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8개국 소비자 단체, '확률형 아이템 규제' 한 목소리

확률형 아이템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벨기에,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과 비슷하다는 판단이 나왔고, 디아블로 이모탈 등 확률형 아이템 게임 중 일부는 두 국가에 출시되지 않기도 한다.

이러한 가운데 유럽 소비자 단체가 확률형 아이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당국의 규제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31일(현지 기준), 노르웨이 소비자 위원회(Norwegian Consumer Council)가 발간한 확률형 아이템 연구보고서를 근거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참여 주체는 유럽 18개국, 20개 소비자 단체로,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체코, 덴마크, 프랑스, 독일, 그리스,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라트비아, 네덜란드, 폴란드,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노르웨이로 구성됐다. 이들은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 소비자 기구(The European Consumer Organisation)과 함께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근거로 제시한 보고서는 ‘피파 22’와 ‘레이드: 섀도우 레전드’를 사례로 확률형 아이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문제점으로 손꼽힌 것은 불투명한 알고리즘과 왜곡된 확률,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의미가 없거나 오해할 수 있는 정보 공개, 끝없는 반복 지출 유도, 별도 유료 재화를 사용해 실제 지출되는 금액이 얼마인지 알기 어렵게 하는 것, 확률형 아이템 구매를 유도하는 공격적인 마케팅 등이다. 아울러 미성년자에게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도 문제라 지적됐다.

보고서는 게임사가 앞서 이야기한 부분을 통해 목표로 제시되는 최상위 아이템을 획득할 기회와 가능성이 아주 낮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에서 소비자가 가능한 많은 시간과 돈을 게임에 소비하도록 유도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 확률형 아이템 판매와 정보 공개 방식은 소비자를 기만하고, 과도하게 착취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보고서에는 5가지로 구성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노르웨이 소비자 위원회는 앞서 설명한 대책을 시행한 후에도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게임산업은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 산업임에도 중대한 관리감독을 피해 왔다”라며 “소비자 권리를 존중하지 않고, 소비자의 취약점을 노리는 게임업체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유럽 주요 국가 소비자 단체들의 확률형 아이템 규제 움직임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진다면 현지에 진출했거나 게임 출시를 고려 중인 국내 게임업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