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13] 한국게임의 역사 "우리는 기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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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임의 역사'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바닐라브리즈의 수석 개발자 오영욱 씨가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13 강단에 섰다. 주제는 그대로 '한국게임의 역사'다. 한국게임의 역사는 기다면 긴, 짧다면 짧다. 오락실이 들어온 70년대부터 고려하면 이제 막 40년 정도가 됐다. 이 시간이 짧았기 때문일까

▲ '한국게임의 역사'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오영욱 수석개발자 

'한국게임의 역사'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바닐라브리즈의 수석 개발자 오영욱 씨가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13 (이하 NDC 13) 강단에 섰다. 주제는 그대로 '한국게임의 역사'다. 

한국게임의 역사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오락실이 들어온 70년대부터 고려하면 이제 막 40년 정도가 됐다. 이 시간이 짧았기 때문일까. 아직 국내 시장에는 한국게임의 역사를 다룬 자료가 거의 없다.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총정리 개념으로 접근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게임의 역사를 다룬 최초의 책 '한국게임의 역사'가 작년 12월 출간됐다. 70년대부터 시작해 90년대 패키지 게임의 부흥, 2000년대 온라인 게임의 태동 발전,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역사의 흐름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영욱 개발자는 우선 책을 만들게 된 배경부터 설명했다. 그는 과거 제믹스 시절부터 시작해 한국게임의 역사를 온몸으로 느껴온, 이른바 '게이머' 중에 한 명이다. 그러다 한국게임의 지난 자료를 수집하는 취미를 갖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세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우선 한국게임의 역사를 다룬 전문 서적이나 연표 따위가 거의 없다는 것. 게임 개론 등 가장 기초적인 것들은 흔하게 찾을 수 있었지만, 도무지 '역사'를 다룬 건 없었다. 또, 그는 그때 그시절 우리를 즐겁게 했던, 혹은 인기 있는 게임을 만들었던 '인물'들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신검전설'을 만든 남인환 씨는 지금 대체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또 한 가지. 작년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온라인게임의 위기설이나 게임 규제 관련 내용도 사실 따져 보면 사실 처음은 아니다. 예전부터 많이 '보는 것'들 중 하나다. 쉽게 말해 과거부터 계속 나왔던 말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그는 단순 '수집'에서 '역사'로 관심의 폭을 넓히게 된다. 

이후 오영욱 개발자는 닥치는대로 자료를 모았다. 기록이 가장 잘 남아 있는 게임잡지부터 시작해, 하이텔과 나우누리 데이터까지 찾아가며 정리를 했다.  

그러던 중 윤형섭 박사를 중심으로 게임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게임문화연구회'를 알게 됐다. 당시 윤 박사는 게임역사를 대학 교재로 연구하고 싶어 했고, 이렇게 해서 오영욱 개발자는 '역사'를 주제로 한 교재를 만들게 된다. 혼자 하기는 힘들었지만, 또 같이 하기에도 리스크가 큰 작업이었기에 희망자를 받았고, 그렇게 해 6명이 모였다. 바로 '한국게임의 역사' 저자들이다. 

이 자료는 완성된 이후 실제 대학교재로 쓰였지만, 후에 이걸 책으로 내자는 의견이 나왔다. 출판사 섭외에 어려움이 컸지만, 천신만고 끝에 그렇게 책이 나왔다. 오영욱 수석 개발자는 이 과정을 설명하며 '역사'를 다루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자료수집도 어렵지만, 사실 책도 '잘 팔리는' 주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도 겨우 500부가 팔렸다. 

오영욱 개발자는 이후 '한국게임의 역사'의 책 내용 그대로 197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흐름을 설명하며 "가슴을 펴고, 지금의 개발자들이 이 역사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종의 격려로, 지금 눈앞을 보는게 아니라 더 멀리 넓게 봐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꿈과 '역사'에 대한 욕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그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역사에 대해 연구해 더 다양하게 접근하겠다고 전했다. 또, '한국게임의 역사'가 하나의 레퍼런스로 더 다양한 역사 관련 자료가 파생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보존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다. 특히 그는 역사를 정리하며 자료를 찾기 어려운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는 점을 어필하면서, 기존의 기록들의 보존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시장의 주력 콘텐츠였던 온라인게임은 서비스가 종료되면 '보존' 자체가 어려운 만큼, 이 부분을 고려해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때 문제가 됐던 에뮬레이터도 지금에 이르러서는 패키지 게임의 보존 측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분명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오영욱 개발자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한국게임의 역사'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들이다. 예를 들어 특정 시기에 출시된 게임이 국내 개발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또 과거 영광을 누린 업체는 왜 빠르게 사업을 전향하지 않았는지 등 디테일한 부분들이다. 

그러면서 그는 게임업계에도 목소리를 냈다. 게임 스탭롤부터 시작해 누가 어떻게 특정 게임을 만들었고, 또 무엇을 이룩했는지 기억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 시장에서 활약하는 인물들 또한 '흑역사'라고 해서 과거를 감출 것이 아니라 오픈을 해야 후배들에게 하나의 경험담이 될 수 있다고도 전했다. 이런 과정이 순환돼야 '한국게임의 역사'가 비로소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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