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모바일 청소년 보호 위해 '자율규제' 선언

▲ 모바일 상의 청소년보호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 현장

게임업체가 청소년보호에 팔을 걷어붙였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게임 시간을 정하는 서비스를 온라인게임에 이어 모바일게임에도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협회) 남경필 회장은 “아이들의 게임을 부모가 제어한다는 것은 당장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게임업계의 뜻을 국민들이 헤아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12월 16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모바일 상의 청소년보호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이 열렸다. 이번 협약식은 지난 10월 남경필 회장이 발표한 온라인게임 자율규제안에 이어 이번에는 모바일게임에 대한 게임업계 차원의 자정 활동을 이어갈 것을 공포하는 자리다. 즉, 게임업계 스스로 과도한 이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히는 것이다.

이번 사업에서 게임업체와 통신사, 단말기 기업이 맡는 역할은 모두 다르다. 우선 게임업체는 모바일게임에 대한 표준화된 국제 등급분류 기준 마련에 착수한다. 통신사는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현황을 가족들이 확인하고 협의하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무료로 배포한다. 마지막으로 단말기 제조회사는 이 서비스를 스마트폰 기본 프로그램으로 넣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하도록 돕는다.

▲ 모바일 상에서의 청소년 보호 서비스에 대해 설명 중인 남경필 회장

쉽게 말해 게임을 비롯한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을 부모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게임업체와 통신사, 단말기 업체의 협업 하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현재도 SK텔레콤과 KT, LG 유플러스는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을 부모가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서비스하고 있으나, 각기 과금 방식이 모두 다르다. 통신사별로 다른 과금 방식을 전면 무료화로 전환하고, 프로그램별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일하는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이 서비스를 청소년 이용자에게 의무적으로 적용할지, 필요로 하는 사람이 선택해서 이용하게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남경필 회장은 “청소년의 사생활 보호와 과몰입 예방, 2가지 측면에서 어느 수준까지 이 서비스를 적용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이러한 부분은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이의 스마트폰 이용을 부모가 관리한다는 서비스는 자녀의 의견이 일방적으로 무시될 우려가 있다. 문화부 유진룡 장관이 이 부분을 시사점으로 던졌다. 유 장관은 “이번 협약에는 중요한 두 축이 빠졌다. 청소년 자신과 가정이다. 청소년과 부모가 앞으로 이렇게 스마트폰 이용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며 “정작 중요한 가정의 역할을 등한시하고 모든 것을 산업과 정부로 돌리는 것은 굉장히 무책임한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 청소년 및 가정의 의견도 중요함을 강조한 유진룡 장관

애플과 같은 외국 업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도 관건으로 떠오른다. 이이 대해 협회 측은 이 부분이야말로 소비자의 힘을 발휘해 청소년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업체를 강하게 압박할 필요성이 있다. 즉, 이용자 역시 소비자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부분이 있어야 청소년 보호 서비스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자율규제가 정치권의 규제 일변도적인 태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인가도 중요하다. 즉, 업체들이 스스로 게임을 잘 관리하고 있으니 강제적인 규제는 필요 없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느냐다. 남경필 회장은 “이번에 내놓은 자율 규제안이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몰입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라 생각한다. 효과적으로 과몰입을 막을 방책이 마련된다면 정치권이나 정부가 강제로 이를 규제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