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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이 늘어나는 것'보다 경쟁력 없다는 게 진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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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 신년 토론회 현장 (사진제공: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

국내 게임업계에서 크게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는 늘어나는 중국 게임이다. ‘소녀전선’을 시작으로 ‘붕괴3rd’, ‘왕이되는자’, ‘신명’ 등 중국 게임이 국내 주요 마켓 매출 상위권에 입성하며 위기감이 커진 것이다. 중소 게임사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경쟁이 심한 한국 시장에서 한정된 파이를 두고 중국 게임과 싸워야 하는 처지다. 소위 말하는 3N 입장에서도 TOP10에 중국 게임이 많아진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에 진출하는 중국 게임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정말 문제일까? 사실 중국에서 게임 수백 종이 넘어온다고 해도 시장에 두각을 드러내는 게임은 한국 게임이라면 ‘중국 게임이 많아진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 게임 증가에 국내 업계가 ‘안방을 빼앗긴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엄청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각계각층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와 한국게임학회는 22일 서울 서초구 더화이트베일에서 ‘늘어나는 중국게임 수입 어떻게 봐야 하나’를 주제로 한 신년 토론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이태희 유통지원팀장, 이엔피게임즈 이승재 대표,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 매경게임진 이창희 국장이 참석해 정부, 업계, 학계, 언론 입장에서 ‘중국 게임 국내 진출 증가’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한국 모바일 시장에 중국 게임이 늘어난 이유는?

우선적으로 알아볼 부분은 정말로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중국 게임이 늘었느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이태희 팀장은 앱애니 국내 매출 TOP 100위를 기준 삼아 이에 대해 설명했다. 이태희 팀장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봤을 때 국내 매출 100위 안에 있는 중국 게임은 20개에서 35개로 증가했다. 또한 전체 매출에서 중국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6년에 18%에서 2018년에는 22%로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 이태희 팀장은 데이터를 토대로 한국 모바일 시장에서 중국 게임 비중이 높아졌음을 설명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렇다면 국내에 중국 게임이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지’를 비롯한 중국 게임 다수를 한국에 서비스한 이엔피게임즈 이승재 대표는 양극화를 그 원인으로 들었다. 이승재 대표는 “2009년과 2014년을 비교하면 국내 게임 개발사 수는 거의 반으로 급감했으나 종사자 수는 그만큼 줄지 않았다. 작은 개발사는 견디지 못하고 큰 회사에 흡수되거나 도산하고, 인력은 큰 회사로 집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바일 신작 역시 대기업에 편중될 수밖에 없었고, 그 공백을 중국 게임이 채웠다는 것이 이승재 대표의 의견이다. 여기에 글로벌 서비스 환경이 발달하며 중국 현지에서 직접 한국에 게임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승재 대표는 “왕이되는자, 붕괴3rd, 소녀전선, 총기시대 등이 중국에서 직접 서비스되는 게임이다. 이 경우 국내 퍼블리셔가 없기 때문에 중국의 게임 기획이나 서비스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지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 이승재 대표, 양극화와 이에 따른 중소 게임사 감소로 인한 공백을 중국 게임이 채웠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한 한국은 중국 게임사 입장에서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다.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은 “한국은 평균적인 결제율이 높고, 중국 게임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여기에 시장 자체가 적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도 적게 든다. 중국 정부가 게임 규제를 시작하며 현지에서도 중소 개발사들이 도산하고 있다. 이른바 적자생존의 상황이기에 더 많은 중국 게임이 한국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한국을 징검다리로 삼아서 일본으로 가거나, 동남아로 가거나, 북미나 유럽에 도전해보는 시도가 많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도 중국에 밀리지 않을 경쟁력 갖춰야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중국 게임’이 늘어나는 거 자체가 한국 게임에 위기를 불러온 직접적인 이유는 될 수 없다. 온라인게임이 주를 이루던 2000년대에도 다양한 중국 게임이 국내 시장 안착을 꿈꿨지만 모두 실패했다. 국내 게이머들이 중국 게임을 안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소녀전선’처럼 많은 한국 팬을 보유한 중국 게임도 있다.

▲ 한국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소녀전선' (사진제공: X.D.글로벌)

다시 말해 국내 게임업계 역시 중국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엔피게임즈 이승재 대표는 “중소 게임사는 딱 하나밖에 없다. 본인이 잘하는 장르를 선정하고 이를 고도화시켜 틈새 시장을 노리는 것이다”라며 “최근 ‘브롤 스타즈’를 흥행시킨 슈퍼셀이나 퍼즐 게임을 주구장창 파고 들어 그 분야 전문가가 된 킹이 대표적인 사례다. 만약 수익 창출이 목표라면 돈 버는 거 딱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 대표는 “정부 지원 사업에서도 제작지원도 좋지만 사업화 과정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방위적인 R&D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의미 있는 실패를 수용할 수 있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실제로 핀란드에서는 정부에서 게임 개발사에 초기 개발 자금으로 1억 원에서 많게는 7억 원 정도를 지원해준다. 그리고 만약에 그 게임이 실패했다고 해도 납득가능한 이유가 있다면 빌려준 돈에 대한 상환 의무를 없애 주거나, 금액을 낮춰주는 후속지원이 있다. 그러다 보니 핀란드에서는 슈퍼셀과 같은 회사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워정현 학회장은 3N으로 불리는 리딩 기업이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니지M이 1조 원을 벌어들인 것은 좋은 신호라고 볼 수 없다. 메이저 회사가 위험을 감수하는 사업을 진행해야 되는데 IP 우려먹기로 일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10을 내놓은 것을 지켜보면 이들이 혁신을 보여주기 위해 얼마나 피눈물나는 노력을 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 위정현 학회장은 선두기업이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한국 정부가 중국 게임 수입을 막을 수 없다면

아울러 한국 정부가 나서서 중국 게임 수입을 막을 수는 없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수출 국가인 중국을 잃어버릴 수도 있고, 해외 게임을 규제로 막는 것은 글로벌 추세에도 맞지 않다. 현장에서 나온 의견은 중국 게임과 한국 게임이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현재 막혀 있는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 정부의 판호를 뚫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위 학회장은 “중국 게임이 한국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반감은 사실은 중국에는 한국 게임을 수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답답함이 기저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중국 게임사 역시 국내법이나 규범을 지키면서 한국에 게임을 서비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허위광고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왕이되는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승재 대표는 “수입을 규제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 오히려 중국 게임을 국내 퍼블리셔가 서비스하며 고용창출도 되고, 중국 게임을 통해 얻은 수익을 한국 개발사에 다시 투자하는 선순환구조도 만들 수 있다. 다만 중국 게임을 수입해서 서비스하는 국내 퍼블리셔와 직접 서비스하는 중국 게임사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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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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