 수 없었던 것이다. 맥과 윈도우처럼 근간이 되는 운영체제 브랜드가 달라서 게임을 즐기지 못했다는 사례는 자주 볼 수 있지만, 컴퓨터 하드웨어 브랜드가 달라서 구동 여부가 갈리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다.


▲ 현재 AMD 기반 CPU 사용자는 '바이브 와이어리스 어댑터'를 정상 구동할 수 없다 (사진출처: HTC바이브 공식 커뮤니티)

AMD=불법 사용자? ‘배틀그라운드’

지난 10월 24일,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발단은 게임 내 핵 사용자를 제재하기 위해 만든 ‘펍지 안티치트’ 프로그램이 일부 사용자를 상대로 명확한 이유 없이 계정을 제한하기 시작하면서였다.

무고한 사용자를 밴하는 행위. 일명 ‘무고밴’을 당한 사용자들은 커뮤니티에 모여 원인을 찾기 위해 토론을 진행했다. 서로 의견을 나눈 결과 밴을 당한 사람들은 명확한 공통점이 있었다. 핵을 사용한 것도 아니며, 핵을 사용했다고 의심받을 만큼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 바로 AMD 그래픽카드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 황당한 문제를 일으킨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문제를 인식한 펍지는 안티치트 프로그램을 재빠르게 수정하고 무고밴 당한 사용자 계정을 원상 복구했다. 다행히 결함이 수 시간 만에 해결됐기 때문에 큰 문제로 번지지 않았지만, ‘AMD 사용자 = 핵사용자’라는 웃픈 취급을 받았다는 점이 화제가 됐다.


▲ 무고밴이 일어난 날 수 십명의 유저들이 토론을 열었고, 그것을 발견한 펍지 커뮤니티 관리자에 의해 빠르게 문제가 해결됐다 (사진출처: '배틀그라운드' 레딧 커뮤니티)

인텔을 위한 AMD의 희생, 윈도우 10 업데이트 차별

사실 이런 문제는 비단 게임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유명한 일례로 지난 1월 3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진행한 윈도우 10 업데이트(KB405682)가 있다. 인텔 CPU에서 발생한 보안취약 문제 ‘멜트다운’ 현상을 보완하기 위한 업데이트였는데, 이 업데이트는 일부 사용자에게 뜬금없고 치명적인 공격이 되었다. AMD 사용자가 업데이트를 받을 시 운영체제를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드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시급히 배포를 중단하고 롤백했으나, 이미 업데이트를 진행한 사용자의 컴퓨터까지 다시 돌려놓을 순 없었다. 인텔을 위한 업데이트에서 AMD가 피해를 본 특이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 인텔을 위해 AMD가 희생당한 특이한 사건으로 남아있는 '멜트다운' 대응 업데이트 (사진출처: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웹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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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균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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