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이어 애플도 P2E 게임 금지하나?

구글과 애플은 2018년부터 자사가 운영하는 앱마캣에서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경우 앱스토어 심사 지침에 암호화폐 항목을 별도로 신설해 그 내용을 개발자에게 알리고 있다. 여기에는 채굴 앱 금지와 함께 다른 앱 다운로드, SNS 홍보 등에 대한 대가로 암호화폐를 제공할 수 없고, 승인을 받은 거래소 앱에 한해 암호화폐 교환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리고 작년부터 게임업계에는 암호화폐 연동을 기반으로 한 P2E 게임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해외에서는 엑시 인피니티, 국내에서는 미르4가 대표적인 흥행작으로 손꼽혔고, 이후 국내외 주요 게임사 다수가 암호화폐 등을 기반으로 한 P2E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타이틀이 모바일게임으로, 구글플레이와 함께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해외에 서비스 중이다.

이 와중 애플 앱스토어에서 암호화폐가 연계된 P2E 게임에 대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포착됐다. 위메이드는 지난 19일(현지 기준) iOS 정책에 따라 미르4 iOS 버전에서 NFT 관련 요소와 NFT 아이템 거래소 X드레이코(XDRACO)를 제거했다. 앞서 밝혔듯이 애플이 암호화폐 관련 지침을 마련한 것은 4년 전이지만, 게임에 대한 실질적인 액션은 최근에 일어난 것이다. 위메이드 측은 이번 조치를 애플 요청으로 진행한 것인지, 자사가 먼저 대응한 것인지는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상적으로 게임사에서 서비스하던 것을 선조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암호화폐가 연계된 게임에 대한 애플의 모니터링이 강화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배경이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부분은 없으나 가장 유력하게 짚어볼 수 있는 부분은 암호화폐, NFT 보안이슈가 연이어 터지며 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게임에서도 지난 3월에 엑시 인피니티에서 대규모 암호화폐 해킹 사건이 벌어졌고, 게임은 아니지만 대표적인 NFT 프로필로 알려진 'BAYC(지루한 원숭이 요트 클럽)’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탈취한 뒤 유저들을 피싱 링크로 유도해 NFT를 탈취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애플 측에서도 책임부담을 낮추는 것과 동시에 보안강화, 이용자 보호 등을 위해 블록체인 게임과 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앞서 밝힌 것처럼 구글도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하는 지침을 마련해둔 상황이기에 관련 앱과 게임을 예의주시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앱마켓 앙대산맥인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암호화폐 관련 심사가 까다로워진다면 국내외 게임업계에서도 관련된 게임 출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에 애플과 구글이 어떠한 움직임을 보여주느냐를 유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스팀에서는 작년 10월부터 암호화폐, NFT 등을 제공하는 게임이 금지됐고, 미르4 스팀 버전은 현재도 관련 콘텐츠가 없는 버전으로 서비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