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 속 패션리더! 커스터마이징의 장인을 만나다.

[아이온: 영원의 탑>메카리포트]

지구상 12억 사람 중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없듯, 아이온 세계에서도 내 캐릭터와 똑같은 캐릭터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아이온 세계 속에 똑같은 얼굴이 600명 이상이나 있다면 어떨까? 최근 아이온에서는 누구나 갖고 싶을 예쁜 얼굴로 많은 사람을 열광시킨 캐릭터가 있어 화제다. 유행을 이끄는 커스터마이징의 장인, 타라니스 서버 천족 ‘카르메이안’ 님을 만나보았다.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부터 부탁할게요.
카르메이안: 부산에 사는 멋진 남자!!!! 입니다. 본의 아니게 여자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더라구요. 딱히 성별을 밝히지 않았더니 오셔서 언니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셔요.

지금처럼 예쁜 얼굴의 캐릭터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카르메이안:  처음 캐릭터를 만든게 09년 1월쯤인데, 기본얼굴에 기본 체형으로 만들었는데 캐릭터에 애착이 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테스트 서버로 넘어갈 때 캐릭터 외형을 꼬꼬마나 다른 외형들 이것저것 만들어봤는데 금방 질리더라고요. 그래서 이왕 만드는거 최대한 예쁘게 만들어볼까 생각하고 만든게 지금의 모습이에요. 그러다가 테스트 서버가 초기화되어 다시 본 서버로 넘어오게 되면서 외형 변경을 한 게 지금의 모습입니다

천족과 마족 캐릭터의 얼굴을 똑같이 만들면서 이슈가 되었었는데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가요?
카르메이안: 거기엔 약간의 사연이 있는데요. 캐릭터 스크린샷을 올리고 나서 어떤 분께서 마족 캐릭터로 똑같은 얼굴을 만들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도전해봤는데, 천족 소스 그대로 만들었더니 전혀 다른 얼굴이 나왔어요. 오기가 생겨서 계속 이것저것 도전했었는데, 결국 만들어 낸 게 그 얼굴이었어요.

소스는 요청하시는 분들께 다 공개하는지 궁금합니다.
카르메이안: 처음에는 댓글이나 방명록, 쪽지로 남겨주신 분들 전부 보내드렸어요. 그렇게 두 달 정도 보내니까 하루에 200~300개 정도 보낸 날이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이었어요. 처음에는 일일이 써드리다가 너무 힘들어서 양식을 만들어서 보내는데도 보내는 데만 한두 시간 걸릴 정도였으니까요. 지금까지도 요청하는 분들께는 다 보내드리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홈페이지도 일부러 잘 안들어 가요. 또 보면 보내드려야 하니….

소스 요청 뿐만 아니라 아예 만들어 달라고 하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카르메이안:  다른 서버에서 하는 동생들이나 회사 동료들 캐릭터는 만들어 준 적 있어요. 가끔 아이디나 비밀번호 알려주신다고 직접 만들어 달라고 하신 분들도 계세요.

소스 요청하시는 분들이 그렇게 많다면 게임 중에 자신과 똑같이 생긴 캐릭터를 볼 때도 있을 것 같아요. 도플갱어를 만난 경험은 없나요?
카르메이안: 하루에 3~5분 정도는 봬요. 제가 게임을 하는 시간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 그 시간에 만나는 거 보면 그것도 신기하죠.

주변 분들의 반응도 궁금해지는데요, 같은 서버의 분들이나 레기온 분들도 소스요청을 많이 하시나요?
카르메이안: 의외로 같은 서버 분들은 잘 모르세요. 소스 요청하시는 분들도 타라니스 서버 분들이 제일 적어요. 레기온 분들은 더 모르시고요.

커스터마이징을 좋아해서 캐릭터가 많을 것 같아요. 최근 제작 중인 다른 캐릭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카르메이안: 실제로 플레이하는 캐릭터는 이 캐릭터뿐이지만 가끔 이것저것 만들고 지우고 하고 있어요. 꼬꼬마 캐릭터들은 기존에 만드신 분들이 워낙 잘 만드셔서 따로 만들거나 한 적은 없어요. 최근에는 남자 캐릭터를 만드는 데 관심이 가서 자주 만들고 있는데, 여자 캐릭터와 달라서 많이 어려워요. 요즘 도전 중인 커스터마이징은 남캐를 여캐처럼 만들기? 그런데.. 이런 거 나가면 제가 다섯 가지 덕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건 아닐까요? 전 그냥 여캐가 좋아서 만들고 그럴 뿐인데….

다른 사람의 얼굴이나 캐릭터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할 수도 있는 건가요?
카르메이안: 다른 사람이나 캐릭터 사진을 보고 그대로 만드는 건 해봤어요. 게임 캐릭터는 거의 비슷하게 만들 수 있고 사람 얼굴은 특징만 잡아서 만드는 정도에요.

자신만의 커스터마이징 노하우가 있다면?
카르메이안: 특징 잡는 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얼굴형은 바꾸기 쉬운데 눈과 입이 매치가 안되면 현실이나 게임 속이나 얼굴이 희한해지는 건 마찬가지더라고요. 그렇지만, 얼굴이 이상해졌다고 다시 초기화하거나 하면 안 돼요. 눈 모양과 눈초리만으로도 얼굴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거든요. 눈 모양으로 예를 들자면 반달 모양에 약간 쳐진 듯한 눈초리로 만들면 선한 이미지가 된다거나 동그란 눈 모양에 눈초리가 올라가 있으면 안 어울린다든가 하는 것들요. 눈초리는 왼쪽은 처지고 오른쪽은 눈초리가 올라가요. 단순한 원리지만 약간만 손봐도 다른 이미지가 나오니까요.

예쁜 캐릭터를 만드시려는 다른 아이온 유저분들께 조언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카르메이안: 분명히 사람이나 캐릭터나 예쁘게 생각하는 정도는 다르거든요. 너무 똑같이 만들려고 하지 말고 기존의 자기 캐릭터에서 발전시키는게 제일 예쁜 것 같아요. 아무리 잘 만들어진 캐릭터도 더 예쁜 캐릭터가 나온다면 질리거든요

마지막으로 아이온 메카 가족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카르메이안: 제 방명록이나 게시물에 댓글 남겨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아이온 메카분들 저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예쁜 걸 좋아하는 건강한 남자일 뿐…

손수 공들여 만든 나만의 캐릭터로 게임을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게임 속의 또 다른 나를 만드는 것이다. 오늘도 많은 아이온 유저들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예쁘고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며 커스터마이징 바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똑같이 예쁜 얼굴로 게임을 한다면 금방 질리지 않을까? 나만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자신의 캐릭터를 더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하며, 오늘도 커스터마이징바를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을 많은 장인분들께 박수를 보낸다.

글: 게임메카 임경희 기자(aion@gamemec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