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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이사장 3D 프린터 학원 설립 '게임업계 다음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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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우)와 구상권 랩장(좌)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의 색다른 사업이 공개됐다. 게임업계 종사자들에게 3D 프린터에 대해 강의하는 3D 프린터 학원이 그 주인공이다. 남궁 이사장 스스로가 "위메이드에 있을 때 못지 않은 스피드로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할 정도로 게임인재단의 행보는 매우 발 빠른 편이다. 재단 설립이 100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 다음 사업을 구상해 들고 나온 것이다.

여기서 3D 프린터란 이름 그대로 원하는 이미지를 실제 모양으로 출력할 수 있는 기기다. 컵을 뽑는다고 생각하면, 컵의 이미지를 담은 그림이 아니라 실제 컵 모양의 제품이 나오는 식이다. 즉, 어떤 사물을 3D로 구현한 이미지가 있다면 이를 만질 수 있는 실체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3D로 구현된 이미지를 실물로 뽑을 수 있는 기기가 바로 3D 프린터다

그렇다면 남궁 이사장이 재단의 다음 사업으로 3D 프린터 학원을 생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남궁 이사장은 3D야 말로 아직 발굴되지 않은 게임업계의 다음 먹거리라 보고 있다. 그는 "재단에서 일을 하며 모바일이 터지지 않았다면 이 업계가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봤다. PC 온라인 시장이 해외 게임들에 장악되며 한때 침체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나마 모바일이 터져 줘서 게임회사들이 어느 정도 활기를 되찾은 면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남궁 이사장은 모바일 후, 앞으로 게임업계가 나아갈 곳을 찾는 과정 중 3D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는 "앞으로의 비전은 IOT(사물인터넷)과 게임화, 그리고 3D가 될 것이다. 이 중 3D는 국내에서 아직 전문화된 영역이 없어 이를 게임업계에서 먼저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3D 프린터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 3D 프린터에 대해 이야기 중인 남궁훈 이사장과 구상권 랩장
남궁 이사장이 들고 있는 모형 차는 3D 프린터로 제작된 것이다

그는 "진짜 디지털엔터테인먼트는 3D에서 시작될 것이다. 2D 이미지를 3D로 구현하는 오큘러스 리프트는 3D로 가는 교두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오큘러스 리프트 역시 장기간 이용하면 멀미가 나는 등,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라며 "그래서 3D 역시 2D아날로그에서 2D 디지털로 넘어온 것처럼 3D 그래픽을 실물로 뽑아주는 3D 프린터 후, 3D 디지털의 시대가 올 것이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즉, 앞으로 다가올 3D 시대를 미리 준비하고, 게임업계가 이 미지의 영역을 먼저 개척해보자는 생각으로 3D 프린터 학원과 그 체험관을 마련하게 되었다는 것이 남궁 이사장의 입장이다. 게임메카는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과 구상권 랩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3D 프린트 학원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산업'이라 부르기 미비한 3D, 함께 공부하며 비전을 만들어나가겠다

게임인재단은 오는 20일, 3D 프린터 체험관을 연다. 체험관을 통해 3D 프린터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이후 학원이 개원하는 것이다. 3D 프린터 학원의 경우, 남궁훈 이사장이 자비로 게임인재단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하며, 이 학원의 지분 전량은 게임인재단에 기부된다. 남궁훈 대표는 "재단의 경우 기술적으로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나, 이익사업을 하는데 제한이 있어서 학원을 설립해, 학원의 지분을 재단에 기부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사실상 이 학원이 앞으로 재단의 수익사업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3D 프린터 학원에는 보급형 6대와 고급형 1대, 이렇게 총 3D 프린터 기기 7대가 배치되며, 실제 사물을 3D 이미지로 바로 구현하는 스캐너도 들여올 예정이다. 여기에 3D 프린터 도면이나 제품을 뽑는데 필요한 데이터 등을 오픈소스로 자유롭게 공유하는 3D 프린터 커뮤니티 사이트도 운영될 예정이다.




▲ 학원 내에 설치되어 있는 3D 프린터 2종


▲ 완성된 제품을 다듬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 3D 프린터 학원은 게임업체 근처에 위치해 있다. 창문에서 내려다보면 엔씨소프트, 넥슨과 같은 주요 회사가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남궁 이사장은 업계 사람들이 퇴근길에 쉽게 들러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 학원을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궁 이사장은 "SNS 등을 통해 넌지시 의견을 물어봤는데, 업계에서도 3D 프린터에 대한 관심이 꽤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회사의 명함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방문해 3D 프린터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3D 프린터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대해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남궁 이사장이 직접 영입한 것이 구상권 랩장이다. 3D 그래픽 분야에 종사하다가, 최근 회사를 그만두고 박사 과정 논문을 완성하던 중, 업계 소개로 남궁 이사장을 만나 3D 프린터 사업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3D 그래픽에 일가견이 있는 그에게도 3D 프린터는 아직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었다. 그래서 그는 지난 2~3달 동안 3D 프린터에 대해 공부하며, 이론은 물론 직접 몸으로 체득한 경험을 교육생들에게 전할 것이라 말했다.


▲ 3D 프린터로 만든 제품 예제가 전시되어 있다


▲ 아이가 입고 있는 옷의 소재도 표현될 정도로 정교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구 랩장은 3D 그래픽 종사자로서 처음으로 3D 프린터를 접했을 때의 소감에 대해 밝혔다. 그는 "3D 프린터를 다루며 드는 생각은 신기하면서도 답답하다는 것이다. 완제품을 만든 후, 소재가 완전히 굳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적인 문제나, 만드는 과정에서 기계가 흔들리는 것에서 오는 안정성, 완성품의 정교함 등을 살펴보면 좋은 프린링 기기가 어떠한 것인가가 눈에 보이게 된다"라고  말했다. 가장 쉽게 와닿는 부분은 3D 프린터로 완성된 작품을 충분히 굳히지 않으면 흘러내린다는 것이다. 이처럼 3D 프린터를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물론, 시행착오를 통해 겪은 점을 소상히 전하겠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 3D 프린터의 성공과 실퍠의 예

그렇다면 게임업계에 당장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가장 크게 연관되어 있는 부분은 모델링이나 그래픽 분야다. 특히 3D 그래픽 이미지를 실물로 뽑아서 살펴보며 문제가 있는 곳을 확인해 바로 작업에 적용할 수 있다. 즉,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구 랩장은 "실제로 블리자드와 같은 대기업의 경우, 개발 과정에서 작업물을 한 번씩 뽑아보고 단점을 확인해 다시 고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3D 그래픽 이미지를 실제 사물로 뽑아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래픽에 전문지식이 없는 비전공자의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 된다. 구 랩장은 "실제로 3D 그래픽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어려운 점 중 하나는 비전공자인 경영자를 이해시키는 부분이다. 따라서 3D 프린터로 결과물을 뽑아, 같이 보면서 이야기하면, 경영진들이 판단을 내리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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