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크래프톤이 아직 블루홀이던 시절 발표된 MMORPG '에어(AIR: Ascent Infinite Realm)'는 여러모로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PC기반 MMORPG였습니다. 이제껏 시장에서 성공한 적 없는 공중전을 메인으로 내세워 수 차례 테스트를 진행했고, 로스트아크의 뒤를 이을 PC MMORPG 기대작으로 점쳐지기도 했죠.
이후 크래프톤은 개발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공중전을 버린 후 이름을 '엘리온'으로 바꿨고,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정식서비스를 시작하면서는 국내에서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패키지 판매 방식을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부분유료화 BM의 피로감을 덜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겠다는 각오였죠. 이 모든 점을 종합해 보면, 엘리온은 흔히 검증된 흥행 공식을 따라가는 일반적인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 시도들이 좋은 결과를 내진 못했습니다. 바뀐 게임성은 흔한 진영 다툼으로 귀결됐고, 2년여에 걸친 서비스 자체도 유저들의 민심을 사로잡진 못했습니다. 결국 내년 3월 2일 서비스 종료가 발표되며 배드 엔딩을 맞았습니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앞서 설명한 엘리온의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들은 어느 정도 눈여겨 볼 만 합니다. 여기에 앞서 테라가 국내 온라인게임 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아름다운 이별'을 선보였듯, 엘리온 역시 비슷한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종료가 결정되었지만 신규 클래스인 '펄스슈터'를 추가하고 모든 육성 장비를 게임 내 재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등이죠.
아무래도 엘리온이 지난 2년간 받은 평가가 좋지는 않다 보니 독자들의 반응도 다소 시니컬합니다. "저럴 줄 알았다", "2년 만에 서비스 종료는 심했다", "저런 게임도 있었냐", "이렇게 존재감 없는 MMORPG는 오랜만에 본다" 등 대부분의 댓글이 부정적 반응입니다.
사실 정식서비스 이후 엘리온의 행보는 실망스러웠지만, 대승적인 시점에서는 엘리온과 같은 새로운 BM적 시도들이 어느 정도 결과를 맺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에어 시절에 추구했던 공중전 역시 밸런스와 완성도를 끝까지 끌어올려 정식서비스로 이어졌다면 하는 아쉬움도 남네요. 훗날 국내 게임업계를 돌아볼 때 '시도는 좋았다'는 게임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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