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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콘솔게임을 관통하는 두 가지, 온라인과 오픈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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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6월 10일부터 12일까지 LA에서 열린 E3 2014를 취재하며, 차세대 콘솔 타이틀 다수를 보고 즐겼다. 현장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장르도, 소재도, 시대적 배경도 제각기 다른 작품을 관통하는 2가지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온라인, 또 하나는 오픈월드다. 현장에서 소위 ‘기대작’이라고 손꼽히는 작품들은 ‘온라인’이나 ‘오픈월드’, 혹은 2가지 모두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게임 자체를 온라인으로 즐기게끔 설계해, 소규모 팀을 기반으로 한 협동 플레이를 메인으로 삼은 작품이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다.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는 시리즈 최초로 4인 협동 플레이를 도입했다.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은 협동을 위주로 한 팀플레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애초에 1:4를 콘셉으로 내세운 FPS ‘이볼브’는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플레이 방식이 달라진다. 


▲ E3 2014에서 공개된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 협동 플레이 영상 (영상출처: 유튜브)

한 가지 눈 여겨볼 점은 온라인 협동 플레이를 강제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번지의 기대작 ‘데스티니’는 온라인과 싱글, 2가지 중 어떤 것을 선택해도 엔딩을 보는데 지장이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온라인과 싱글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만들되 팀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는 동료를 찾고, 원하지 않는 사람은 혼자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제는 ‘콘솔 패키지’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어색할 정도로 온라인 플레이를 강조한 게임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PS4와 Xbox One은 모두 향상된 네트워크 시스템을 바탕으로 지인들을 게임에 쉽게 초대하고, 온라인으로 본인의 플레이를 바로 공유하기 쉽도록 했다. 이번 E3 때 공개된 PS4 전용 게임 ‘딥 다운’과 Xbox One 타이틀 ‘선셋 오버드라이브’는 모두 온라인게임에 가깝다고 말할 정도로 멀티플레이에 특화된 게임성을 보여줬다.

멀티플레이를 핵심으로 내세운 게임들의 성공은 소니와 MS로 하여금 자사의 차세대 콘솔을 온라인 게이밍에 특화되어 설계하도록 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액티비전의 대표 시리즈 ‘콜 오브 듀티’와 콘솔 멀티플레이의 대중화를 일으킨 ‘헤일로’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다. 2013년에 출시된 ‘콜 오브 듀티: 고스트’는 하루 판매 1,880만 장, 판매액 10억 달러(한화로 1조 600억원)을 돌파하며 ‘GTA 5’가 세운 흥행기록을 갈아치웠다. 


▲ 역대 최대 흥행기록을 쓴 '콜 오브 듀티: 고스트'

또한 ‘리그 오브 레전드’나 ‘도타 2’와 같이 소규모 플레이어들의 조직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 PC 기반 AOS가 대중화되며 낯선 사람이 아니라 지인과의 협동 플레이를 원하는 니즈가 높아졌다. 모바일의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가 일상화되고 이 점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이 득세하며, 온라인으로 게임을 공유하는 현상이 콘솔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즉, 콘솔의 온라인화는 멀티플레이에 비중을 둔 작품들의 큰 성공과 온라인 경험에 특화된 신형 콘솔, 네트워크 플레이에 익숙한 게이머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SCE의 앤드류 하워드 대표는 MMO 경험에 초점을 맞춘 ‘데스티니’를 소개하며 “우리의 비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며, 차세대 게임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온라인 플레이야말로 끊임 없이 이야기가 이어지는 한계가 없는 세계를 가장 손쉽게 탐험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이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스트레스 줄인 자유도를 제공한다. 차세대의 오픈월드

E3 2014를 관통한 또 다른 키워드는 ‘오픈월드’다. 특히 ‘위쳐 3: 와일드 헌트’나 ‘미러스 엣지 2’, ‘젤다의 전설 신작’, ‘메탈기어 솔리드 5: 팬텀 페인’과 같이 시리즈 최초로 오픈월드를 도입한 작품들이 많았다. 미국 도로를 자유롭게 달리는 것을 넘어, 원하는 타이밍에 경주와 주행 모드를 실시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개발된 ‘포르자 호라이즌 2’와 ‘더 크루’ 역시 대표적인 오픈월드 레이싱으로 손꼽힌다.

여기에 이번에 공개된 주요 작품에는 자유도와 편의성을 동시에 잡는다. 우선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은 월드맵을 통해 퀘스트 지점을 확인할 수 있으며, 주요 거점을 미리 저장해두면 바로 이동하는 ‘포탈’ 시스템도 있다. 시리즈 최초로 탈것을 도입한 것 역시 원활한 이동을 돕기 위한 장치다. ‘위쳐 3: 와일드 헌트’는 주요 인물이 걸어간 동선을 붉은 발자국으로 표시해, 이를 따라가면 임무 수행에 필요한 NPC를 만날 수 있는 ‘위쳐센스’ 기능이 있다. ‘메탈기어 솔리드 5: 팬텀 페인’ 역시 화면에 목적지의 위치와 거리를 UI를 통해 직접적으로 보여주며 진행을 돕는다. 






▲ E3 2014에서 소개된 오픈월드 기대작 3종
위부터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 '위쳐 3: 와일드 헌트', '메탈기어 솔리드 5: 팬텀 페인'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는 ‘2014년에는 오픈월드 요소가 없는 게임은 실패할 것이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NPD의 마샬 코헨 분석가는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유일한 이유는 새로운 환경에 몰입하기 위해서다. 오픈월드는 이러한 혁신의 마지막 단계가 될 것이다. 현재 게이머들은 A부터 B까지 이동하는 게임을 친숙하게 느낀다. 그러나 머지않아 길을 따라가며 광활한 풍경을 탐험하고 수백 가지에 달하는 물품을 수집하는데 익숙해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화된 게이밍이다”라고 언급했다.

오픈월드가 대세로 자리잡은 이유는 다양한 유형의 게이머를 만족시키기 적합하다는 것이다. 게임을 즐길 시간이 부족하거나, 빠른 진행을 원한다면 메인 진행을 따라가 보다 쉽게 엔딩을 볼 수 있다. 플레이에 별도 제약이 없다는 부분은 장시간 동안 게임 하나를 집중적으로 즐기는데 익숙한 하드코어 유저들이 선호하는 요소다. 즉, 게임 하나에 캐주얼과 하드코어, 서로 다른 타입의 플레이어를 포용할 수 있다.

앞서 온라인 게이밍처럼 오픈월드 역시 성공작의 등장이 눈에 뜨인다. 대표적인 오픈월드 게임으로 손꼽히는 ‘GTA 5’는 발매 3일 만에 매출 10억 달러 (한화로 약 1조)를 기록하며 2013년 하반기 대표 흥행작으로 자리했다. 동일한 해에 ‘GTA 5’는 북미에서 권위 있는 게임 시상식으로 평가되는 ‘VGX(이전 VGA)’에서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된 바 있다.

완성도 높은 게임성을 보여주며 오픈월드 게임의 가능성을 증명해낸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의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은 살아 있는 사람처럼 움직이는 NPC와 엮여 파생되는 다양한 스토리라인과 플레이어를 새로운 지역으로 이끄는 ‘레벨 스케일링 2.0’, 5개 대도시와 120여 종의 던전을 바탕으로 한 거대한 세계를 보여주며 오픈월드 RPG의 진면모를 보여줬다. 실제로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과 ‘위쳐 3: 와일드 헌트’에 대해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에 빗대어 설명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 오픈월드의 성공을 몸소 증명한 'GTA 5'(상)과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하)'

여기에 PS4와 Xbox One과 같은 신형 콘솔들의 그래픽 기술력이 거대한 맵을 정교하게 묘사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했다는 점이 오픈월드 게임 제작에 불을 붙였다. 완성도 높은 세계를 구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 환경이 구축되며 게임 월드 설계에도 제약이 사라진 것이다. 실제로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이나 ‘위쳐 3’, ‘메탈기어 솔리드 5: 팬텀 페인’ 등은 시연 초기에 산이나 사막, 거대한 숲과 같은 전경을 보여주며 진보된 그래픽을 내세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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